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산천어축제 개막…첫날 10만명 운집
[헤럴드경제=이명수 기자] 매년 100만명 이상이 찾아 세계적인 겨울축제로 성장한 '2024 화천산천어축제'가 6일 오전 성황리에 개막했다.
축제를 준비한 재단법인 나라와 강원 화천군에 따르면 개막 첫날인 이날 축제장을 찾은 관광객을 10만1천여명으로 잠정 집계했다.
이날 오전 8시 30분부터 축제장인 강원특별자치도 화천군 화천읍 화천천 얼음벌판은 두꺼운 옷차림으로 중무장한 인파로 붐비기 시작했다.
꽁꽁 얼어붙은 화천천을 가득 메운 관광객은 남녀노소 불문하고 얼음 바닥에 뚫린 구멍 안으로 낚싯대를 드리우며 삼매경에 빠진 모습이다.
축제장 곳곳에서 산천어를 낚아 올리는 관광객의 "와~ 잡았다"는 환호성이 터졌다.
낚싯대를 들어 올리다 산천어를 놓친 관광객은 아쉬운 탄식을 내뱉기도 했다.
관광객 김민석(35·서울)씨는 "겨울치고 날씨가 춥지 않아 부모님을 모시고 축제장을 찾았다"며 "팔뚝만 한 크기의 산천어를 낚아 올리는 손맛이 짜릿하다"고 말했다.
낚시를 마친 관광객은 주변에 마련된 구이터나 회센터를 찾아 요리해 먹으며 겨울 추억을 만들었다.
외국인 전용 낚시터에도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줄지어 낚싯대를 드리워 세계적인 축제를 실감케 했다.
매년 큰 인기를 끄는 맨손 잡기 체험장도 열기로 가득했다.
차가운 얼음물에 들어간 관광객은 요리조리 피해 다니는 물고기를 따라다니며 이색 체험을 즐겼다.
얼음썰매나 놀이기구에 가족 단위 관광객 발길이 이어졌으며, 축제장 주변 도심에 조성한 국내 최대 실내 얼음조각 전시장에도 관광객이 몰렸다.
축제장 주변은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차량으로 붐볐고, 시내 이면도로마다 빼곡하게 주차된 차량으로 교행이 힘들 정도였다.
덕분에 축제장 내 먹을거리센터와 도심 일부 상가는 오랜만에 특수를 누렸다.
많은 외신과 국내 언론사 등도 축제장을 찾아 취재 열기가 뜨거웠다.
화천산천어축제는 2003년 첫 축제 이후 2005년부터 매년 100만 명이 넘게 찾는 글로벌 겨울축제다.
대한민국 겨울 축제 처음으로 문화체육관광부 글로벌 육성 축제로 지정되기도 했다.
2020년 폭우 등 이상기온으로 얼음이 얼지 않아 관광객이 절반만 찾는 고비를 맞았고, 2011년 구제역, 2021·2022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축제가 열리지 못했지만 3년 만에 열린 지난해 산천어축제에 131만명이 찾아 위기를 극복했다.
화천군은 축제 기간 매일 수중 점검반을 투입해 얼음을 점검하고, 축제장 상황실에서 펌프 시설과 여수로, 배수로 등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폐쇄회로(CC)TV를 배치했다.
포근한 겨울날씨가 이어지자 화천군은 안전을 위해 낚시터 얼음구멍 간격을 기존 2m에서 4m로 늘렸으며, 기상 상황에 따라 간격을 더 늘릴 예정이다.
화천군은 지역 경기 부양에 도움이 되는 야간 체류객을 늘리고자 축제장 주변 화천읍 중앙로 거리에서 수만개의 산천어 모양 등(燈)으로 밤에 불을 밝혀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이곳에서는 주말에 맞춰 차 없는 거리와 다양한 공연이 펼쳐진다.
지역에서 숙박할 경우 낚시터 무료입장권이나 파크골프 이용권을 주는 이벤트도 벌인다.
이날 오후 6시부터는 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 지사와 신경호 강원교육감, 한기호 국회의원, 최문순 화천군수, 관광객, 주민이 참석한 가운데 개막식이 열려 다양한 공연과 불꽃쇼도 선보였다.
김 지사는 축사에서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산천어축제가 동계청소년올림픽과 열흘가량 겹치는데 두 곳을 모두 즐기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세계적인 축제에서 즐거운 시간을 많이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 군수는 "세계적인 축제에 걸맞게 무엇보다 안전하고 관광객이 즐거운 축제가 되도록 했다"며 "넉넉한 인심과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잊지 못할 겨울추억을 선사하겠다"고 말했다.
2024 화천산천어축제는 이날 개막해 오는 28일까지 23일간 열린다.
husn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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