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매치 REVIEW] '이재성 무회전 벼락 결승골→이강인 퇴장' 한국, 이라크에 1-0 승…'7연속 무실점' 아시안컵 우승 향한 '최종 리허설 끝'
[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한국이 아시안컵 본선 경기를 앞둔 마지막 모의고사에서 이겼다. 전반전은 파격 로테이션으로 플랜B를 가동했는데 후반전에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황희찬(울버햄튼),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조규성(미트윌란) 등 플랜A가 투입돼 이라크를 흔들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6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뉴욕 유니버시티 아부다비 스타디움에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본선 진출팀 이라크와 평가전을 치렀고 1-0으로 이겼다. 9월부터 6연승 행진에 7경기 연속 무실점에 안착하면서 아시안컵 본선에 들어가게 됐다.
한국은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에 포함됐다. 1월 15일 바레인과 조별리그 1차전을 시작으로 요르단(20일), 말레이시아(25일)과 녹아웃 스테이지 진출을 다툰다. 이번 대회 목표는 단연 우승이다. 한국은 1956년 초대 대회, 1960년 제2회 대회 우승 이후 64년 동안 아시안컵 트로피를 손에 쥐지 못했다. 대회 최고 성적은 준우승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아시안컵 최종 리허설을 앞두고 파격적인 로테이션을 선택했다. 원톱 자리에 오현규를 뒀고 허리에선 정우영, 홍현석, 황인범, 박용우, 이재성이 뛰었다. 포백은 이기제, 정승현, 김영권, 설영우였고 골키퍼 장갑은 김승규가 꼈다.
한국은 킥오프 휘슬이 울린지 2분 만에 실점 위기를 맞이했다. 이라크에게 순식간에 배후 공간을 노출했고 슈팅까지 허용했다. 이후에도 깔끔한 클리어링을 하지 못했다. 김승규 골키퍼 선방이 아니었다면 초반에 이른 실점을 할 수도 있었다.
한국은 한 차례 위기를 벗어난 이후 짧은 패스로 빌드업을 시도했다. 측면에서 볼을 잡고 최대한 중원을 활용해 원투 패스를 하려고 했다. 이라크는 다소 내려선 상황에서 수비적인 대형을 취했다. 후반 9분 정우영이 박용우가 찔러준 로빙 패스를 받아 슈팅을 시도했지만 오프사이드에 걸렸다.
한국은 이라크가 볼을 잡으면 과감하게 압박해 끊어내려고 했다. 이라크도 꽤 여유롭게 볼을 돌리며 압박에서 벗어나려고 했는데 롱 볼 위주로 처리하는 경향이 있었다. 양 팀은 후방 빌드업에 힘을 실으며 탐색전을 이어갔다.
이라크는 전반 14분 먼 거리에서 얻은 프리킥을 세트피스로 이어갔다. 라시드가 롱 볼 이후 박스 안으로 떨어진 볼을 받으려 오른쪽 공간으로 침투했다. 빠르게 발을 댔지만, 김승규 골키퍼 품에 안겼다.
이라크는 프리킥 세트피스 이후 측면에서 공격 활로를 찾으려고 했다. 하지만 이렇다 할 기회까진 만들지 못했다. 코너킥 세트피스에서도 한국 수비에 끊겨 유효슈팅을 기록하지 못했다.
한국은 점점 공격 템포를 찾았다. 전반 19분 정우영이 설영우의 크로스를 받아 머리로 방향을 바꿨지만 골키퍼 정면이었다. 왼쪽 측면 풀백 이기제를 시작으로 미드필더 자원이 패스 게임을 했지만, 플랜B 조합들은 아직 완벽하게 돌아가지 않았다.
전반 23분 이기제의 크로스 이후 오현규 침투가 매서웠다. 낙하지점을 잘 포착한 오현규가 뒤로 빠져가 다이렉트 슈팅을 했는데 골키퍼 품에 안겼다. 이기제는 9월 이후 소속팀(수원삼성블루윙즈)에서 제대로 뛰지 못했지만, 이날엔 꽤 가벼운 몸 놀림이었다.
