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의 열점, 대만(臺灣) 총통 선거 D-6’ (이슈 PICK 쌤과 함께)
7일 오후 7시 10분 KBS1 ‘이슈 PICK 쌤과 함께’는 ‘신년기획 Vote 2024 1편-동아시아의 열점 (熱點), 대만 총통 선거 D-6’가 방송된다.
2024년은 미국, 러시아, 우크라이나, 대만 등 총 8개국에서 새 지도자를 선출하고, 70여 개 국가에서 각종 선거가 열리는 이른바 ‘슈퍼 선거의 해’로, 전 세계 인구의 41%에 해당하는 인구가 선거에 참여하게 될 예정이다. ‘이슈 PICK 쌤과 함께’는 국제 현안 이슈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대만과 러시아 및 우크라이나, 미국의 선거를 밀도 있게 다루는 신년기획 3부작을 준비했다.
첫 번째 시간으로 7일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원 강준영 교수와 함께 1월 13일에 실시되는 대만(臺灣) 총통 선거를 둘러싼 핵심 이슈를 파헤쳐 본다.
현재까지 집권당인 민주진보당(민진당)의 라이칭더와 중국국민당(국민당)의 허우유이 후보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대만은 전통적으로 양당 체제를 구축해 왔는데, 이번 선거에서 중도 성향의 대만민중당 커원저 후보가 약진하면서 선거의 판세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다.
이번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는 대만이 미·중 패권 경쟁의 중심에 서게 되면서 동아시아의 열점(열점)이 됐다는 점이다. 반중·독립 성향의 민진당 라이칭더 후보가 당선될 경우 양안간의 갈등은 한층 격화될 것으로 보이며, 친중 성향으로 분류되는 국민당 허우유이 후보가 당선될 경우 중국과의 교류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에 미국이 대만을 통해 중국을 견제하고자 했던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강 교수는 대만과 한국이 역사적으로 유사한 지점이 매우 많다고 언급했다. 일본의 식민 지배를 받았고 일제 패망 후에 한국은 6·25 전쟁, 대만은 국공내전을 겪었다. 또한 1980년대 민주화를 거쳐 현재 민주 국가로 거듭났고, 현재 세계에서 손꼽히는 반도체 강국이 되었다는 점 또한 굉장히 유사하다고 전했다. 또한 대만에서 벌어졌던 2.28 사건은 제주 4.3 사건과 함께 2차대전 종전 후 동아시아의 대표적 비극으로 꼽히기도 한다.
2·28 사건은 1947년 대만 당국의 밀수 담배 단속 과정에서 발생한 민간인 사망 사건을 계기로 민중의 항의가 거세지자 군인들이 무차별로 총기를 난사해 대규모 살상이 일어난 사건이다. 이 사건 이후 국민당 정부의 군사 독재는 1949년에서 1987년까지 이어졌으며 약 40년간 2.28 사건은 입 밖으로 꺼낼 수 없는 금기가 된다. 2.28 사건에 대한 분노는 민진당이 80년대 민주화의 바람 속에 창당돼 국민당의 경쟁 세력으로 떠오르게 되는 계기로 이어진다.
중국은 대만이 중국 영토의 일부분이므로 국가가 될 수 없다는 입장으로, ‘하나의 중국’을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원칙으로 여기고 있다. 반면 대만은 중화민국(中華民國)은 멸망하지 않았고, 대만이 중화민국의 정통성을 가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양안은 1992년, ‘하나의 중국을 원칙으로 하되, 해석은 각자 구두(口頭) 방식으로 한다’는 절충안으로 합의했고, 이후 90년대까지 양안은 이 ‘92 공식’을 바탕으로 비교적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해 왔다. 강 교수는 대만의 정치 지형이 변화하면서 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두고 양안 관계가 굉장히 복잡하게 맞물리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1992년부터 매년 1만 명을 표본으로 실시하는 ‘대만인 정체성 조사’에서 자신을 ‘중국인’이 아닌 ‘대만인’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2008년 과반을 넘었고, 지금은 60%에 달한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정권 교체가 이루어지게 된다. 첫 정권 교체를 이룬 인물은 대만 민주화 운동의 큰 분수령이었던 1979년 메이리다오 사건의 인권 변호사로 활동했던 민진당 천수이볜이다. 2000년 총통으로 당선된 천수이볜은 대만 명의의 유엔 가입에 대한 국민 투표를 결행하는 등 대만 독립을 지지하는 행보를 보였다.
결국 뇌물수수 혐의로 여론이 악화되었고 다시 정권 교체가 이룩되어 2008년 국민당 마잉주가 정권을 잡게 된다. 그러나 마잉주 정부 때 중국과 대만 간에 맺은 서비스업 개방을 반대하는 대만 대학생들의 해바라기 운동이 일어났고 2016년 민진당 차이잉원 총통의 당선으로 다시 한 번 더 정권이 교체되게 된다.
강 교수는 양안 관계에 여러 긴장 요소가 있지만, 대만해협을 둘러싼 갈등이 매우 심각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2022년 미국 국가 서열 펠로시 하원 의장의 대만 방문은 중국을 자극하는 계기가 되었고, 이후 양안 관계는 급속도로 냉각되었다.
중국은 펠로시 방문 이틀 뒤 대만 상공을 통과하는 미사일을 발사하며 사상 최대의 무력시위를 강행했다. 대만 또한 미군과 군사 협력을 강화하였고 미국은 대만의 안전을 지원하는 법을 통과시키는 등 대만 문제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강 교수는 이러한 갈등 국면에서 한국은 대만과 단교를 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경제, 사회, 문화적 교류는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한국과 대만의 반도체 산업은 경쟁 관계에 있지만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협업 체계를 확장하는 것이 양국이 서로의 이익을 지킬 수 있는 중요한 키가 될 수 있다는 것이 강 교수의 입장이다.
6일 뒤에 치러질 선거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우리의 주권과 안보, 경제를 지키기 위해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모색해야 한다고 전하며 강준영 교수는 강연을 마무리 지었다.
‘이슈 PICK 쌤과 함께’ 신년기획 ‘Vote 2024 1편 – 동아시아의 열점 (熱點), 대만 총통 선거 D-6’ 는 7일 저녁 7시 10분에 확인할 수 있다. 방송 후에는 KBS홈페이지와 wavve, 유튜브 KBS교양에서 다시 볼 수 있다.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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