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트레이드, 샌디에이고 높은 가격 책정” 김하성은 서울로 올 수 있을까

김태우 기자 2024. 1. 6.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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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오프시즌의 뜨거운 감자 중 하나로 떠오른 김하성
▲ 다양한 방면에서 재능을 가진 김하성은 트레이드 루머가 등장할 수밖에 없는 여러 조건을 갖췄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3-2024 메이저리그 오프시즌에서 트레이드 루머로 올스타 팀을 짠다면, 김하성(28‧샌디에이고)의 이름은 내야 어딘가에 반드시 있을 것이다. 잊을 만하면 트레이드 루머가 나온다. 성사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선수의 값어치를 인정받고 있다는 점에서 기분 나쁜 일은 아니다.

메이저리그 소식통 중 하나인 로버트 머레이는 6일(한국시간) ‘팬사이디드’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디 애슬레틱’의 (샌디에이고 담당기자) 데니스 린이 보도한 것처럼, 내야수 김하성은 광범위한 트레이드 관심을 이끌어내고 있다. 파드리스는 트레이드 협상에서 높은 가격을 책정했다”고 분위기를 전하면서 “28세의 김하성은 2024년 겨우 800만 달러를 받고, 샌디에이고에서 가장 생산적인 선수 중 한 명이기 때문에 A.J 프렐러 단장이 그의 이적을 꺼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팀의 핵심 내야수이자 이제 메이저리그에서도 주목하는 내야수로 발돋움한 김하성이 ‘트레이드 루머’에 시달리는 이유는 크게 네 가지다. 당연히 첫 번째는 김하성의 기량이다. 뛰어난 활용성을 가졌다. 특히 수비가 그렇다. 2022년 내셔널리그 유격수 부문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 2023년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 수상, 그리고 2023년 내셔널리그 2루수 부문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라는 화려한 수식어가 모든 것을 증명한다.

주 포지션인 유격수는 물론 지난해 2루에서도 최정상급 수비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3루 아르바이트도 훌륭하다. 게다가 공격에서도 뚜렷한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적응이 필요했던 2021년 데뷔 시즌을 빼면, 최근 2년은 공격 생산력에서도 리그 평균 이상이었다. 특히 지난해는 152경기에서 타율 0.260, 출루율 0.351, 17홈런, 60타점, 38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749로 대활약하며 리그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잘 치고, 잘 뛰고, 잘 잡은 시즌이었다.

두 번째는 현재 메이저리그 FA 시장에 유격수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미 메이저리그는 이른바 ‘대유격수’ 시대가 한 차례 거쳐 갔다. 리그를 대표하는 특급 유격수들이 저마다 대형 계약을 터뜨리며 한 차례 폭풍이 휩쓸고 지나간 상태다. 그 다음 매물이 마땅치 않다. 유격수가 필요한 팀들은 물론, 2루수가 부족한 팀들도 김하성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 김하성은 어느 포지션에 놔도 자신의 몫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세 번째는 김하성의 구단 친화적 계약이다. 김하성은 2021년 시즌을 앞두고 샌디에이고와 4년 총액 2800만 달러, 연 평균 700만 달러에 계약했다. 계약 당시에는 ‘중복 투자’ 비판이 있었으나 지금은 누구도 그런 말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염가, 헐값이다. 영입하는 구단은 금전적 부담이 없다. 2024년 시즌을 끝으로 다시 FA 자격을 얻기에 구단의 장기적인 계획에도 해가 되지 않는다. 이 세 가지를 합치면 당연히 트레이드 가치가 높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샌디에이고의 재정난이라는 네 번째 요소가 겹쳐 김하성 트레이드가 더 신빙성을 얻고 있다. 2023년 기준으로 뉴욕 메츠, 뉴욕 양키스에 이어 메이저리그 팀 연봉 3위였던 샌디에이고는 중계권사 파산 등 현금 흐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치세를 내지 않기 위해 일단 연봉 2억 달러 아래로 맞춘다는 계획이다. 그 과정에 걸림돌이 되는 건 눈물을 머금고 정리했다. 뉴욕 양키스로 트레이드한 후안 소토가 대표적이다. 마운드에서도 블레이크 스넬, 조시 헤이더, 세스 루고, 닉 마르티네스, 마이클 와카 등 핵심 선수들을 하나도 잡지 못하고 다 풀어줬다.