한국은 이라크가 밀집 수비를 하면 빠르게 반대로 전환해 빈틈을 노렸다. 오른쪽에서 설영우가 과감하게 전진해 공격 숫자를 늘려 낮은 크로스를 시도했다. 대표팀 선수들은 박스 안팎에서 공간이 생기면 과감한 슈팅으로 이라크 골망을 조준했다.
전반 29분에도 빠른 원투패스로 오른쪽 측면을 공략해 이라크 수비를 흔들었다. 오현규가 골망을 흔들었지만 전 상황에 파울이 선언돼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한국은 전반적으로 주도권을 쥐고 공격했지만 이라크 간담을 서늘하게 할 만한 장면은 없었다. 좁은 공간을 더 세밀하게 활용해야 했다. 이라크는 한국이 볼을 잡으면 빠르게 달려 들었고 선수비 후역습을 선택했다. 전반 35분 이재성이 오현규에게 뒷 공간 패스를 찔러 슈팅 기회를 만들었지만 볼이 높게 뜨고 말았다.
한국은 후방부터 다시 차근차근 빌드업을 진행했다. 김영권이 측면으로 볼을 뿌리며 후방 사령관 역할을 했다. 전반 40분 허리에서 날카로운 패스를 공급하면 이재성이 선제골을 넣었다. 페널티 박스 앞에서 정확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뒤흔들며 A매치 통산 10번째 골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라크가 곧바로 역습으로 한국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공격적인 한국의 넓은 배후 공간을 빠르게 파고 들어 골키퍼와 1대1에 가까운 상황을 만들었다. 슈팅이 조금만 세밀했다면 실점할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전반전은 한국이 1골 리드를 가져가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전반전에서 볼 점유율 55%를 기록했다. 슈팅 수는 8대3으로 앞서갔고 유효슈팅도 4대2로 이라크에 비해 2배 더 많았다. 코너킥은 없었는데 이라크만 3개를 기록했다. 반면 한국은 공격을 주도했기에 오프사이드를 3개 기록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후반전에 플랜A를 가동했다. 손흥민, 이강인, 황희찬, 김민재, 조규성을 넣어 최정예를 구성했다. 이라크도 교체로 그라운드에 변화를 줬다. 한국 공격은 손흥민을 포함한 최정예가 들어오자 퀄리티가 달라졌다. 조규성이 박스 근처에서 매서운 슈팅을 시도해 이라크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한국은 후반 3분 첫 번째 코너킥을 얻었다. 이후 이강인이 오른쪽 측면에서 볼을 잡고 드리블을 시도했는데 이라크 수비를 제쳐내지 못했다. 이라크는 간헐적인 역습을 시도하려고 했는데 한국 압박과 수비에 막혀 전진하지 못했다.
이강인은 후반 5분 김영권의 롱 패스를 부드럽게 받아 강한 얼리 크로스를 시도했다. 이라크가 한국 진영에 스루패스를 넣었는데 김민재가 깔끔하게 걷어냈다. 김민재 투입으로 전반과 달리 후방에 무게감이 커졌고 견고해졌다.
이라크는 코너킥 이후 재차 공격을 시도했는데 오프사이드에 걸렸다. 황인범이 볼을 잡고 허리에서 볼 배급을 하려고 했는데 두 명이 압박해 볼을 탈취했다. 하지만 곧 한국이 볼을 가져와 주도권을 회복했다.
다만 한국은 허리에서 압박 강도가 떨어졌다. 이라크는 한국이 올라온 틈을 노려 스루패스를 시도했다. 전방에 공격수가 돌아뛰며 최대한 골키퍼와 1대1 상황을 만들고 동점골을 넣기 위해 총력을 다했다.
한국은 한 템포 빠른 얼리 크로스로 이라크 진영에 볼을 투입했다. 이라크는 급하게 걷어냈고 자칫하면 자책골이 될 수도 있었다. 한국은 코너킥으로 추가골을 노렸는데 조규성, 김민재가 쇄도해 공중볼 다툼을 했다.
한국 패스 패턴은 전반에 비해 훨씬 빨랐다. 그동안 발을 맞췄던 플랜A 선수들이 원투패스 이후 유기적으로 포지션을 이동했다. 이기제는 과감하게 오버래핑으로 박스 근처에서 패스워크를 시도했지만 위협적이진 않았다.
