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놓고인터뷰] 빈대 퇴치법 찾은 김주현 교수의 '덕후미' 넘치는 흡혈곤충 이야기

신선재 2024. 1. 6.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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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열대의학 교실의 김주현이라고 하고요. 사람한테 기생하는 동물이나 아니면 사람한테 질병을 매개하는 동물이나 절지동물, 특히 그런 쪽에 대해서 연구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세계적으로 빈대 공포가 확산하고 있고 특히 유럽에는 정말 심각하잖아요. 한국에서도 빈대에 물렸다는 얘기가 많이 나오고, 최근에 연구 성과로 외신의 주목도 받으셨어요. ='피레스로이드'가 이제 사람한테도 독성이 좀 낮고 그다음에 벌레는 잘 죽이니까 그거를 지금까지 오래 써왔거든요. 그런데 그 약재에 대해서 (빈대가) 저항성이 생긴 거예요. 약을 쳐도 안 죽으니까 그러면 지금까지 쓰던 약을 못 쓰니까 무슨 약을 써야 하는가 라고 해서 제가 뭔가 약을 새로 개발하거나 이런 건 아니고요. 피레스로이드계 지금까지 쓰던 약에 약이 특정 작용하는 부위가 있어요. 근데 아니야 이렇게 설명하면 안 되고요. 쉽게 설명하려면 그러니까..

-저 다 알아듣고 있는데요~ =너무 깊게 얘기하면 좀 그러니까...그 약과 작용하는 방식이 다른 약을 쓰면 되거든요. 해외에서 이미 오랫동안 사용이 되어 오고 있고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사용하고 있는 약 중에서 빈대한테 잘 듣는 약을 이제 '발굴'을 한 거죠. 이 약을 지금까지 쓰던 약에 대체로 쓰면 좋을 것 같다, 그냥 그렇게 제안을 한 겁니다.

-교수님이 그 성분을 발굴을 하신 거잖아요. 이제 '빈대와의 전쟁', 끝낼 수 있는 건가요? =저는 가능하다고 봐요. 이게 사람들이 되게 걱정을 엄청 많이 하세요. 막 '빈데믹' 막 이런 말도 안 되는...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 사람들이 뭔가 감염이라는 거에 대한 공포심이 이제 자기도 모르게 많이 생겼을 거 아니에요? 그래서 더 이렇게 좀 더 예민하게 반응하고 그런 것 같기는 한데 그 정도까지는 아니고요. 약을 제대로 쓰면 죽일 수 있어요.

-원룸이나 고시원이나 이런 데 사는 1인 가구 분들 많잖아요. 집에서 빈대가 나왔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당장 거기에다 전화하지 마시고 일단은 두고 보시면서 동일한 것이 계속 관찰이 되는지, 밤에 자고 일어나면 나한테 물린 자국 이 계속 늘어나는지, 이렇게 조금 며칠 며칠에서 일주일 정도 지켜보시고, 그 동안에 진공 청소기나 이런 걸로 열심히 청소하시고 이런 이불 커버 이런 거 다 빨래하고 삶을 수 있는 거 삼고 이런 식으로 하면서 지켜봤는데...갈수록 점점 더 회복이 되지 않는다면 전화를 하셔야죠.

-물린 것 같다면 치명적인 감염병에 내가 이미 조금 걸렸다고 생각을 해야? =다행인 게 빈대는 병을 안 옮겨요. 그게 정말 다행인 거예요.

-그러면은 그냥 좀 아프고 성가실 뿐이네요? =다행히. 그런데 정신적 스트레스가 엄청 심하거든요. 모기 한 마리 왔다 갔다 하는 것도 엄청 짜증나는데..

-이런 생각도 들어요. 빈대가 정력에 좋다는 소문이 나면... =전멸을 하지 않을까요?

-살충제가 필요 없지 않을까. =네, 그렇죠. 우리나라에 그 두 가지가 있잖아요. 방금 말씀하신 거, '정력에 좋다'가 1번, 두 번째, '수험생에게 좋다'

-일리가 있나요 혹시? =이건 전혀 모르겠어요. 세상에 처음 들어보는 얘기...

