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란행위 누명’ 고2 子, 3개월간 지옥”…증거 제시했지만 경찰은

강소영 2024. 1. 6.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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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에서 공부하던 고등학생 2학년 아들이 길거리에서 음란행위를 한 범인으로 몰려 억울한 이을 당했다며 피해를 호소했다.

A군의 부모는 '사건반장'을 통해 "아들은 167㎝, 56㎏으로 왜소한 편이다. 피해자가 최초 경찰에 신고할 당시 범인 키는 약 175㎝에 20대 청년처럼 보인다고 했다"며 "신발, 양말, 반바지 다 다르다. 아들이 맨 가방은 회색이고 가해자의 가방은 검은색이다. 아들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는데 가해자는 착용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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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학원에서 공부하던 고등학생 2학년 아들이 길거리에서 음란행위를 한 범인으로 몰려 억울한 이을 당했다며 피해를 호소했다.
(사진=JTBC ‘사건반장’ 캡처)
최근 JTBC ‘사건반장’에서는 ‘하루아침에 공연음란죄 용의자 된 고교생 아들 억울합니다’라는 제목의 사연이 소개됐다.

지난해 8월 울산의 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A군은 학원에서 수업을 듣던 중 “8월 3일 길거리에서 음란행위 하지 않았냐. 부모님하고 함께 경찰 조사받으러 오라”는 경찰의 연락을 받았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 30분쯤 한 남성이 하의를 탈의한 채 음란행위를 했고 이때 차에서 내리던 피해자가 이를 목격하고 소리를 질렀다. 피해자 남편은 범인을 바로 쫓아갔지만 놓쳤다.

이후 수사에 나선 경찰은 같은 날 오후 9시 44분쯤 B군이 범행 장소 인근 편의점에서 나오는 장면이 담긴 CCTV를 확인했다. 이어 “피해자가 말했던 인상착의, 실제 가해자가 입었던 옷차림과 동일하다”며 B군을 범인으로 지목했다.

피해자도 B군의 모습이 담긴 CCTV 캡처 사진을 보고 “이 사람이 맞다”고 하면서 B군이 공연음란죄 가해자로 조사받게 된 것이었다.

이 소식을 들은 A군의 부모는 “우리 아들은 그 시간에 학원에서 수업 듣고 있다. 아들이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다”라고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담당 수사관은 “나도 수사 30년 이상 해봤는데 이거 별거 아니다. 애가 스트레스받아서 그럴 수도 있으니까 잘 설득해 봐라”라며 자수를 권유했다고 한다.

결국 A군 부모는 A군이 학원에서 나오는 순간부터 집까지 오는 CCTV 영상 등 직접 증거를 구하러 동분서주했고 학원 선생님과 친구들도 “A군은 오후 9시 30분까지 학원에서 수업을 들었다”고 진술했다.

A군의 부모는 ‘사건반장’을 통해 “아들은 167㎝, 56㎏으로 왜소한 편이다. 피해자가 최초 경찰에 신고할 당시 범인 키는 약 175㎝에 20대 청년처럼 보인다고 했다”며 “신발, 양말, 반바지 다 다르다. 아들이 맨 가방은 회색이고 가해자의 가방은 검은색이다. 아들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는데 가해자는 착용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A군의 부모는 증거영상을 경찰에 제출하며 “학원갔다가 바로 집으로 가서 범행 장소를 가지 않았으니 봐달라”고 요청했지만 담당 경찰은 “아 그걸 제가 왜 보느냐”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A군이 참 용의주도하다”라고도 했다고 덧붙였다.

결국 A군의 사건은 검찰에 송치됐고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검찰은 A군과 실제의 범인 인상착의가 다르다고 봤으며, 오후 9시 36분쯤 A군이 학원에서 하원하는 모습이 CCTV로 확인됐던 점도 혐의가 없다고 판단한 주요한 이유였다.

A군 부모는 “3개월 동안 지옥 속에 살았다”며 “올해 아들이 고3인데 동네에 소문도 났다”고 피해를 호소했다.

강소영 (soyoung7@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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