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데스도 씹어먹는 괴물' 김민재, 전반기 '베스트11' 뽑혔다! 볼터치 1위+패스 2위+전 경기 선발 미쳤다
독일 분데스리가 사무국 6일(한국시간) 공식 채널을 통해 2023~2024시즌 분데스리가 전반기 베스트 11을 공개했다. 4-3-3 포메이션에서 김민재는 왼쪽 센터백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사무국은 "김민재는 지난해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최고 수비수로 선정된 바 있다. 분데스리가에 온 뒤에는 리그 15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하며 빠른 적응을 마쳤다"며 "90분당 터치 1위(113회), 패스 횟수 2위(1402회) 등을 기록했다"고 기록했다. 그러면서 '괴물'이란 표현을 썼다. "이제 '괴물'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출전한다. 한국 국가대표에 합류하기 전 김민재는 올해의 한국 축구선수로 선정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전반기 김민재의 활약은 눈부셨다. 15경기 모두 선발로 뛰며 1골을 넣었다. 토마스 투헬 감독의 무한 신뢰 속에 DFB 포칼 1경기, UCL 1경기를 제외하고 올 시즌 공식전 모든 경기를 소화했다. 리그 정상급 센터백이자 동료인 다요 우파메카노, 마타이스 데 리흐트보다 더 많은 경기를 뛰고 있다. 시즌 초반 쉴 새 없는 강행군 속에 혹사 우려를 나을 정도였다.
베스트 11 최전방에는 해리 케인(뮌헨), 세루 기라시(슈투트가르트), 르로이 자네(뮌헨)가 이름을 올렸다. 2선은 사비 시몬스(라이프치히), 그라니트 자카, 플로리안 비르츠(이상 레버쿠젠)가 구성했다. 포백은 알렉스 그리말도, 제레미 프림퐁(이상 레버쿠젠), 마츠 후멜스(도르트문트)가 김민재와 함께 이름을 올렸다. 최고 거미손은 그레고르 코벨(도르트문트) 차지였다.
레버쿠젠 선수가 4명으로 가장 많고 뮌헨이 3명, 도르트문트 2명, 슈투트가르트와 라이프치히가 각각 1명씩 뽑혔다.
사무국은 "케인은 독일에 온 뒤 여러 신기록을 작성했다. 분데스리가 역사상 15경기 만에 21골을 넣은 선수는 케인이 최초다. 득점 기댓값(14.9)에 비해 월등히 많은 골을 넣었다. 유럽 골든 부츠 경쟁에서도 선두다. 올 시즌 리그 최고 선수는 당연히 케인이다"라고 평했다.
뮌헨의 측면 공격수 자네도 칭찬했다. 사무국은 "자네는 전반기 막판 올 시즌 유럽 5대 리그에서 8골-8도움을 올린 유일한 선수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키패스 리그 1위(45회)에 올랐고 자네의 올 시즌 전반기 8골은 개인 최고 기록이다. 무엇보다 케인과 좋은 호흡을 펼쳤다"고 전했다.
베스트11에는 월드클래스 선수들이 가득했다. 최전방 스리톱에는 킬리안 음바페(PSG), 엘링 홀란드(맨시티), 해리 케인(뮌헨)이 차지했고 중원은 케빈 데 브라위너(맨시티), 주드 벨링엄(레알 마드리드)가 꾸렸다. 측면 미드필더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 로드리(맨시티)가 차지했다. 스리백에는 김민재를 비롯해 알폰소 데이비스(뮌헨), 후벵 디아스(맨시티)가 포진했다. 최고 골키퍼 영예는 에데르송(맨시티)이였다.
지난 시즌 트레블(EPL·FA컵·UCL)을 이룩한 맨시티 선수가 5명으로 가장 많았다. 뮌헨 선수도 김민재, 케인, 데이비스까지 3명이나 이름을 올렸다. '축구 황제' 메시와 차세대 황제로 거듭나는 음바페가 이름을 올린 것도 눈길을 끈다. 김민재는 쟁쟁한 '월클' 사이에서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했다.
IFFHS은 2023년 활약을 바탕으로 이번 베스트11을 선정했다. 특히 통계를 기반으로 선정해 기준이 더욱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재는 팬들의 지지뿐 아니라 통계에서도 활약을 인정받고 있다.
김민재는 최근 축구 전문 스코어90이 뽑은 '2023년 수비수 베스트10'에도 뽑힌 바 있다. 매체는 김민재를 6위로 선정했다. 해당 랭킹은 센터백뿐 아니라 풀백 포지션도 포함된 랭킹이라 더욱 경쟁이 치열했다. 모든 수비 포지션 중 김민재가 베스트10 안에 들었다는 것은 놀라운 성과다.
