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고통에 울다가 잠 깼다”…반려인들 ‘이것’ 증후군 호소 잇따라

류영상 매경닷컴 기자(ifyouare@mk.co.kr) 2024. 1. 6. 22:4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A씨는 15년간 함께 했던 반려견이 죽은 뒤 실제로 심장이 아프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극심한 고통을 느꼈다.

반려견이 매우 아파 마음의 준비를 한 뒤 안락사했으나 장례를 마치고 물품을 정리할 때나 가구 밑에 떨어져 있던 사료를 볼 때마다 눈물이 났다.

몇년이 지난 일인데도 A씨는 반려견을 떠나 보내던 그 당시를 생생하게 기억한다.

최근에는 사고로 반려견을 잃은 뒤 큰 상실감에 시달렸던 한 유튜버가 죽은 강아지의 복제견을 만들어 입양했다고 밝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반려동물 떠난 후 깊은 상실·우울감
전문가 “편지쓰기·경험 공유 등 도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임.[사진 = 연합뉴스]
A씨는 15년간 함께 했던 반려견이 죽은 뒤 실제로 심장이 아프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극심한 고통을 느꼈다. 반려견이 매우 아파 마음의 준비를 한 뒤 안락사했으나 장례를 마치고 물품을 정리할 때나 가구 밑에 떨어져 있던 사료를 볼 때마다 눈물이 났다. 몇년이 지난 일인데도 A씨는 반려견을 떠나 보내던 그 당시를 생생하게 기억한다.

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A씨는 “그 뒤로 2∼3개월 정도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고 6개월 정도는 자다가 울며 깨기도 했다”며 “강아지가 건강할 때 더 많이 시간을 보내고 산책도 나가야 했다는 생각, 아플 때 더 곁에 있어 줬어야 했다는 생각에 자책도 많이 했다”고 토로했다.

A씨처럼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삼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언젠가는 이별의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이때 많은 이들이 죄책감과 슬픔, 상실감을 호소한다. 깊은 우울감, 불안감 등을 느끼며 일상생활과 수면에 어려움을 겪는 등 ‘펫로스 증후군’에 시달리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도 펫로스 증후군으로 인한 고통이나 미래에 닥칠 반려동물과의 이별에 대한 두려움을 털어놓는 글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최근에는 사고로 반려견을 잃은 뒤 큰 상실감에 시달렸던 한 유튜버가 죽은 강아지의 복제견을 만들어 입양했다고 밝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애완동물이 죽었을 때 찾아오는 상실감은 당연한 감정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슬픔을 받아들이고 적응하는 ‘건강한 애도’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서울 강남에서 펫로스 상담센터를 운영하는 조지훈 원장은 “‘펫로스’도 권리일 수 있다. 동물을 끝까지 돌보았기 때문에 슬픔도 느낄 수 있는 것”이라며 “당연히 찾아오는 슬픔이고 실의에 빠지는 게 정상인데 이를 피하지 않고 마주하는 것, 애도를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그는 이어 “펫로스 증후군을 해소하기 위해 반려동물에게 꾸준히 편지를 쓰는 것을 추천한다”며 “펫로스 관련 책을 읽거나 비슷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쉽게 슬픔이나 우울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방법이다. 이 센터만 해도 한 달에 15∼20명의 반려인이 찾아와 속마음을 꺼내 놓는다고 한다.

다만, 조 원장은 반려동물을 복제해 상실감을 달래는 것에 대해선 “인간 중심적이고 동물이 편안히 잠들 권리를 박탈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반려동물은 소유하는 ‘물건’은 아니지 않나”라며 “보호자 역시 제대로 애도할 기회를 잃게 된다고 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사진 = 연합뉴스]
홍진표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도 “사랑하던 반려동물이 갑자기 죽으면 충격이 크지만 상실감이 드는 게 정상이라는 것을 자신이 받아들이는 게 중요하다”면서 “장례를 치르는 의식이나 애완동물과의 추억을 글로 남기는 것, 유기동물보호 활동 등에 참여하는 것 등도 건강한 애도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반려동물을 복제한다고 해도 외모가 비슷할 뿐 실제로 같을 수는 없다. 인생사에서 만나고 헤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삶의 어려움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태도도 필요하다”면서 “섣불리 다른 동물을 키우는 건 오히려 애도 반응을 지연시킬 수도 있어, 시간을 두고 적절한 시기에 신중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