동양 용은 입에 여의주를…서양 용은 입에서 뜨거운 불길을

황지원 기자 2024. 1. 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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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띠를 구성하는 동물 중 유일하게 현실에 없는 존재가 바로 용(龍)이다.

동양 용 몸통엔 짧은 다리와 매서운 발톱이 붙어 있지만 서양 용은 길고 튼튼한 다리가 4개 있어 날지 않을 땐 땅을 딛고 서 있다.

동양 용은 입에 여의주를 물고 있으나 서양 용은 입에서 뜨거운 불길을 내뿜는다.

동양에서 용은 물을 관장하는 신성한 영물로 대접받아왔고, 이 덕에 왕을 상징하는 동물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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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의 해, 용을 찾아서] 동서양 용의 차이
서양에서 그려진 용의 모습. 커다란 날개를 퍼덕이며 불을 내뿜는다. 게티이미지뱅크

열두 띠를 구성하는 동물 중 유일하게 현실에 없는 존재가 바로 용(龍)이다. 동양에 용이 있다면 서양엔 드래곤(dragon)이 있다. 비슷하게 보이는 ‘용’과 ‘드래곤’엔 어떤 차이가 있을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차이점은 바로 날개다. 동양 용은 날개 없이 긴 몸을 이리저리 비틀고 구부려 난다. 반면 서양 용은 커다란 날개를 퍼덕이며 비행한다. 동양 용 몸통엔 짧은 다리와 매서운 발톱이 붙어 있지만 서양 용은 길고 튼튼한 다리가 4개 있어 날지 않을 땐 땅을 딛고 서 있다. 동양 용은 입에 여의주를 물고 있으나 서양 용은 입에서 뜨거운 불길을 내뿜는다.

동양 용에서만 볼 수 있는 또 다른 특징은 비늘이다. 용이 잉어의 비늘을 갖고 있다고 여기는 동양에선 용 그림에 비늘을 한겹 한겹 그려 넣는다. 용에는 비늘이 81개 있는데, 이 중 목 아래에 거꾸로 붙어 있는 비늘이 ‘역린’이다. 용은 자신의 역린을 건드린 자를 끝까지 쫓아가 벌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역린은 ‘임금의 노여움’을 뜻하는 말로도 쓰인다.

용을 바라보는 시각 역시 다르다. 동양에서 용은 물을 관장하는 신성한 영물로 대접받아왔고, 이 덕에 왕을 상징하는 동물이 됐다. 동양의 용 그림을 자세히 보면 발톱 개수가 제각기 다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발톱 개수가 많을수록 높은 권위를 상징한다. 중국 명나라는 조선 왕에게 발톱이 4개 달린 용이 그려진 곤룡포 ‘사조룡복'을 내렸다. 세종은 중국 황제가 발톱이 5개 달린 ‘오조룡’이 새겨진 옷을 입는다는 것을 알고 본인도 ‘오조룡복'을 입기 시작했다. 조선 후기 흥선대원군은 경복궁을 재건하며 근정전 천장에 ‘칠조룡’을 그려 넣어 나라의 자주와 자존을 염원했다.

반면 서양 용은 파괴를 의미하는 악한 존재로 그려진다. 성경 요한계시록에는 머리가 7개, 뿔이 10개 달린 붉은 용이 등장한다. 이 용은 괴물들을 이끌며 신앙심이 깊은 사람을 타락시킨다. 8세기경 고대 영어로 쓰인 영웅서사시 ‘베어울프’에서 용은 용맹한 주인공이 마지막으로 맞서 물리쳐야 할 존재였다. 이 서사시에 따르면 용은 황야의 고지에서 300년 동안 진귀한 보물을 지키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도둑이 보물을 훔쳐가자 용은 격노해 매일 밤 하늘을 날아다니며 무고한 사람들을 학살했다. 주인공은 용이 뿜어내는 화염을 피해가며 전투를 벌여 결국 용을 이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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