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제물로 집권”…바이든의 맹공, 트럼프 “애처롭다”
‘트럼프 공격’으로 지지층 결집 시도
트럼프는 “알카포네보다 더 많이 기소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나를 선택해달라”고 했다. 바이든의 유세가 본격화된 가운데 앞으로도 그는 트럼프의 반(反)민주적 행태를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지지층 결집을 시도할 전망이다. 뉴욕타임스는 “바이든의 재선 전망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민주당 유권자들을 결집하는 가장 효과적인 동력으로 트럼프에 대한 공격에 갈수록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애처롭다”고 맞받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5일(현지 시각) 지난 2021년 1·6 연방의회 난입 사태 3주년 연설을 갖고 “오늘 난 신성한 맹세를 한다”며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미국의 민주주의를 지키고 보호하고 보존하는 일이 내 대통령 임기의 가장 중요한 대의(cause)로 남을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은 이어 “우리는 민주주의가 이번 (대선) 투표에 달려있고, 여러분의 자유가 투표에 걸려있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했다.
31분 동안 이어진 이날 바이든의 연설은 재선 출마를 공식화한 지난해 4월 이후 트럼프를 가장 높은 수위로 비판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트럼프의 선거운동은 그를 위한 것이지 미국이나 당신을 위한 게 아니다”라며 “그는 우리의 민주주의를 제물로 권력을 잡으려 한다”고 공격했다. 이어 “1·6 사태는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힘과 폭력으로 뒤집으려는 시도”라고 규정한 뒤 “그날 우리는 미국을 거의 잃었다”라고 했다.
바이든은 “당시 트럼프가 지지자들을 선동한 뒤 폭력을 막기 위해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다”며 “미국 역사상 대통령의 가장 심각한 직무 유기였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이민자가 미국의 피를 오염시킨다’고 했던 트럼프 발언에 대해서는 “나치 독일에서 쓴 표현을 완전히 그대로 따라 했다”고 했다.
이날 연설은 미국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이 영국과 독립전쟁 중이던 1777년 독립군 1만2000명을 이끌고 겨울을 지냈던 밸리 포지 인근의 전문대학에서 진행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에 앞서 밸리 포지 기념비에 헌화하고 조지 워싱턴이 사령부로 쓴 석조 주택을 방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독립전쟁 당시 미국이 다시는 절대로 왕에게 조아리지 않겠다고 맹세했다”며 “밸리 포지에서 싸웠던 독립군은 ‘민주주의가 아니면 독재’라는 점을 이해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이든은 “트럼프가 북한의 독재자와 자신이 연애편지라고 한 것을 주고받았다고 했던 것을 기억하느냐”라며 “대통령이 그런 말을 할 것이라고 생각조차 해봤느냐”라고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주고받은 서신을 공개하며 독재자와 친분을 과시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그는 또 조지 워싱턴이 독립전쟁에서 승리한 뒤 스스로 왕이 되지 않았고, 대통령 임기를 두 번 마치고 퇴임한 것을 거론하고 “진정한 민주적 지도자들은 억척같이 권력을 유지하려고 하지 않고 자발적으로 국민에게 돌려준다”고도 했다. 트럼프가 2020년 대선에서 진 뒤 ‘대선 사기’를 주장해왔던 행보와 비교한 것이다.
이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아이오와 유세에서 “바이든이 경제와 이민자 등 이슈로부터 초점을 돌리려고 애처로운 공포감을 조성하고 있다”며 “그는 미국인들에게 중요한 문제들에 대해 한마디도 못했다”고 했다.
이어 “나는 알 카포네보다 더 많이 기소됐다”고도 주장했다. 알 카포네는 금주법 시대인 1920년대에 시카고에서 활동했던 마피아 두목이다. 트럼프는 “하지만 (나는) 알 카포네보다 더 나쁜 상황이다. 그는 야비한 사람이었다”며 “기소되는 것은 내 계획에 없었다. 기소는 너무 빠르게 이뤄졌고 나는 그게 대체 어디서 비롯된 것인지 알지 못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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