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수 없는 이적...'토트넘 방출' 다이어, 뮌헨 이적 발표 임박→케인과 재회+김민재 파트너로

김대식 기자 2024. 1. 6.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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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토트넘 방출 명단에 오른 에릭 다이어가 바이에른 뮌헨으로 합류하기 직전이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다이어의 미래는 불보는 것처럼 뻔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요코하마 마리노스에 있을 때부터 공격적인 축구를 추구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셀틱 시절에 공격 축구를 더욱 극대화시킨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토트넘에서도 지금까지의 흐름을 이어가겠다고 언급했다.

공격적인 축구를 추구하는 데에 있어서 기반은 수비력이다. 높은 수비 라인을 유지해야만 전방에 많은 선수들을 배치해서 수적 우위를 확보할 수 있고, 이를 통대로 상대 수비라인을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높은 수비 라인 유지에 있어서 제일 중요한 건 센터백의 수비 역량이다.

먼저 민첩하고, 발이 빨라야 한다. 공격 축구를 펼치는 팀일수록 센터백이 커버해야 하는 수비 범위가 넓어지게 된다. 이때 센터백이 민첩하지 않거나 발이 느릴 경우에, 상대 역습에 취약해지면서 팀의 약점으로 전락할 수 있다.

다이어는 이러한 역할에 있어서 가장 상극인 센터백이었다. 한때는 수비형 미드필더로서도 뛰어난 가치를 보여줬던 다이어였지만 조세 무리뉴 감독 부임 이후 센터백으로 포지션이 굳어진 뒤로 수비 범위가 매우 좁아졌다. 신체 능력이 하락하면서 민첩함과는 거리가 멀어졌다. 그렇다고 대인 수비력이 뛰어나거나 발이 빠른 수비수도 아니었다. 오히려 수비력도 떨어지고, 발도 느린 수비수에 속했다.

이에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팀에 센터백 영입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다이어는 설 자리를 잃어버릴 것처럼 보였다. 팀의 주장단의 일원이었던 선수였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주장직에 손흥민을 임명했고, 부주장 자리에 제임스 매디슨과 크리스티안 로메로를 앉혔다.

다이어는 프리시즌 경기에서도 여전히 수비력 문제를 드러냈고,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신뢰를 받지 못하면서 많은 이적설이 쏟아졌다. 토트넘도 계약이 1년 남은 다이어와 재계약을 하지 않고, 매각을 선호했다. 다이어를 팔아 주급에서 여유분이 생기면 잔여금을 새로운 센터백에 투자하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다이어는 끝끝내 이적을 거부했다. 다이어는 "난 토트넘에 있을 것이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사안을 잘 조절 중이다. 잘 쉬고, 건강하고, 잘 훈련하고 있다. 나는 토트넘의 입장을 대변할 수 없다. 스스로 말할 수 있는 건 좋은 시즌을 보내도록 노력할 것이라는 것뿐"이라며 숱한 방출설에도 잔류하겠다고 확실히 밝혔다.

그는 "난 29살이다. 앞으로 최고의 시절이 올 것이라고 진심으로 믿고 있다. 믿는 수준이 아니라 알고 있다. 내 좋은 친구인 얀 베르통언과 무사 뎀벨레는 30대 초반에 전성기를 보냈다"며 자신이 다시 한번 전성기를 보낼 수 있다는 믿음을 보였다.