1위부터 4위까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소속 선수들이 차지했다. 1위는 윌리엄 살리바(아스널), 2위 카일 워커(맨시티), 3위 후벵 디아스(맨시티), 4위 버질 반 다이크(리버풀), 5위 페데리코 디마르코(인터밀란)로 나타났다. 6위가 김민재, 7위 아치라프 하키미(PSG), 8위 트렌트 알렉산더 아놀드(리버풀), 9위 알폰소 데이비스(바이에른 뮌헨), 10위 로날드 아라우호(바르셀로나)였다.
뽑힌 10명 중 센터백은 김민재를 포함해 5명, 풀백도 5명이다. 리그별로는 EPL 선수가 5명, 분데스리가 2명, 세리에A 1명, 라리가 1명, 리그앙 1명이었다.
직전 슈투트가르트전에서 김민재는 분데스리가 데뷔골을 넣으며 엄청난 포퍼먼스를 과시했다. 후반 18분 뮌헨의 코너킥 상황에서 알렉산더 파블로비츠가 오른쪽 코너에서 올린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나폴리 소속이던 지난해 9월 라치오전 이후 1년 3개월 만에 터진 골이었다. 득점 후 '베테랑' 토마스 뮐러, 중앙 수비 파트너인 다욧 우파메카노가 김민재를 껴안으며 축하했다. 김민재의 활약에 힘입어 뮌헨은 3-0으로 승리했다.
다만 케인의 골을 도왔던 김민재의 도움 기록이 취소됐다. 김민재는 후반 10분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상대 수비수와 경합에서 이겨내며 헤더로 패스했다. 이를 케인이 문전에서 머리로 밀어 넣어 득점을 완성했다. 분데스리가 데뷔골과 데뷔 도움을 같은 날 동시에 터트린 순간이었다. 경기 후 분데스리가 홈페이지는 김민재의 올 시즌 공격포인트를 1골1도움으로 표시했다. 하지만 하루가 지난 19일 김민재의 도움 기록이 없었다. 공중볼 경합 과정에서 김민재의 헤더가 상대 수비수 머리에 맞았다는 판단인 것으로 보인다.
슈투트가르트전 더 많은 공격포인트를 올릴 수 있었지만 아쉬운 판정 속에 득점도 취소됐다. 데뷔골이 터지기 전엔 전반 24분 프리킥 상황에서 알렉산더 파블로비치가 올려준 킥을 김민재가 헤더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지만 비디오판독(VAR) 결과 뒤늦게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김민재는 나폴리에서 활약을 발판삼아 올 여름 '독일 명가' 뮌헨으로 이적했다. 뮌헨 외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시티, 파리 생제르맹 등 여러 빅클럽들이 러브콜을 보냈지만 김민재는 토마스 투헬 감독이 이끄는 뮌헨을 최종 선택했다. 김민재 바이아웃 조항을 발동한 뮌헨은 아시아 역대 최고 이적료인 5000만 유로(약 710억 원)의 이적료를 지불했다.
매체는 "김민재가 나폴리의 계약(바이아웃)을 봤을 때 그가 여름에 떠나는 것은 분명해 보였다. 뮌헨은 바이아웃 조항을 노렸고 결국 이적은 이뤄졌다. '번개' 같이 빨랐던 이적은 김민재의 업적을 더 위대하게 만들었다. 번개처럼 지나간 김민재의 업적을 나폴리 사람들은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 구단 역사상 최고 수비수를 봤다는 것을 마음에 담고 있다"고 전했다.
이밖에 김민재는 아시아 출신 수비수 역대 최초로 발롱도르 후보에 오르는 역사를 썼다. 한국 선수가 발롱도르 후보에 오른 건 김민재가 4번째다. 2002년 설기현을 시작으로 2005년 박지성, 2019년과 2022년 손흥민이 후보에 올랐다. 손흥민은 지난해 아시아 역대 최고 기록인 11위를 차지한 바 있다.
그동안 아시아 선수에게 발롱도르는 공격수와 미드필더에게만 허락된 영역이었다. 1998, 1999년 나카타 히데토시(일본), 2002년 설기현, 2005년 박지성, 2007년 유니스 마흐무드(이라크), 2019년, 2022년 손흥민까지 공격수와 미드필더가 아니면 발롱도르 후보에도 오르지 못했다. 하지만 김민재는 수비수로서 엄청난 존재감으로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이탈리아 '에어리어 나폴리'는 "나폴리는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최고의 선수들 대부분을 지켰다. 주축 공격수 빅터 오시멘과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 중원 핵심 스타니슬라프 로보트카가 팀에 남았다. 딱 하나의 예외가 있다면 김민재였다. 김민재는 바이아웃 5000만 유로(약 715억원)로 뮌헨으로 이적했다"며 "나폴리가 김민재를 너무 싸게 팔았다. 모두가 나폴리를 비웃을 것"이라고 전했다.