이강인은 후반 17분 오른쪽 측면에서 볼을 잡아 전진하려고 했다. 하지만 볼 트래핑이 길어 이라크 수비 발에 걸렸다.
잠시 흐름이 소강 상태에 빠졌다. 이라크는 후반 초반 스루패스로 역습했지만 중반에 다가서자 수비적인 형태를 유지했다. 후반 20분 손흥민이 빠르게 박스 안에 파고 들어 슈팅 기회를 잡으려고 했는데 상대 골키퍼 손에 걸려 넘어졌다. 하지만 페널티 킥(PK)가 선언되지 않아 결정적인 기회를 맞이하지 못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김태환 투입으로 6번째 교체 카드를 썼다. 이라크도 벤치에서 교체를 활용해 맞대응했다.
한국은 이라크가 볼을 잡으면 압박을 시도해 조기에 볼을 끊어냈다. 이라크는 측면에서 공격 활로를 찾으려고 했지만 생각처럼 한국 진영에 다가서지 못했다. 한국은 촘촘한 4-4-2 대형으로 이라크에 빈틈을 주지 않았다.
한국은 이라크가 전방 압박을 걸어도 김민재를 중심으로 부드럽게 방향 전환을 했다. 이라크는 과격한 태클로 한국 공격을 저지하려고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한국 공격은 후반전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발이 맞아갔다. 추가골을 터트려 완벽하게 경기를 끝내려는 의지가 보였다.
황희찬이 후반 26분 상대와 충돌해 고통을 호소했다. 하지만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었다. 이후 조규성이 얼리 크로스를 받아 슈팅하려고 했는데 퍼스트 터치가 조금 길었다. 이라크는 후반 28분에야 크로스를 한 차례 시도했는데 정확하지 않았고 옆 그물을 때리는데 만족해야 했다.
한국은 이강인을 중심으로 공격을 진행했다. 후반 30분 손흥민이 박스 끝자락에서 볼을 살려내 컷백을 시도했다. 이어 빈 골대에 슈팅을 시도했지만 이라크 수비에 걸려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코너킥에서 이강인의 정확한 크로스가 조규성 머리에 닿았는데 골대를 살짝 빗나가 아쉬움을 삼켰다.
한국 공격은 더욱 매섭게 몰아쳤고, 조규성은 9번 자리에서도 성실하게 전방 압박을 했다. 공격 빈도도 높아져 이라크 수비들에게 부담을 줬다. 후반 34분 이라크 골킥이 한 번에 한국 진영에 넘어와 역습을 허용했는데, 한국 수비진이 재빨리 복귀해 슈팅 길목을 차단했다.
황희찬은 측면에서 저돌적인 돌파로 이라크를 흔들었다. 손흥민, 이강인 등이 박스 안에서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며 추가골을 조준했다. 한국은 후반 막판까지 쉴새없이 이라크를 압박했고 슈팅 빈도를 늘렸다.
경기는 변수없이 흘러갔는데 이강인이 퇴장을 당했다. 정규 시간 6분을 남겨둔 상황에 상대와 볼 다툼 도중 신경전이 벌어졌고 몸 싸움을 했다. 주심은 이강인에게 경고 누적 레드카드를 꺼내 퇴장을 명령했다.
추가 시간은 3분이었다. 한국은 수적 열세로 이라크를 상대했다. 이라크에 몇 차례 슈팅을 허용하긴 했지만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했다. 남은 추가 시간 1분까지 잘 정리했고 경기는 한국의 승리로 끝났다.
클린스만 감독은 2022 카타르 월드컵이 끝나고 파울로 벤투 감독 후임으로 지휘봉을 잡았다. 이후 3월부터 평가전을 치렀는데 9월 첫 번째 경기까지 흐름이 좋지 않았다. 손흥민, 황희찬 등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을 대다수 보유하고도 5경기 동안 이기지 못했다. 역대 외국인 감독 중 가장 긴 시간 동안 승리를 하지 못했다.
