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이행" vs "파기"...7일 시한에도 기 싸움 '팽팽'
[앵커]
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그룹과 채권단이 자구안을 놓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습니다.
금융당국까지 나서 채권단이 수긍할 방안을 7일까지 마련하라고 시한을 못 박았지만, 태영은 이렇다 할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이형원 기자입니다.
[기자]
태영그룹과 채권단의 입장 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시작은 지난해 말 워크아웃 신청 당시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전액을 태영건설 지원에 쓰겠다는 약속이 깨진 것부터입니다.
지난 3일 처음 열린 채권단 설득 자리는 약속 이행부터 하라는 성토의 장이 됐고,
[강석훈 / KDB산업은행 회장 (지난 3일) : 채권단의 동의를 받기 위해서는 이 약속을 성실하게 지키겠다는 그런 약속을 채권단에게 꼭 다시 한 번 해주시기를….]
이후 태영 측이 추가로 내놓은 자구책 역시 채권단 불만만 샀습니다.
채권단은 TY홀딩스 경영권 유지를 위해 쓴 계열사 매각대금 890억 원을 돌려놓지 않으면 워크아웃에 동의할 수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5대 은행 등 주요 채권자를 급히 소집해 압박 수위를 높였지만, 태영 측은 요지부동입니다.
TY홀딩스의 연대보증 채무에 쓴 890억 원은 태영건설을 위한 것이라며 약속 이행을 했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이를 두고 태영건설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더라도 태영그룹 오너 일가가 떠안게 될 위험 부담이 크지 않다는 계산이 깔렸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특히 워크아웃이 무산되면 협력업체와 수분양자까지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게 되는 만큼 4월 선거를 앞둔 정부가 지금 상황에 더 부담을 느낄 거라는 겁니다.
이런 탓에 금융당국까지 나서 채권단이 수긍할 자구안을 7일까지 마련하라고 못 박았지만, 태영 측은 채권단과의 기 싸움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습니다.
[이정환 / 한양대 경제금융대학 교수 : 경영진의 리스크가, 이제 이런 구조조정의 책임 혹은 부채에 대한 (법적) 책임이 없기 때문에 자유로운 측면이 있고, SBS라든지 다른 계열사를 살리는 게 낫다는, 아마 경영적 결정을 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지금 레버리지가 태영한테 있는데….]
전문가들은 자구안이 다시 나온다고 해도 사주 일가의 사재출연 규모가 조금 늘어나는 선에서 그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금융위원회가 오는 8일 산업은행과 금융지주 등 주요 채권단 소집을 통보하면서, 태영 측과 채권단의 신경전은 더 팽팽해질 전망입니다.
YTN 이형원입니다.
영상편집 : 박정란
그래픽 : 홍명화
YTN 이형원 (lhw9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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