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빅샷들도 '노쇼'…美경제 강해도 경제학계는 휘청 [미국경제학회 2024]

정인설 2024. 1. 7. 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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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예산 부족으로 노벨상 수상자들을 초청하지 못했습니다."5일(현지시간)부터 7일까지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서 열리는 '미국경제학회 2024 연례총회(ASSA)'.

학회를 주관하는 미국경제학회(AEA) 측은 "올해는 재정적 문제로 인해 노벨상 수상자들과의 오찬을 열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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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경제학회, 예산부족으로 노벨상 수상자 오찬 취소
서머스, 버냉키, 배로, 로고프 등 석학들 대거 불참
Fed 이사 모두 오지 않고 '주최지 관할' 연은 총재만 참석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5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서 개막한 '2024 미국경제학회 연례총회(ASSA)'의 한 세션에서 참석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정인설 특파원

"올해는 예산 부족으로 노벨상 수상자들을 초청하지 못했습니다."
5일(현지시간)부터 7일까지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서 열리는 '미국경제학회 2024 연례총회(ASSA)'. 미국 최대 경제학술대회인 만큼 미국 뿐 아니라 전 세계 유명 석학들이 총출동하는 행사다. 

하지만 올해는 그렇지 못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동안 가장 인기를 끌었던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들과의 오찬이 사라진 게 대표적인 예다. 

학회를 주관하는 미국경제학회(AEA) 측은 "올해는 재정적 문제로 인해 노벨상 수상자들과의 오찬을 열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동안 ASSA에선 2년 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학자들과의 오찬 행사가 빠지지 않았다. 올해엔 2022년 노벨경제학상 공동 수상자인 벤 버냉키 전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과 더글러스 다이아몬드 시카고대 부스경영대학원 교수, 필립 디비그 미국 워싱턴대 교수 등이 올 예정이었다. 

오찬이 취소되면서 매년 ASSA에 참석하던 버냉키 전 의장은 올해엔 오지 않았다. 2019년 AEA 회장을 지낸 버냉키 전 의장은 지난해엔 행사 첫날부터 참석했다. 버냉키 전 의장과 함께 ASSA에 자주 모습을 보이던 래리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도 참석자 명단에 없었다.

당초 참가 의사를 밝힌 석학들도 여러 이유로 막판에 불참을 통보했다. 조셉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2001년 노벨경제학상)가 코로나19에 걸려 오지 않았고 로버트 배로 하버드대 교수와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석좌교수도 참석 의사를 번복했다.

학자들의 의견을 경청하던 전·현직 관가 인사들도 자취를 감췄다.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 출신인 세실리아 루즈 프린스턴대 교수도 참석하기로 했다가 행사 당일 불참자로 바뀌었다. 백악관 경제문위원장과 지난해 AEA 회장을 지낸 크리스티나 로머 UC버클리 교수와 남편인 데이비드 로머 UC버클리 교수도 개인적 이유로 오지 않았다. 

매년 한두명씩 오던 Fed 이사들도 올해 참석자 명단엔 없었다. 팬데믹 이전엔 Fed 의장이 ASSA 토론자로 나오는 게 관례였다. 지역 연방은행 총재 중에서 로리 로건 댈러스 연방은행 총재가 유일하게 참석했다. 로건 총재는 올해 행사가 열리는 샌안토니오를 관할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대부분의 오프라인 행사가 축소되면서 ASSA도 팬데믹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해 3년만에 대면행사로 열린 ASSA부터 경제학계 채용 행사 성격이 사라졌다. 해마다 ASSA에서 세계 유명 대학과 연구소의 연구원과 조교 등을 뽑아 ASSA가 대면 면접의 자리였지만 팬데믹을 겪으면서 온라인 면접으로 대체됐다.  

AEA의 오판도 행사 축소의 요인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AEA는 팬데믹 이후 처음 재개된 지난해 행사에 1만명 이상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행사를 준비했지만 6000명 안팎이 참석하면서 학회가 감당해야할 적자 폭이 컸다는 후문이다. 올해엔 행사 참석자 수가 더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정치적 배경도 '노쇼'가 급증한 이유가 됐다. 올해 개최지인 샌안토니오가 전통적 공화당 강세 지역이어서 친 민주당 성향을 보이는 학자들이 참석을 꺼렸다는 후문이다. 

ASSA에 참석한 한 교수는 "낙태 금지를 하는 텍사스주에 출장을 오려면 학교나 기관의 공금을 쓰지 못하고 사비를 털어서 와야 하는 주들이 있다"며 "많은 이유로 인해 올해 행사 규모가 줄었지만 내년부터는 상황이 더 나아지지 않겠냐"고 말했다. 

샌안토니오(텍사스)=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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