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글로리' 영광의 시대는 영원히...팬을 정말 사랑했던 '은퇴' 김영광 향한 헌사

신동훈 기자 2024. 1. 6.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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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인터풋볼] 신동훈 기자 = '굿바이 글로리.' 누구보다 팬들을 생각했던 진정한 레전드 김영광이 그라운드를 떠난다.

김영광은 6일 자신의 SNS를 통해 "제 소식을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글을 남깁니다. 저는 이제 장갑을 벗기로 마음먹고 제2의 길을 준비하고 있습니다"고 하면서 은퇴를 발표했다. 김영광은 성남FC와 재계약을 맺지 못하고 자유계약(FA) 신분인 상태였다. 여러 팀들과 연결되긴 했으나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결국 김영광은 은퇴를 선택했다. 김영광은 명실상부한 K리그 전설이다. 광양제철고, 한려대학교를 거쳐 2002년 전남 드래곤즈에서 프로에 데뷔한 김영광은 연령별 대표팀에 꾸준히 발탁되며 '제2의 김병지'로 주목을 받았다. 전남에서 78경기 출전했고 2007년 울산 현대로 이적했다. 이후 경남FC와 서울 이랜드를 거쳐 2020시즌 성남에 합류했다. 성남에 입단할 당시에도 상당한 노장이었지만 주전 골키퍼로서 활약하면서 든든히 골문을 책임졌다.

성남 소속으로 K리그 통산 500경기 출장도 한 김영광은 남다른 자기관리로 후배들에게 모범이 됐다. 경력이 아닌 실력으로 성남 주전 골키퍼 자리를 지키면서 활약을 했다. 모범적인 프로 선수로서 축구계 내외적으로 유명했다. 성남이 강등을 당했던 2022시즌에도 분투를 펼치긴 했으나 강등을 막지 못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강등이 된 뒤에도 성남에 남은 김영광은 최필수와 경쟁 체제를 구축했고 리그 17경기를 소화했다. '하나원큐 K리그2 2023' 33라운드 충북청주전에서 K리그 통산 600경기 대업을 달성하기도 했다. 당시 김영광은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600경기 그런 거 생각 안하고 무조건 이기고 싶었다. 팀 성적이 개인 기록보다 더 중요하다. 일단 선수는 원하는 팀이 있어야 한다. 필요로 했을 때 계속 뛸 수 있는 거다. 필요가 없으면 값어치가 떨어지고 오퍼들이 안 온다. 그럴 땐 과감히 내려놓아야 한다. 늘 후배들과 경쟁하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총 605경기를 소화한 김영광은 성남을 떠났다. 지난 12월 26일 성남을 떠나며 "그동안 진심으로 감사했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떠나게 됐지만 하루하루 한 경기, 한 경기 진심을 담아 최선을 다했기에 다른 건 후회가 없다. 다만 팬분들께 죄송한 마음은 크다. 성남에서 추억 잘 간직하겠다"고 전했다. 당시만 해도 은퇴보다는 현역 연장 가능성이 더 높아 보였는데 김영광은 은퇴를 선택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은퇴 발표 소식에 많은 팬들이 김영광에게 작별 인사를 남기고 있다. 김영광은 누구보다 팬 프랜들리한 선수였다. 다소 무서운 인상과 달리 팬들에게 항상 친절한 모습을 보여 반전매력을 선사했다.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팬들과 소통이나 팬 서비스는 누구보다 열정적이고 성실했다. 여러 팀을 옮겼기에 팬들 사이에서 말이 많을 수 있었지만 항상 자신이 속한 팀의 팬들에게 진심으로 대해 누구도 김영광을 비판하지 않았다.

팬 프랜들리 관련 여러 일화가 있다. 2020시즌 성남에서 대외활동을 했던 한 대학생이 콘텐츠 아이디어로 김영광 하이라이트를 제안했다. 경기 내내 김영광의 모습을 찍는 것이었다. 해당 영상은 성남 공식 유튜브에 올라갔고 김영광도 이를 알게 됐다. 시즌 종료 후 김영광은 영상을 찍은 대학생을 찾아가 자신의 골키퍼 장갑을 주며 고마움을 전했다. "공격수나 이런 하이라이트를 만든다. 골키퍼는 없다. 내 생애 처음이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무관중으로 경기가 치러질 때도 항상 관중석을 향해 인사를 건넸다. 골키퍼들이 골문으로 가면 뒤쪽에 있는 팬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를 하는 건 관례인데 무관중이라 따로 할 이유는 없었다. 그럼에도 김영광은 팬들에 대한 존중과 그리움을 전하기 위해 매번 인사를 했다. 이외에도 나이가 있음에도 구단 콘텐츠 촬영이나 여러 행사에 성심성의껏 임했고 특히 어린이들에게 팬 서비스를 잘해 많은 꼬마 팬들을 보유하기도 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영광이 600경기를 치를 때 성남 홈 팬들은 "영광의 시대는 끝나지 않아"라는 걸개와 함께 무한대 표시로 600을 만들었다. 김영광은 그라운드를 떠나지만 성남 팬들의 말처럼 영광의 시대는 끝나지 않는다. 그라운드엔 역사와 기록으로, 팬들에게 추억으로 영원히 영광의 시대는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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