9월 두 번째 평가전이었던 사우디아바리아전에서 조규성이 득점으로 6경기 만에 이겼다. 9월 평가전 이후 한국 대표팀 화력은 점점 더 올라왔고 연승에 안착했다. 10월 평가전에서 튀니지를 4-0으로 제압한 이후 베트남을 6-0으로 꺾었고, 11월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홈 경기에서 싱가포르를 5-0으로 이긴 뒤 중국 원정길에서 3-0 완승을 챙겼다.
7경기 무패(5연승) 기간에 1실점에 불과했다. 지난 시즌 나폴리 33년 만에 우승으로 톱 클래스 반열에 올랐고, 올해 여름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던 김민재를 중심으로 단단한 수비진을 구축했다.
북중미 월드컵 일정이 끝난 이후 아시안컵 우승을 향한 막바지 담금질에 들어갔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11월 싱가포르에서 ‘스포티비뉴스’와 만나 아시안컵을 이야기했는데, A매치 연승을 묻자 “소속 팀에서 선수들이 보여주는 모습, 대표팀에서 만들어가는 팀 분위기에 잘 적응하는지 중요했다. 튀니지와 베트남전에서 좋은 경기력과 집중력을 보여줬다. 이젠 실전이다. 월드컵 예선과 아시안컵이 진행된다. 연속성과 지속성이 필요한 시기라 많은 변화를 가져가지 않았다”라고 답했다.
큰 줄기는 두고 몇몇 선수들만 테스트한 이유다. 클린스만 감독은 “팀을 꾸리는 과정엔 시간이 필요하다. 운동장에서 선수들이 서로를 잘 이해해야 한다. 선수들이 합을 맞추면서 우리는 단단해진다. 특히 이강인은 올시즌 완전히 다른 선수로 발돋움했다. 어린 나이에도 세계적인 유망주가 됐다. 설영우도 성장폭이 크다. 코어라인은 만들어지고 있다. 오른쪽은 설영우, 중앙 수비는 김민재, 왼쪽은 이기제다. 중앙은 박용우를 기용하고 있다. 수비 라인을 탄탄하게 보호한다. 황인범은 6월까지 걱정했지만 츠르베나 즈베즈다로 이적해 챔피언스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다. 측면과 중앙에도 정우영, 황희찬, 오현규, 손흥민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지난해 12월 28일 서울시 용산구에 위치한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최종명단 26인에 큰 변화가 없었던 이유다. 김지수(브렌트포드) 등 어린 선수들을 제외하면 첫 부임부터 활용했던 주전급 선수 대부분을 아시안컵에 데려갔다.
예기치 못한 변화도 있었다. 9번 자리에서 조규성과 경쟁하던 황의조가 10월 이후로 대표팀에 차출될 수 없었다. 지난해 6월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에 터진 성관계 영상이 이유였다. 황의조와 연인으로 만났다고 주장한 A씨가 SNS상에서 "다수의 여성과 관계를 맺었다. 이들에게 피해를 주고 가스라이팅을 했다"며 황의조 영상과 사진을 인터넷상에 퍼트렸다.
황의조 측은 “그리스에 있던 시절 휴대전화를 도난당했고, 한 협박범에게 휴대전화 영상을 유포하겠다는 협박을 받았다”라고 알렸다. 유출한 범인을 찾는다면 어떤 선처도 없이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며 강경 대응을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10월 A매치 이후 상황이 변했다. 개인 사생활을 폭로된 피해자에서 불법 촬영 혐의 피해자로 전환됐다. 여름엔 피해자 신분으로 경찰서를 방문했지만, 이번엔 피해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아야 했다.
경찰은 황의조 관련 영상과 유포자를 수사하고 추적하는 과정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했다. 성폭력처벌법상 불법 촬영 혐의라고 판단해 황의조를 불러 진위여부를 따졌다. 피해자 여성 A씨 측 법률 대리인이 불법 촬영 혐의를 강력하게 주장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황의조는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대환을 통해 합의된 영상이라고 주장했다. 황의조 측은 "2022년 11월 그리스에서 분실된 개인 휴대전화 속 영상이다. 연인 사이에 합의된 영상이라는 건 분명하다. 황의조는 현재 어떠한 영상을 소지하지도 않고 있다. 유출한 적도 없다. 이번 유출로 영상을 포함해 사적인 대화까지 유출됐다. 협박범들은 영상과 사적 대화를 가지고 황의조를 협박하고 있다. 피해를 입은 과거 연인에 대해선 깊은 유감과 큰 책임을 가지고 있다“라고 알렸다.
