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병 이봉주 허리 펴다...“다시 달리고 싶어요”

‘근육 긴장 이상증’에서 점차 회복, 봉사 활동에도 참여

난치병 투병 중인 이봉주 마라토너가 4일 허리를 꼿꼿하게 세운 모습으로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YTN 캡처]

마라톤 42.195km를 예사로 뛰던 '철인'의 투병 소식은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갑자기 난치병을 앓아 등이 굽고 목이 꺾이는 증세로 고생하던 이봉주(53) 마라토너가 허리를 편 상태로 방송에 출연했다.

그는 "건강이 계속 좋아지고 있어 조만간 달리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4일 YTN '뉴스라이더'에 나온 그는 "지금 (건강을) 많이 회복한 상태고, 계속 재활 치료를 하고 있다"며 "곧 건강한 모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2020년 원인을 알 수 없는 증상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근육이 굳고 몸이 뒤틀린 것이다. 건강엔 자신이 있었던 세계적인 마라토너로선 충격이 컸다. 그는 '근육 긴장 이상증(dystonia)'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근육이 갑자기 수축하여 뒤틀리거나 움직이는 증상이 나타난다. 손이나 몸통이 꼬이는 등 자세도 변할 수 있다. 2021년에는 장시간에 걸쳐 수술도 받았다.

그는 이날 방송에서 시종 허리를 꼿꼿이 세운 자세를 유지했다. 증세가 호전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그는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배 주위가 굳고 앞으로 구부러지는 상황이었다"면서 "누구보다도 건강을 자신했는데 몸이 안 좋아지다 보니 (일상생활이) 많이 위축됐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증세가 좋아지고 있는 것과 관련 "집에서 재활에 열중한 게 가장 큰 효과를 본 것 같다"며 "아무래도 가족들의 응원이 제일 컸고, 많은 분들이 제 건강을 걱정하고 응원해 준 덕분"이라고 말했다.

건강이 호전된 그는 봉사활동도 다시 시작했다. 자신의 이름을 딴 봉사 단체 '봉주르'를 통해 어려운 이웃에게 도시락 제공, 청소 봉사를 하고 있다. 그는 "마라톤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어려운 이웃들에게 도움을 주는 단체를 만들었다. 이웃들과 공감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회원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하다 보니 (투병중인) 저도 큰 힘을 얻는다"고 말했다.

그는 "아플 때는 한 시간이라도 운동장에서 달리는 것이 소원이었는데, 조만간 그런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올해는 꼭 건강을 회복해 달리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봉주 마라토너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냈고 2001년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한국의 간판 마라토너로서 큰 활약을 펼쳤다.

◆ 근육 긴장 이상증?

일반적인 근육 긴장 이상증에 대해 알아보자. 이 병은 뇌신경계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병이다. 초기에 정확한 진단을 받으면 충분히 치료할 수 있다. 처음에는 증상이 가벼워 의식을 못하는 경우가 있다. 잦은 눈 깜박임, 눈꺼풀의 경련, 말을 할 때 목이 조이는 듯한 느낌, 피곤할 때 목이 자꾸 한쪽으로 돌아가거나 당겨지는 증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증상이 심해지면 머리가 옆으로 돌아가거나 기울어질 수 있다. 뒤로 젖혀지는 경우도 있다. 큰 어려움 중 하나가 자세가 이상하게 보여 일상생활에 많은 제약이 따르는 것이다. 머리의 위치가 자연스럽지 못하고 걷기, 운전 등에도 어려움이 있다.

김용 기자 (ecok@korme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