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100주년에 문재인 '야권 통합' 강조…'이낙연 신당' 겨냥?

문 "민주주의 위태로워…DJ 유언처럼 단합·통합해야"
이재명 피습 이어 文 '통합' 발언까지…신당에 타격 전망

문재인 전 대통령이 6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김대중 탄생 100주년 기념식 '하나로 미래로'에서 축사하고 있다. 2024.1.6/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박종홍 기자 = 문재인 전 대통령이 김대중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을 맞아 '야권 통합'을 강조했다. 총선을 앞두고 탈당 및 신당 창당 의사를 밝혀 온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행보와 연관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문 전 대통령은 6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김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행사에서 김 전 대통령과의 일화를 소개했다. 김 전 대통령이 생전에 민주주의, 민생, 남북관계의 3대 위기를 통탄하면서 '나는 늙고 병들어 힘이 없으니 젊은 당신들이 나서 야권 통합으로 힘을 모으고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라'고 신신당부했다는 것이다.

문 전 대통령은 이어 "그의 유지에 따른 야권 대통합으로 끝내 정권 교체를 해낼 수 있었지만 오늘 우리는 김 전 대통령 앞에서 부끄럽다"며 "대통령이 염원했던 세상이 다시 멀어지고 있고 세상이 거꾸로 가고 있다. 민주주의는 위태롭고 국민 경제와 민생이 날로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가 다시 희망을 만들어내지 않으면 안 된다"며 "다시 마주한 위기 앞에서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유언처럼 우리는 또 다시 민주주의, 민생 경제, 평화의 가치 아래 단합하고 통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윤석열 정부의 실정에 맞서기 위해 단합해야 한다고 야권에 주문한 것으로 해석되는 한편 탈당과 신당 창당을 앞두고 있는 이낙연 전 대표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 전 대표 측은 현재 창당 발기인 인사를 모으는 등 신당 창당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지난달 말 이재명 대표와의 회동에서 '사퇴나 통합 비대위 요구 수용은 어렵다'는 취지의 말을 들은 뒤 "제 갈 길을 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 내에선 양측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평가도 나왔다.

다만 이재명 대표 피습 사건으로 신당 창당 일정이 지연되는 등 차질을 빚은 데 이어 문 전 대통령의 야권 통합 발언까지 이어지면서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편 문 전 대통령은 이날 기념행사 이후 '이 전 대표의 창당 가능성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이 전 대표도 탈당 등 관련 질문에 침묵했다.

이 전 대표,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3총리 연대설'이 거론되는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문 전 대통령의 메시지에 대해 "항상 최고의 말씀"이라며 원론적인 입장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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