황의조 측 주장에 피해자 여성 A씨 측이 나섰다. 법률대리인 이은의 변호사(이은의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황의조와 영상 촬영에 동의한 적이 없다. 싫다는 의사를 밝혔고 촬영 직후 곧바로 삭제하길 바랐다. 피해자 거부 의사와 삭제 요청이 있었지만 황의조는 이를 무시했다. 불법 촬영은 반복됐고 수사 과정에서 촬영 자체를 몰랐던 적도 있었다. 황의조가 피해자에게 연락을 했고, 유포자를 빨리 잡으려면 '유포자를 고소해달라'고 알렸다. 깊은 고심 끝에 경찰에 유포자의 불법 유포, 황의조 불법 촬영을 정식으로 고소했다. 피해자는 당혹스러웠지만 유포자를 잡지 못한다면 추가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반박했다.
진실 공방 과정에서 2차 피해 우려까지 있었다. 황의조 측이 "상대는 방송 활동을 하는 공인이고, 결혼까지 한 신분이다. 최대한 여성의 신원이 노출되는 걸 막기 위해 공식적인 대응을 자제했다. 수사기관의 엄정한 수사로 진실을 밝히려 했다"라고 알렸는데 피해자 여성 A씨 신상 일부를 노출했다며 여론이 들끓었다.
황의조는 대표팀 일정이 끝나고 영국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워낙 큰 사안이라 영국에도 소식이 퍼졌다. 이후 대한축구협회는 윤리위원회, 공정위원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의 위원장단을 비롯한 협회 주요 임원 중심으로 회의를 했다.
한 시간 반이 넘는 회의 끝에 이윤남 윤리위원장은 "범죄 사실 여부에 대한 법정 다툼이 이어지고 있고 수사 중인 사안이다. 협회가 황의조 상황을 예단하고 결론 내릴 순 없다. 하지만 국가대표에겐 큰 도덕성과 책임감이 있다.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로서 자기관리를 해야 하며, 국가대표팀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행위를 하지 않아야 할 위치에 있다. 황의조가 수사 중인 사건의 피의자로 조사를 받고 있다는 점, 이로 인해 정상적인 국가대표팀 활동이 어렵다는 점, 국가대표팀을 바라보는 축구 팬 기대 수준이 높아졌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 황의조 선수를 국가대표로 선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라며 잠정적인 대표팀 퇴출을 결정했다.
황의조의 잠정적인 대표팀 자격 박탈 이후 새로운 공격수 발탁에 쏠렸다. K리그에서 두 시즌 연속 득점왕을 했던 주민규(울산HD)에게 무게 중심이 옮겨졌다. 주민규는 K리그에서 토종 톱 클래스 스트라이커로 활약했지만 유독 국가대표와 인연이 없었다.
주민규 발탁 가능성이 있었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공격수 추가 보강을 결정하지 않았다. 사실상 국내파 차출 마지노선이었던 12월 국내 소집 훈련에 주민규가 없었다. 주민규 대신 다른 포지션에 한 명 더 보강을 선택하며 아시안컵 최종명단을 꾸렸다.
최종 명단 발표 이후 일부는 서울 인근 호텔에서 실내 훈련을 했다. 대표팀 피지컬 코치 베르너 로이타드 코치와 이재홍 코치가 훈련 세션을 이어가며, 웨이트 트레이닝과 컨디셔닝 등을 통해 선수단 체력상태와 피로도 등을 점검을 했다. 겨울 휴식기로 한국에 온 조규성, 황인범 등도 있었다.
아시안컵 완전체는 5일에 완성됐다. 손흥민, 황희찬 등 일부 선수들은 현지에서 곧바로 합류했다. 프리미어리거들은 20라운드 일정이 끝나고 1월 2일 아랍에리미트(UAE) 아부다비 전지훈련 캠프에 들어왔다.
