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웠던 이라크전' 클린스만호, 아시안컵 앞두고 좋은 예방 주사 [ST스페셜]

김영훈 기자 2024. 1. 7.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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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한축구협회

[스포츠투데이 김영훈 기자]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을 앞두고 이라크와 최종 평가전을 치른 위르겐 클린스만호가 오히려 좋은 예방 주사를 맞았다.

클린스만호는 6일(한국시각)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 위치한 뉴욕대 아부다비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친선전에서 1-0 신승을 거뒀다.

이날 클리스만 감독은 손흥민, 김민재, 황희찬, 이강인, 조규성 등 주로 주전으로 기용했던 선수들을 대신해 오현규, 정우영, 홍현석을 선발로 내세워 파격적인 선수 기용을 보였다.

한국은 4-1-4-1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오현규, 정우영-황인범-홍현석-이재성, 박용우, 이기제-김영권-정승현-설영우, 김승규가 출전했다.

경기 초반부터 이라크의 공격에 위기에 빠지는 모습을 보였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안정감을 찾은 클린스만호는 전방부터 강한 압박을 통해 상대 공격을 막아섰다.

2선의 정우영은 주로 측면에 머물렀고, 홍현석과 이재성은 자유롭게 위치를 바꿔가며 공격을 전개했다. 황인범 역시 주로 공격적인 위치에서 볼을 배급했다.

한국은 좀처럼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확실한 마무리를 짓는데 있어 이라크의 수비를 뚫어내지 못했다. 전반 18분이 돼서야 정우영의 헤더로 유효슈팅이 나왔지만 상대 골키퍼에게 막혔다.

이어지는 흐름 속 이재성이 해결사로 나섰다. 전반 38분 우측면 설영우의 크로스를 상대 수비가 걷어냈고, 흐른 볼로 이어진 공격에서 이재성이 페널티 박스 앞쪽에서 왼발로 강하게 때린 슈팅으로 이라크의 골문을 열었다.

후반전 시작과 함께는 손흥민, 김민재, 황희찬, 조규성, 이강인이 투입됐다. 조규성, 손흥민의 투톱으로 나섰고, 황희찬과 이강인이 양측면을 책임졌다. 김민재는 오랜 만에 김영권과 호흡을 맞췄고, 황인범은 3선으로 내려와 박용우와 함께 후방 빌드업을 도왔다.

경기 초반 한국은 주전 선수들의 투입으로 날카로움을 보였으나 득점까지는 만들지 못했다. 그럼에도 수비에서 강한 전방압박을 통해 이라크의 전진을 방해했고, 이에 이라크는 롱패스를 통해 수비 뒷공간을 노렸다.

경기가 소강상태로 흘러가던 중 변수가 발생했다. 후반 40분 이강인이 상대 수비수를 압박하는 과정에서 신경전이 일어났다. 상대는 이강인의 얼굴을 밀쳤고, 이강인 역시 물러서지 않았다. 이를 말린 주심은 두 선수에게 나란히 경고를 꺼내들었고, 이강인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다.

경기는 추가골 없이 그대로 종료됐다. 분명 선수들의 무거운 몸놀림과 이전까지 다득점 무실점 경기를 펼쳤지만 이와는 다른 흐름을 보여주며 아쉬운 부분을 남겼으나 좋은 예방주사였다.

이번 경기를 통해 선수들은 '평정심 유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후반전 막판 이강인을 향한 상대의 과한 신경전이 있었다. 현재 선수들 전체가 소속팀에서도 좋은 활약을 이어갈 만큼 경기력이 좋다.

이에 본 대회에서 상대팀 선수들이 의도적으로 신경전을 걸 수 있다. 이날 이강인은 이에 맞서며 함께 반응했으나 대회 일정에서는 향후 일정에 대한 징계까지 받을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이강인 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다. 특히 조별리그에서는 전력상 열세에 위치한 바레인, 요르단, 말레이시아를 만나기에 충분히 나올 수 있다.

또, 이번 경기에서는 주심의 석연치 않은 판정도 있었다. 이날 손흥민은 후반전 교체 투입 후 페널티킥과 관련된 항의를 한 바 있다. 더욱이 후반 20분경에는 침투하는 과정에서 상대 골키퍼 손에 걸려 넘어졌음에도 주심은 페널티킥을 내주지 않았다.

물론, 아시안컵에서는 VAR(비디오 판독 시스템) 시스템이 적용되지만 정확한 판정 전까지 선수들의 침착함도 필요하다.

클린스만 감독에게는 다소 숙제가 남았다. 첫 번째 기존 백업 선수들의 경기력이다. 전반전 나섰던 정우영, 홍현석, 오현규 모두 만족스럽지 못했다. 오현규는 적극적으로 수비와 경합을 펼치긴 했으나 골맛을 보지 못했다. 오는 12일 개막 후 약 한 달 간 이어지는 대회 기간을 고려했을 때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백업 선수들이 투입됐을 때도 기존과 같은 경기력을 보일 수 있어야 한다.

두 번째는 세부전술이다. 이번 경기 공격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다소 답답함이 있었다. 후반전 들어서 조규성이 수비를 끌어당기고, 빈공간으로 손흥민이 뛰어들어가자 이강인이 정확하게 패스를 찌르는 모습이 있었다.

하지만 이외에 위협적인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좌측면에서 황희찬이 저돌적으로 돌파를 시도하며 번뜩이기도 했으나 추가골을 만들지 못했다.

우승 후보로 꼽히는 만큼 만나는 모든 팀들이 다수가 내려앉아 수비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를 뚫을 수 있는 전술 조정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번 경기를 끝으로 평가전 일정은 종료됐다. 클린스만호는 오는 10일 결전지인 카타르로 이동한다. 목표는 '우승'이다. 1960년 마지막 우승 후 64년 만에 아시아 최정상을 노린다.

한국은 15일 바레인, 20일 요르단, 25일 말레이시아와 경기를 치른다.

[스포츠투데이 김영훈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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