▲ 김하성의 기량과 구단 친화적 계약은 많은 구단들이 탐을 낼 수밖에 없다
▲ 김하성을 둘러싼 샌디에이고의 고민은 계속될 전망이다

2025년에는 팀 내 최고 내야 유망주인 잭슨 메릴의 본격적인 메이저리그 데뷔가 예정된 만큼, 계약 만료까지 1년이 남은 김하성을 팔고 대신 마운드나 다른 취약 지점에 도움이 될 만한 선수를 받는 게 이득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하성이 떠나도 3루는 매니 마차도, 유격수는 잰더 보가츠, 2루는 제이크 크로넨워스가 볼 수 있다.

다만 샌디에이고는 만능 키가 된 김하성을 놓는 것을 주저하고 있다. 프렐러 단장은 2022년 시즌이 끝난 뒤에도 김하성에 대한 트레이드 문의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당시도 김하성을 지킨 프렐러 단장은 이번에도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팔자니 팀 전력 약화가 너무 뻔해서다. 머레이가 지적한 부분도 이 지점이다. 그렇기에 만약 판다고 하면, 그만한 대가를 받겠다고 벼른다는 것이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의 칼럼니스트 앤서니 캐스트로빈스 또한 6일 자신의 칼럼에서 김하성 트레이드가 쉽지 않다는 전망을 드러내기도 했다. 캐스트로빈스는 현재 마이애미가 유격수 보강을 노리고 있으며 김하성이 그 후보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라 봤다. 하지만 웬만한 카드로는 샌디에이고의 눈높이를 맞출 수 없을 것이라 내다보며 김하성의 달라진 입지를 실감케 했다.

캐스트로빈스는 마이애미가 유격수 보강을 위해 내놓을 수 있는 카드로 우완 에드워드 카브레라(26)를 뽑았다.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의 카브레라는 2021년 마이애미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3년 동안 13승14패 평균자책점 4.01을 기록한 전형적인 선발 자원이다. 지난해에는 22경기(선발 20경기)에서 7승7패 평균자책점 4.24를 기록했다. 아직 다듬을 것은 있지만, 9이닝당 탈삼진 개수가 10.7개 이르렀을 정도로 구위는 위력적이었다. 풀타임으로 뛰면 10승이 유력한 투수고 나이도 아직 젊다.

하지만 캐스트로빈스는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카브레라로 골드글러브 수상자인 김하성을 영입하는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그것은 현실적이지 않다면 양키스의 오스왈드 페라자와 같은 선수를 위해 모험적인 트레이드를 할 수도 있다’고 짚었다. 카브레라 정도 카드로는 김하성을 영입하기 어렵다는 개인적인 의견을 내놓은 것이다. 선발 10승이 가능한 투수는 어디나 귀한데 김하성의 가치는 그 이상이라는 분석이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새해 업무를 시작하면서 이제 서서히 트레이드들이 터져 나오고 있다. 6일에는 사이영상 수상 경력이 있는 좌완 로비 레이가 샌프란시스코로 트레이드되기도 했다. 즉, 샌디에이고도 김하성을 팔려면 이제 움직일 때가 됐다는 의미다. 샌디에이고의 2024년 시즌 개막은 ‘서울 시리즈’에서 시작된다. 김하성이 익숙한 고척돔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는 1월 트레이드 시장 결과에 달렸을지 모른다.

▲ 이제 유망주 투수로는 트레이드를 시도도 못할 선수가 된 김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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