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 위기 딛고 일어선 백업들의 영민함, 명불허전 주전 그룹의 강력한 힘 모두 확인했다

김태석 기자 2024. 1. 6.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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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 돌입 전 마지막 평가전에서 최대한 실험에 주력했다. 큰 폭의 선수 교체를 통해 주전과 백업들의 컨디션을 최대한 체크하면서도 볼을 소유하고 득점을 만들어나가는 작업을 보다 세련되게 만들어가는 데 주력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6일 밤 10시(한국 시각) UAE 아부다비에 위치한 뉴욕 유니버시티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A매치 친선 경기 이라크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한국은 전반 39분에 터진 이재성의 득점에 힘입어 만만찮은 전력으로 평가받는 이라크를 물리쳤다.

이날 경기에서 클린스만 감독은 손흥민·김민재·황희찬·이강인·조규성 등 다섯 명의 핵심 전력 선수를 라인업에서 배제한 채 승부를 임했다. 대신해 정우영·홍현석·오현규·김영권 등 백업 선수들이 그 자리를 메웠다. 덕분에 이라크전 선발 라인업은 팀 클린스만 출범 후 가장 이질적인 구성이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때문인지 경기 초반 수비진에 다소 문제가 있는 모습이었다. 경기 시작 1분 만에 이라크 미드필더 이브라힘 바예시에게 골키퍼와 맞서는 찬스를 내주는 등 수비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맡아야 할 공간과 막아야 할 상대 선수에 대한 인지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면서 미드필드에서부터 상대의 개인 돌파에 쉽게 돌파당하는 모습이 연출되었다.

그래도 전반 15분 이후 주도권을 되찾고 정상적인 경기력을 보였다는 점은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전반 18분 정우영의 골문 앞 헤더슛을 통해 분위기를 바꾸더니 이후에는 상대 골문 앞에서 파상공세를 퍼부으며 득점을 노렸다.

전반 39분 이재성이 레이저같았던 왼발 중거리슛으로 골을 만들어냈는데, 사실 더 많은 득점을 올릴 수도 있었던 전반전 흐름이엇다. 이상할 게 없어 보였던 오현규의 득점이 취소된 장면이나 이라크 수문장 잘랄 하산의 선방에 막히는 등 운이 다소 따르지 않았던 장면이 많았기 때문이다. 백업 선수들이 초반의 어수선함을 극복하고 본인들의 경기력을 제대로 발휘하며 주도권을 가져온 점은 아시안컵 본 무대를 앞둔 클린스만 감독에게 전술적 여유를 부여한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소득이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후반전에는 손흥민·김민재·황희찬·조규성뿐만 아니라 불과 이틀 전에 합류한 이강인까지 투입했다. 후반전은 주전 그룹들의 경기력과 조직력을 확인한 것이다.

사실 후반전 역시 득점이 더 많이 나와도 될 법한 흐름이기도 했다. 이날 경기 진행을 맡았던 심판 판정이 다소 납득되지 않은 장면이 많았다. 이미 전반전에 오현규의 득점을 취소하기도 했던 UAE 현지 심판은 후반 1분 조규성이 아크 중앙에서 날린 강슛이 박스 안에 있던 이라크 수비수의 팔에 맞고 나가는 장면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페널티킥을 선언하지 않았다. 후반 20분에도 손흥민이 박스 안 공간을 돌파하며 이라크 수문장 잘랄 하산에게 걸려 넘어지는 장면이 나왔으나 역시 이를 파울로 인정하지 않았다.

더 많은 득점을 올리지 못한 점, 전체적으로 전반전보다 찬스가 다소 적었던 점은 아쉬운 부분이긴 하다.

그래도 손흥민과 황희찬이 들어간 후 측면에서의 가속도나 볼 키핑 후 창의적인 경기 조율을 펼치는 이강인의 존재감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은 의미를 부여할 만하다. 김민재가 들어간 후 수비진이 상대 공격진에 이렇다 할 찬스를 주지 않았다는 점 역시 마찬가지다. 주전 그룹의 컨디션도 상당히 좋고 그들이 이번 아시안컵에서 큰 역할을 해낼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이라크전은 나름의 소득이 있었던 한판이었다.

심지어 이강인 퇴장 등 다소 불만이 있는 심판 판정마저도 마찬가지다. 카타르 아시안컵 무대에서는 월드 클래스 심판들이 아닌 아시아 심판이 활동한다. 이날 경기에서처럼 평정심을 흔드는 판정이 또 나올 수 있다. 경기 전에 이와 같은 상황을 경험한 것도 나쁘지 않다. 선수들은 경각심을 가졌을 것이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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