터키 언론도 세계 최고 수비수로 떠오른 김민재를 극찬했다. 터키 '아잔스 스포르'는 이날 김민재의 발롱도르 순위 소식을 전하며 "페네르바체에서 뛰었던 김민재가 맨체스터 시티 센터백 듀오를 제쳤다"고 기뻐했다. 터키와 김민재는 인연이 깊다. 김민재가 2021년 베이징 궈안에서 페네르바체로 이적해 유럽 생활을 처음 시작했던 곳이다. 터키 언론은 김민재가 페네르바체에서 뛸 당시 "마치 벽 같다"고 자주 극찬을 쏟아낸 바 있다. 리그 31경기 포함 공식전 40경기를 소화한 김민재는 페네르바체에서 활약을 발판 삼아 한 시즌 만에 세리에A의 나폴리로 이적했다.
터키 '아잔스 스포르'는 해마다 급상승한 김민재의 이적료에 주목했다. 매체는 "김민재는 단 300만 유로(약 42억원)로 페네르바체로 왔다. 이어 한 시즌 만에 이적료가 1800만 유로(약 257억원)로 뛰어 나폴리로 이적했다. 그리고 지난 시즌 '거함' 뮌헨으로 5000만 유로(약 714억원)로 이적했다"고 설명했다.
국제선수상은 AFC 가맹국 선수 중 자국 리그를 떠나 해외 무대에서 뛰는 선수들을 대상으로 2013년부터 시상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한국 선수로는 손흥민이 2017년, 2019년, 2023년 세 차례 수상한 것이 전부였다. 김민재는 한국 선수로는 두 번째, 수비수로는 최초로 수상하며 한국 축구의 역사를 또 새로 썼다. 수비수로는 초대 수상자인 나가토모 유토(일본)에 이어 두 번째다.
AFC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김민재는 나폴리가 클럽 역사상 처음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에 진출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세리에A 리그에서는 16번의 클린시트, 2골 2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나폴리가 33년 만에 스쿠데토를 따내는 데 기여했다"고 전했다. 수상은 나폴리 시절 활약 덕이었다.
분데스리가 사무국은 김민재를 '괴물'(The Monster)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김민재는 슈투트가르트전에서 그라운드 전후방을 가리지 않고 압도적인 포퍼먼스를 보여줬다. 뮌헨 이후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고 칭찬했다. 이어 "전반전에 헤더로 골을 넣었지만 오프사이드로 취소된 후 결국 후반전에 골을 넣었다. 이에 앞서 케인의 골을 돕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11라운드 하이덴하임전에서 김민재는 2-1로 앞선 후반 25분 뮌헨 진영 최후방에서 볼을 잡아 앞으로 패스했지만 얀-니클라스 베스테가 재빨리 볼을 가로채 위기를 맞았다. 김민재가 돌파하는 베스테를 향해 황급히 태클했지만 오히려 김민재의 발에 맞고 굴절돼 볼은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김민재의 패스미스와 태클 모두 아쉬운 순간이었다.
자르브뤼켄과 DFB 포칼컵에서도 김민재는 빌드업 과중 중 패스미스를 저질렀다. 전반 추가시간 김민재가 수비진영에서 중원의 프란스 크레치히에게 패스했다. 하지만 전방압박을 하는 루카스 보에더에게 볼을 빼앗겼다. 이후 보에더가 골문으로 쇄도하는 파트리크 존트하이머에게 전진 패스했다. 존트하이머는 김민재의 태클을 피해 슈팅해 골망을 흔들었다. 경기 후 투헬 감독은 "김민재가 상대의 압박을 받던 크레치히에게 패스한 것은 좋지 않은 선택이었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뮌헨 출신 전설이자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인 로타어 마테우스가 김민재를 비판하기도 했다. 마테우스는 지난 뮌헨이 4라운드 라이프치히 원정에서 2-2로 비기자 "김민재는 뮌헨의 불안요소다. 기대만큼 해내지 못하고 있다"며 "분데스리가에 익숙해져야 한다. 이탈리아에서 해낸 업적을 봤을 때 아직 부족하다"고 말했다.
현재 김민재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출전을 위해 한국 대표팀에 합류한 상황이다. 김민재 없이 리그를 치러야 하는 뮌헨에게 아쉽지만 한국 축구가 반세기 넘게 이루지 못한 아시안컵 우승 한을 풀기 위해서는 핵심 수비수 김민재의 존재가 필수다.
박재호 기자 pjhwak@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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