이강인은 프랑스 슈퍼컵을 뛰고 대표팀 전지훈련지에 왔다. 클린스만 감독은 새해 첫 경기인 프랑스 슈퍼컵엔 뛰고 싶다는 이강인 요청을 흔쾌히 수락했다. 이강인은 슈퍼컵에서 결승골과 환상적인 바이시클킥으로 파리 생제르맹 2-0 승리를 이끌었고 이날 공식 경기 최우수 선수(MOM)에 선정됐다.
이라크전은 완전체로 구성된 이후 하루 뒤에 공식적인 평가전이었다. 대표팀은 아시안컵에서 64년 만에 트로피를 들기 위해 하나로 뭉친 상황이다. 핵심 중앙 수비수 김민재는 ”모두 아시다시피 우리 팀 공격의 화력이 매우 좋다. 거의 매 경기마다 골을 넣고 있다. 수비 쪽에서 조금 더 집중을 해야 한다. 우리가 주도하는 경기가 많을테니 이 점에 유의해야 한다. 목표는 아시안컵 우승“이라고 말했다.
독일 분데스리가 마인츠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재성도 ”이번이 우승할 기회라고 생각한다. 이번 도전이 우리에게 큰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아시안컵 트로피를 64년 동안 들어올리지 못했다. 많은 분이 기대하는 만큼 자만하지 않고 자신감을 가지고 뛰겠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 승리를 해서 최종 목표인 아시안컵 우승컵을 들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자신했다.
64년 만에 우승을 각오한 상황이라 부담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부담을 자신감으로 바꿔 모든 걸 쏟아부을 각오다. 취재진 질문에 “부담은 없다”고 말한 이재성은 “팬들에게 기대를 받고 응원을 받고 있다는 건 선수들에게 정말 큰 힘이다. 이것이 동기부여가 된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우리는 지난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그런 응원을 받았다. 부담보단 기대가 크다”라고 미소 지었다.
이라크 전을 끝낸 대표팀은 1월 9일까지 아부다비 전지훈련을 한다. 이후 1월 10일 결전지 카타르로 떠나 바레인과 조별리그 1차전을 준비한다. 한국은 아시안컵 E조에 편성돼 바레인, 요르단, 말레이시아와 16강 녹아웃 스테이지 진출 경쟁을 한다.
▶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 최종 명단(26인)
[GK] 김승규(알 샤밥), 조현우(울산HD), 송범근(쇼난벨마레)
[DF] 김영권(울산HD),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정승현(울산HD), 김주성(FC서울), 김지수(브렌트포드), 설영우(울산HD), 김태환(울산HD), 이기제(수원삼성), 김진수(전북현대)
[MF] 박용우(알아인),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 홍현석(헨트), 이순민(광주FC), 이재성(마인츠),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정우영(슈투트가르트), 황희찬(울버햄튼), 문선민(전북현대), 박진섭(전북현대), 양현준(셀틱FC)
[FW] 조규성(미트윌란), 오현규(셀틱FC)
▶ 한국 대표팀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 관련 일정
- 1월 2일 UAE 아부다비 전지훈련 출국 및 해외파 합류
- 1월 5일 이강인 파리 생제르맹 슈퍼컵 이후 합류
- 1월 6일 이라크와 공식 평가전
- 1월 10일 카타르 입성
▶ 클린스만 부임 후 대표팀 성적 일지
대한민국 vs 콜롬비아 (3월 24일, 2-2 무승부)
대한민국 vs 우루과이 (3월 28일, 1-2 패배)
대한민국 vs 페루 (6월 16일, 0-1 패배)
대한민국 vs 엘 살바도르 (6월 20일, 1-1 무승부)
대한민국 vs 웨일즈 (9월 7일, 0-0 무승부)
대한민국 vs 사우디아라비아 (9월 12일, 1-0 승)
대한민국 vs 튀니지 (10월 13일, 4-0 승)
대한민국 vs 베트남 (10월 17일, 6-0 승)
대한민국 vs 싱가포르 (11월 16일, 5-0 승)
대한민국 vs 중국 (11월 21일, 3-0 승)
대한민국 vs 이라크(1월 6일, 1-0 승)
▶ 한국 대표팀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일정
- 1월 15일: 대한민국 vs 바레인
- 1월 16일: 대한민국 vs 요르단
- 1월 25일: 대한민국 vs 말레이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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