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한은, 이르면 2분기 금리인하…올해 2~3차례 내린다"

[금통위폴]

시장 전문가들은 오는 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3.5%로 동결할 것으로 전망했다. 당분간 한은의 금리 동결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리 인하로의 통화정책 전환(피봇) 기대가 커지고 물가도 한은 예상 경로대로 흘러가는 만큼 3분기부턴 한은이 본격적인 금리 인하에 돌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르면 2분기부터 한은의 금리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했다.

7일 머니투데이가 채권시장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모두 11일 금통위에선 금통위원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2월과 4월, 5월, 7월, 8월, 10월, 11월에 이어 8차례 연속 금리 동결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다.

가장 큰 이유는 글로벌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 수순에 접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연준과 ECB(유럽중앙은행)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됐다"며 "경기가 완만한 회복 흐름을 보이고 물가는 4~5월부터 2%대 진입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태영건설 워크아웃 등 부동산PF(프로젝트 파이낸싱) 관련 금융불안 요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과거 금통위에 비해선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메시지가 다소 누그러질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금통위는 지난 11월 통방문에 통화긴축 기간과 관련한 문구를 '상당 기간'에서 '충분히 장기간'으로 수정했었다"며 "문구 자체를 당장 수정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외형적으로는 매파적 성향을 유지할 것 같지만 질적으로는 매파적 메시지 톤이 누그러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한은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사실상 종료됐다고 입을 모았다. 현 수준(3.5%)의 기준금리를 한동안 유지하다가 연준의 피봇이 가시화되면 한은이 본격적인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예상 시점은 대체로 3분기로 수렴하는 분위기다. 응답자 10명 중 9명이 3분기 인하 가능성을 점쳤다.

우혜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경기가 내수는 부진하더라도 기저효과 등으로 수출과 설비투자 개선세가 이어질 것이고 물가도 4월 총선 이후 공공요금 인상 등에 따른 상방 압력이 존재하는 상황"이라며 "부동산 문제나 비은행금융기관 연체율이 오르고 있어 금리를 추가 인상하긴 어렵지만 동시에 가계부채를 자극할 우려도 있어 한은이 무리하게 금리 인하를 서두르진 않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르면 2분기 한은의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2분기 금리 인하를 전망한 1명의 전문가뿐 아니라 3분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점친 전문가들 가운데 3명도 한은이 빠르면 2분기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고 예상했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무엇보다 물가가 안정되고 있고 연준도 2분기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은 걸로 보인다"며 "주택 시장과 부동산 PF 리스크도 한은의 금리 인하 시기를 앞당기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내 금리인하 폭과 관련해선 대체로 0.5~0.75%p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허정인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기본적으로 한은이 연내 2차례, 총 50bp(1bp=0.01%p) 인하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다만 물가가 빠르게 안정되고 부동산 리스크가 연쇄적으로 터진다면 연내 3~4차례 금리 인하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세종=유재희 기자 ryuj@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