다이어의 굳은 의지에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선택에 다이어는 후순위로 밀려났다. 새로 영입된 미키 판 더 펜이 빠르게 주전 자리로 올라섰고, 로메로와도 좋은 호흡을 보여줬다. 다이어는 센터백 포지션을 두고 풀백인 벤 데이비스나 에메르송 로얄한테도 입지가 밀려났다. 결국 이적시장 막판이 되어서야 다이어는 새로운 구단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이때 다이어의 자존심은 대단했다. 토트넘보다도 더 뛰어난 구단으로 이적을 추진했다. 다이어는 바이에른 뮌헨과 도르트문트에 자신을 영입해달라고 역오퍼를 넣었다. 당시 독일 '스카이 스포츠'에서 활동하며 독일 이적시장에 능통한 플로리안 플레텐버그 기자는 개인 SNS를 통해 "다이어가 지난 며칠 동안 연이어 뮌헨에 자신을 역오퍼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스카이 스포츠'의 카베 솔헤콜 기자 또한 "현재 독일에서 다이어에 관한 약간의 줄다리기가 진행되고 있다. 우리가 가진 모든 정보에 의하면 그는 토트넘에 남길 원한다는 것이다. 그는 다른 옵션을 찾고 있으며 독일에 아주 좋은 두 가지 옵션이 있다. 하나는 뮌헨에서 해리 케인과 함께 뛰는 것이다. 도르트문트도 그를 영입하기 위해 매우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뮌헨도 센터백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김민재라는 월드 클래스 센터백을 영입했지만 뤼카 에르난데스와 벵자맹 파바르가 각각 파리 생제르맹(PSG)과 인터밀란으로 이적하면서 절대적인 숫자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김민재, 마타이스 데 리흐트, 다요 우파메카노로 1시즌을 모두 소화하기엔 리스크가 높았다.

그래도 다이어는 영입해선 안된다는 팬들의 목소리가 빗발쳤다. 토트넘에서 보여준 모습이 너무나 실망스러웠기 때문이다. 놀랍게도 토마스 투헬 뮌헨 감독은 다이어 영입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센터백과 수비형 미드필더를 동시에 볼 수 있다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

플레텐버그 기자는 "다이어는 센터백과 수비형 미드필더로 뛸 수 있어서 내부적으로 영입 가능성이 논의됐다. 뮌헨 보드진은 여전히 논의 중이다"고 설명했다. 최종적으로는 불발됐다.

불발된 이유조차도 놀라웠다. 영국 '가디언' 등에서 활동하며 유럽 이적시장 전문가로 알려진 파브리시오 로마노 기자는 6일(이하 한국시간) 개인 SNS를 통해 "투헬 감독은 지난 여름에도 다이어를 원한 적이 있다. 당시 문제는 개인 조건에서 다이어가 2026년 6월까지 3년 계약을 요구했다는 점이었다"고 설명했다.

다이어는 뮌헨 이적이 불발된 후 토트넘의 매각 시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팀에 남았다.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센터백이 줄부상을 당하는 와중에도 다이어는 제일 끝순위로 고려됐다. 데이비스와 에메르송에게도 밀리는 입지였다.

결국에는 다이어와 토트넘이 자유계약으로 헤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대다수였다. 다이어 입장에는 자유계약자가 된 후에 팀을 골라야 더 좋은 대우를 받고 이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 '풋볼 런던'은 지난 12월 "1월은 재정적 관점에서 다이어와 결별하기에 가장 이상적인 시기다. 그러나 선수의 관점에서는 여름 이적시장이 되면 구단도 선택할 수 있고, 계약금도 받을 수 있기에 토트넘에 머무는 게 나을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혹은 다이어가 자신의 친정인 스포르팅 리스본으로 돌아간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영국 '토크 스포츠'는 "다이어는 리스본으로의 감동적인 복귀를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 우리는 다이어가 해외 이적을 선호한다고 알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데일리 메일

여러 이적설과 루머가 빗발치는 상황 속, 다이어의 최종 행선지는 충격적이게도 뮌헨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 '풋볼 인사이더'는 5일 "토트넘 수비수인 다이어가 뮌헨과의 계약에 합의했다. 토트넘에서 인기를 얻지 못한 다이어는 과거 동료이자 토트넘의 전설인 케인과의 재회하게 되면서 놀라운 이적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속보를 내놓았다.

