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모으기’ 소환한 한동훈…文·李, 윤석열 정부 직격하며 “위기”

이혜영 기자 2024. 1. 6.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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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탄생 100주년 기념식…韓 “금모으기, 나라 하나 된 엄청난 경험”
연단 오른 문 전 대통령, 병상서 메시지 전한 이재명 ‘후퇴·탄압’ 강조

(시사저널=이혜영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월6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 연합뉴스

여야 지도부를 비롯한 주요 정치권 인사들이 김대중(DJ)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 집결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화합을 통한 위기 극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병상에서 메시지를 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대한민국이 절체절명 위기에 빠졌다고 진단하며 윤석열 정부를 향해 쓴소리를 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6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김대중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계셨기에 이 위대한 나라가 더 자유로워지고 더 평등해졌다고 생각한다"고 업적을 기렸다.

한 위원장은 DJ 정부 시절을 떠올리며 "90년대에 대학을 다녔다. 그 때 김대중 대통령의 새 정부가 미증유의 경제 위기 속에 출발했다"며 "나라의 존망을 걱정할 정도로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김 전 대통령은 특유의 뚝심과 지혜로 사람들의 마음을 한 데로 모아서 위기를 극복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당시 저희 집에서도 금모으기 운동에 동참했다. 지역과 진영에 상관없이 이 나라가 하나된 굉장한 경험이었다"며 "지금 이 나라에 꼭 필요한 화합과 공감의 경험을 그때 김대중 전 대통령이 모든 국민들과 함께 해내셨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그리고 저는 바로 그 마음으로 호남에서도, 영남에서도 지금보다 훨씬 더 열심히 하겠다"며 "지금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계셨다면 '꼭 그렇게 하라'고 말씀하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생전 김 전 대통령이 남긴 '인생은 생각할수록 아름답고 역사는 앞으로 발전한다'는 어록을 인용해 "인생은 아름답고 역사는 발전할 것"이라며 축사를 마무리했다.

이날 한 위원장은 행사장에서 문 전 대통령을 만나 웃으며 악수를 나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1월6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文 "끊임없는 보복, 편협한 이념 정치로 세상 거꾸로 가"

연단에 오른 문 전 대통령은 시대를 앞서 간 김 전 대통령의 혜안으로 대한민국이 고난을 극복할 수 있었다며 민주주의와 서민 경제, 남북 평화가 모두 진일보 했던 시기라고 평가했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은 많은 핍박을 받았음에도 집권 후 일체 정치 보복을 하지 않은 통합의 정치를 펼쳤다"고도 했다. 

문 전 대통령은 "세상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함께한 식사 자리에서 김 대통령은 민주주의 위기, 민생 위기, 남북 관계 위기 등 3대 위기를 통탄하면서 '젊은 당신들이 나서서 야권 통합으로 힘을 모으고 반드시 정권 교체를 이루라'고 신신당부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유지에 따른 야권 대통합으로 민주통합당이 창당됐고 끝내 정권 교체를 해낼 수 있었다"면서 4월 총선을 앞두고 야권 통합 중요성을 강조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어 "김 대통령이 염원한 세상이 다시 멀어지고 있고 세상이 거꾸로 가고 있다"며 "끊임없이 이어지는 적대 보복의 정치, 극도로 편협한 이념의 정치로 국민 통합도 더 멀어졌다"고 탄식했다. 그는 "정치가 다시 희망을 만들어내지 않으면 안된다. 다시 마주한 위기 앞에서 김대중 대통령의 마지막 유언처럼 우리는 또다시 민주주의, 민생경제, 평화의 가치 아래 단합하고 통합해야 한다"주문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월6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김대중 탄생 100주년 기념식 '하나로 미래로'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연합뉴스

이재명 "민주주의는 싸우는 자, 지키는 자의 것"

흉기 피습으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고민정 최고위원을 통해 축사를 전했다.

이 대표는 "지난 1년7개월, 언론탄압과 노동탄압이 되살아났다"며 "표현의 자유도, 집회·시위의 자유도 제한됐다. 정당한 권력 감시도, 견제와 균형도 불가능해졌다"고 윤석열 정부를 직격했다.

그는 "경제위기 때보다 낮은 역대 최저 성장률, 서민과 취약계층의 경제적 고통은 삶을 뿌리째 흔들고 있다"며 "치솟는 물가와 고금리는 청년과 직장인, 자영업자 모두를 위태롭게 한다"고 성토했다.

이어 "김 전 대통령의 '이 나라의 민주주의와 민생경제와 남북관계가 모두 위기입니다. 어떻게 해야 합니까'라는 말씀은 마치 오늘의 현실을 질타하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 대표는 "평생 민주주의와 민생경제, 한반도 평화를 위해 헌신한 김 전 대통령의 민주주의는 싸우는 자, 지키는 자의 것이었다"며 "싸우지도 지키지도 않고 하늘에서 감이 떨어지듯 민주주의를 기다려서는 안 된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위기에 처한 민주주의와 민생, 그리고 평화를 우리 손으로 지키자. 뜻을 모으면 할 수 있다. 하나가 될 때 해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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