-먹을 수는 없는 거죠? =먹을 수 있지 않아요?!

-빈대를요?! =메뚜기도 먹고 막 이렇게 했으니까 못 먹을 이유는 없지 않을까요? 다만 맛은 없겠죠. 왜냐하면 사람의 혈액이 장 내부에 있으니까 기분이 좋지는 않죠. 사람을 먹는 곤충을 먹는다는 것은..

-빈대의 매력이 있다면 뭔가요? =흡혈 곤충의 매력이라고 해주시면 안돼요? 일단 실험을 하려면요, 얘네를 키워야 돼요. 사육을 하려면 뭘 먹여서 키워야 되잖아요. 예를 들어서 벼를 먹는 애들을 가지고 실험을 한다면 벼를 일단 키워야 하거든요...

-(흡혈곤충은) 내 피를 직접 먹여서 키울 수 있기 때문에? =정말 장점이에요. 다른 곤충은 예를 들어 풀 먹고 사과 먹고 사는 애가 있다고 치면, 갑자기 걔네가 병이 돌 때가 있어요. 근데 그 곤충은 병이 돌면 살릴 방법이 없어요. 그런데 얘네(빈대)는 뭔가 컨디션이 안 좋으면 제가 이렇게 한 번 하면 너무 행복해지고~

-언론에서 보니까 이제 미국에 계실 때 '빈대 공주'. =아, 아니라고요~

-'빈대 공주'라고 불리셨다고 하는데? =아니 아니, 아니요. 그게 아니고요~ 저는 그 말이 너무 싫고요. 내가 학회를 갔었는데 학회에서 미국에서 일하던 지도 교수님을 만나서, 한국에서 어쩌고 저쩌고 이런 얘기를 하니까, 베드버그 프린세스 어떻게 농담으로 그렇게 얘기를 하신 적은 있으나, 국내 언론에서 뻥튀기를 해서~ 저 진짜 고개를 못 들고 다니겠어요. 너무 차라리 이렇게 흡혈 곤충의 대모 그건 저는 되게 좋거든요. 그 단어는 너무 마음에 들고...실제로 피를 먹여가면서 키웠으니까.

-대모보다는 공주가 낫지 않나요? 그러니까 대모라고 하시기에는 좀 젊어 보이셔서. =전래동화 같은 데 보면 아버지 편찮으실 때 이렇게 손가락 피 내서 먹여드리면 이렇게 아버지 건강해지셨다 이런 거 있잖아요. 약간 그런 식이거든요. 얘네도 이렇게 제 피를 한 번만 먹으면 너무 애들이 좋아해요. 너무 윤기 나고 행복하고~

-내 피를 내어주면서 자식처럼 키웠다, 그래서 '대모'다? =그렇죠, 그렇죠 ㅎㅎ그래서 그건 저는 정말 마음에 드는데, '공주', 막 주변 사람들이 너무 놀린다고요. "공주님 좋으시겠어요~" 그래서 제발 조용히 하라고..

-흡혈 곤충이 앞으로 더 많이 등장할까요? =그거는 확실합니다. 저는 진심으로 걱정되거든요 그게? 갑자기 가뭄이 세게 온다든지 태풍 허리케인 아니면 홍수 이런 기후에 대해서 되게 극단적인 상황들이 많이 생기게 되는 것도 포함해서 기후 위기라고 하는데 그렇게 되면 곤충이 살기 좋은 환경으로 점점 변하거든요. 모기를 예로 들면. 사람을 제일 많이 죽이는 동물이 모기예요. 1위가 모기고 2위가 사람이거든요. 기후 위기가 계속 오게 되면 모기가, 예를 들어서 지금 모기 되게 많잖아요. 막 겨울에도 모기 있다고 하잖아요. 일찍 나왔다가 늦게 들어가는 거예요. 더 많이 번식을 하니까 밀도가 확 올라가고 그러면 우리는 그런 애들이 많이 있으니까 죽여야 되잖아요. 그러면은 살충제를 또 열심히 쓰겠죠. 그럼 또 저항성이 또 발달하고...감염병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 환경으로 점점 가고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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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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