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탄생 100주년, 여야 한자리… DJ 정신 "통합·관용" 강조

이지운 기자 2024. 1. 6.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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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탄생 100주년 '묵념하는 참석자들'/사진=뉴스1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 행사가 6일 열렸다. 행사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 한덕수 국무총리,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여야 인사들이 참석해 김대중 정신을 기리며 통합과 화합을 외쳤다.

김대중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는 이날 오후 2시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김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행사에 참석한 인사들은 김 전 대통령의 관용과 통합 정신을 본받아 통합·관용을 강조하며 여야 갈등 상황을 풀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통령은 직접 축사를 낭독하며 김 전 대통령의 업적을 기렸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은 독재 정권과 맞서며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를 위해 평생을 바친 지도자로 세계인의 존경을 받았다"며 "많은 핍박을 받았음에도 집권 후 일체 정치보복을 하지 않은 통합의 정치를 펼쳤다"고 말했다.

이어 "그의 유지에 따른 야권 대통합으로 민주통합당이 창당됐고 끝내 정권교체를 해낼 수 있었으나 오늘 우리는 김 전 대통령 앞에서 부끄럽다"며 "김 전 대통령이 염원했던 세상이 다시 멀어지고 있고 세상이 거꾸로 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시 마주한 위기 앞에서 김대중 대통령 마지막 유언처럼 우리는 또다시 민주주의, 민생경제, 평화의 가치 아래 단합하고 통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념식 공동추진위원장을 맡은 한덕수 국무총리도 축사를 통해 "김대중 (전) 대통령님의 유산을 깊이 새기며, 분열과 갈등을 넘어 신뢰와 통합의 시대를 여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그는 김대중 정부에서 통상교섭본부장,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을 역임한 바 있다.

한 총리는 "김대중 대통령님은 민주, 인권, 평화와 번영의 가치를 수호하며, 국민을 위해 서로의 생각과 마음을 통합해 온, 한국 현대사의 거인"이라며 "김대중 대통령님께서 남기신 민심을 받드는 지혜, 위기를 극복하는 지혜, 통합의 지혜에서 교훈을 얻고자 한다"면서 "그것이 우리 모두의 시대적 소망"이라고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계셨기에 이 위대한 나라가 더 자유로워지고 더 평등해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저는 여당인 국민의힘 대표로 온 것이기도 하지만 김대중 대통령님의 시대를 산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온 것이기도 하다"면서 "저는 90년대에 대학을 다녔다. 그때 김대중 대통령의 새 정부가 미증유의 경제 위기 속에 출발했다. 나라의 존망을 걱정할 정도로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김 전 대통령은 특유의 뚝심과 지혜로 사람들의 마음을 한데로 모아서 위기를 극복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김 전 대통령의 어록 중 '인생은 생각할수록 아름답고 역사는 앞으로 발전한다'는 말을 인용해 "인생은 아름답고 역사는 발전할 것"이라며 축사를 마무리했다.

흉기 피습으로 건강을 회복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기념회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고민정 최고위원이 대독한 축사를 통해 "김 전 대통령의 '이 나라의 민생경제와 남북관계가 모두 위기입니다. 어떻게 해야 합니까'라는 말씀은 마치 오늘의 현실을 질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를 겨냥해 "지난 1년 7개월, 언론탄압과 노동탄압이 되살아났다. 표현의 자유도 집회, 시위의 자유도 제한됐다"며 "정당한 권력 감시도, 견제와 균형도 불가능해졌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위기에 처한 민주주의와 민생 그리고 평화를 우리 손으로 지키자"며 "우리가 하나가 될 때 우리는 해 낼 수 있다. 새로운 민주주의와 미래 그리고 희망을 위해 다 함께 나아가자"고 했다.

한편 김 전 대통령은 1924년 1월 6일 전라남도 신안군 하의면에서 태어나 1998년부터 2003년까지 15대 대통령으로 재임한 뒤 2009년 8월 18일 서거했다.

이지운 기자 lee101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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