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애의 영화이야기] 유쾌한 천연덕스러움의 극치 ‘외계+인 2부’

현화영 2024. 1. 6.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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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동훈 감독의 '외계+인 2부'가 오는 10일 개봉한다.

시사회를 통해 먼저 만나봤는데, 1부에 이어 2부도 지닌 '외계+인' 시리즈의 매력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다.

그런데 '외계+인 2부'는 그럴듯함을 뛰어넘어 천연덕스러움을 드러낸다.

판타지 영화, SF 영화, 2편 영화의 미덕만 거부하지 않는다면, 유쾌한 천연덕스러움이 주는 재미에 푹 빠질 수 있는 매력적인 영화 '외계+인 2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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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외계+인 2부’(감독 최동훈, 2024) 스틸컷. 사진=CJ ENM
 
최동훈 감독의 ‘외계+인 2부’가 오는 10일 개봉한다. 시사회를 통해 먼저 만나봤는데, 1부에 이어 2부도 지닌 ‘외계+인’ 시리즈의 매력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다. 1부에 이어 더욱 강력하게 증폭된 유쾌한 천연덕스러움에 대한 짧은 의견이라 하겠다. 
영화 ‘외계+인 2부’(감독 최동훈, 2024) 스틸컷. 사진=CJ ENM
 
- 덜 빗나가는 예상과 유쾌함 

1부는 여러모로 예상과 기대를 빗나갔다. 그래서 호불호가 나뉘는 면도 있었다. 1부 초중반에는 아무래도 소개할 게 많았다. ‘오래전부터 머나먼 외계 어디선가 지구를 감옥으로 쓰고 있었다. 더 정확히는 인간의 뇌를 외계인 죄수의 감옥으로 활용하고 있었다.’라는 설정과 여러 캐릭터의 사연을 설명하는데 시간을 쓸 수밖에 없었다. 

그 과정에서 유독 예상이 빗나갔다. ‘이런 설정이라고?’ ‘이런 전개라고?’ 식의 의문이 누군가에게는 실망감을, 누군가에게는 호기심과 재미를 주었다. 인물도 여럿 나오다 보니, 누군가에게는 혼란스러움을 누군가에게는 흥미진진함을 주었다. 

2부는 초반에 매우 짧게 1부 복습을 한다. 1부에서 꽤 길게 설명한 여러 상황을 퉁 치고 넘어가는 기분이 들 정도인데, ‘시간 여행을 해?’ ‘아빠가 로봇 아니 프로그램이라고? 그것도 외계에서 온?’ ‘요물 잡는 도사라고?’ 등 말이 되나 싶었던 설정이 당연하다는 듯 스쳐 지나간다. 

그렇게 2부를 보다 보면, 슬슬 예상도 하게 되고, 그중 몇은 ‘정답!’의 재미도 준다. 빗나감과 맞음의 공존이 유쾌함을 증폭한다. 신비로운 자연 현상, 지구 정복, 국가 연합 등 판타지 영화나 SF 영화의 흔한 키워드는 애초부터 등장하지 않아 더욱 유쾌하다. ‘아! 이렇게 된다고?’의 통쾌함도 크다.

영화 ‘외계+인 2부’(감독 최동훈, 2024) 스틸컷. 사진=CJ ENM
 
- 천연덕스러운 인물들  

사실 호불호가 갈리기도 영화적 설정은 판타지 영화나 SF영화의 미덕이라고도 할 수 있다. 애초부터 현실감은 불가능한 설정이지만, 나름의 그럴듯함은 요구하기 때문이다. 그게 바로 어려운 지점이다. 많은 영화가 나름의 논리를 제시하기 위해 노력한다. 다큐멘터리일 필요는 없지만, 언뜻 그럴듯해 보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외계+인 2부’는 그럴듯함을 뛰어넘어 천연덕스러움을 드러낸다. 이건 2부, 2편의 미덕이기도 하다. 1부를 봤다면, 아는 사실이니 이상치 않고, 1부를 못 봤다 해도, 1부에서 나왔거니 할 수 있다. ‘외계+인 2부’의 인물은 잠시만 보다 보면, 금방 이해될 정도로 영화의 전개가 친절하다.

예를 들어, 영화 초반 1부 복습 시퀀스에서 이안(김태리)의 내레이션을 듣다 보면, 이전 상황만 이해되는 것이 아니라, 이안의 간절함, 안타까움, 외로움도 느껴진다. 무륵(류준열)은 자칭 도사에 이안에 대한 기억까지 떠오른 인물이다. 도사로서 요물을 잡아야겠고, 친구로서 이안을 도와야겠다.

영화 ‘외계+인 2부’(감독 최동훈, 2024) 스틸컷. 사진=CJ ENM
 
흑설(염정아)과 청운(조우진) 역시 도사다. 도사니 요물을 잡아야겠고, 요물과 싸우는 이안과 무륵을 같은 편으로 받아들인다. 맹인 검객 능파(진선규)는 눈을 뜨고 싶고, 신검이 효력이 있다고 하니 찾아야겠다. 

1부에선 우리 편 여부를 탐색할 시간이 필요했다면, 2부에서는 처음부터 명확하다. 이안, 무륵, 흑설, 청운은 우리 편이다. 썬더(김우빈)도 인간인지 외계인인지 로봇인지는 모르겠으나, 이안이 그리워했던 우리 편이다. 자장과 설계자(소지섭)은 누가 봐도 우리 편이 아니다. 특히 우리 편의 케미도 매우 좋아서, 자유로운 천역덕스러움의 조화 너머 극치가 유쾌 통쾌하게 전해진다. 

판타지 영화, SF 영화, 2편 영화의 미덕만 거부하지 않는다면, 유쾌한 천연덕스러움이 주는 재미에 푹 빠질 수 있는 매력적인 영화 ‘외계+인 2부’다. 

송영애 서일대학교 영화방송공연예술학과 교수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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