이어 "다이어는 케인의 승인을 받아 뮌헨에 합류하기로 결심했고, 토트넘이 새로운 수비수 영입을 완료하면 계약이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토트넘은 시즌이 끝나면 계약이 만료되는 다이어를 내보내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소식은 사실이었다. 지난 여름 다이어의 뮌헨 이적설을 집중적으로 다뤘던 플레텐버그 기자 역시 개인 SNS를 통해 "다이어는 여전히 뮌헨의 영입 리스트에 있다. 뮌헨과 잠재적인 이적에 대해서는 구두합의에 도달했다. 아직 최종적인 결정은 나오지 않았다. 뮌헨은 다른 선수들도 모색 중이지만 투헬 감독은 압력을 넣고 있다. 가능한 한 빨리 새로운 선수를 데려오길 원한다"고 자세한 소식을 전했다.

로마노 기자 역시 같은 소식을 전했다. "다이어는 뮌헨이 고려하고 있는 센터백 옵션 가운데 하나이며 이미 지난 여름 논의가 이루어지기도 했다. 토트넘은 새 센터백 영입 즉시 다이어가 떠날 수 있도록 문을 열었다. 뮌헨은 며칠 안으로 결정을 내릴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토트넘은 현재 새로운 센터백 타깃으로 라두 드라구신을 영입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2002년생인 드라구신은 이탈리아 명문인 유벤투스에서 잠재력을 보고 키워낸 선수다. 유벤투스 주전으로 뛰는데는 실패했지만 제노아에서 제대로 꽃을 피우고 있다. 191cm라는 좋은 신체 조건을 바탕으로 공중볼 장악력도 뛰어나다. 속도도 빨라 수비 범위도 넓어 현대 축구가 원하는 센터백의 역할을 잘 보여줄 수 있는 선수로 평가된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판 더 펜과 로메로가 자리를 비워도 자신의 축구가 유지될 수 있도록 센터백 영입을 구단에 다시 한번 요청했다. 토트넘은 현재 드라구신과 개인 조건에서는 합의를 이뤄냈다. 이적이 지체되고 있는 부분은 제노아와의 이적료 협상이다.

사진=더 선

토트넘의 의지가 더욱 강력해 빠르게 이적이 진전될 것처럼 보였지만 걸림돌이 발생했다. 김민재가 뮌헨으로 이적하면서 수비가 부실해진 나폴리가 적극적으로 하이재킹을 시도 중이다. 이탈리아 이적시장 전문가인 잔루카 디 마르지오는 5일 "나폴리는 드라구신 영입 경쟁에서 토트넘을 추월하려고 시도 중이다. 지난 몇 시간 동안 나폴리는 토트넘을 경쟁에서 이기려고 밀고 나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원래 나폴리는 2000만 유로(약 287억 원)에 레오 외스티고르를 보내주는 조건을 제노아에게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 이에 나폴리는 기존 조건에 제노아와 협상 중이었던 알레산드로 자놀리 거래를 추가했다. 나폴리는 드라구신을 자신들에게 팔지 않으면 자놀리 거래도 취소하겠다고 압박했다.

나폴리의 적극적인 구애 속에 드라구신의 행방이 묘연해진 상황, 다이어의 뮌헨 이적이 이뤄지기 위해선 토트넘이 새로운 센터백을 반드시 구해야만 한다. 다이어와 김민재가 호흡을 맞추는 그림이 뮌헨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현재로선 매우 높다.

한편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6일 진행된 번리와의 FA컵 경기 후 다이어와 관련된 질문에 발끈했다. 다이어는 이번 경기에서 명단에서 제외됐는데 그 이유가 뮌헨과의 이적이 합의됐기 때문이라는 루머가 있었다.

이를 두고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부상을 입었고 훈련 중 통증을 느껴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이적과 연결된 것이 아니다. 내 진실성에 의문을 품지 말아라. 부상을 입었으니 그 부분만 물어봐야 할 것 같다"며 다소 강하게 답변했다.

그는 부상이다. 만약 그가 다치지 않았다면, 선발로 선택하지 않았다고 말했을 것이다. 나는 쉽게 말할 수 있다. 그는 부상이고 다른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는 내 관심사가 아니다. 들은 바가 없다. 만약 뭔가 있다면 나도 알게 될 것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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