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 암살자' 블랙아이스···스노체인 일체형 타이어 나온다 [Car톡]
마른 노면 대비 7배···중량 클수록 제동거리 ↑
안전거리 확보하고 브레이크 나눠서 밟아야
현대차·기아, 스노체인 일체형 타이어 개발
기술 고도화·성능 테스트 거쳐 양산 검토
지난 4일 오전 5시 24분께 세종시 세종동 금빛노을교에서 차량 29대가 잇따라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약 1시간 뒤인 6시 27분에는 금빛노을교 근처인 아람찬교에서 8중 추돌사고가 일어났다. 각 사고로 총 14명 부상자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사고 원인은 다름 아닌 겨울철 ‘빙판길’이다. 당시 사고 현장에는 사람이 걷기 힘든 정도의 블랙아이스(도로 위 살얼음)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은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선 운전자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완성차 업계에서도 빙판길 사고 위험을 낮추기 위한 신기술 개발에 나서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6일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빙판길 위에서 자동차의 제동능력은 확연하게 떨어져 사고 위험을 높인다. 특히 차량 중량이 큰 화물차와 버스의 빙판길 제동거리는 마른 노면과 비교해 크게 증가한다.
공단이 빙판길 제동거리를 실험한 결과를 보면 승용차가 빙판길에서 시속 30㎞로 달리다 브레이크를 밟으면 10.7m 더 미끄러지다 멈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른 노면에서의 제동거리인 1.5m보다 약 7배 증가한 것이다. 같은 속도의 화물차와 버스 기준으로 빙판길 제동거리는 12.4m, 17.5m에 달했다. 마른 노면 대비 각각 4.6배, 4.9배 늘어난 수치다.
속도가 높아지면 제동거리는 훨씬 더 길어진다. 시속 60㎞에서는 승용차와 화물차, 버스의 제동거리가 마른 노면보다 4.7배, 6.3배, 6.8배 급증했다. 버스의 빙판길 제동거리는 118.7m로 마른 노면(16.2m)보다 100m 넘게 늘어났다.
빙판길 제동거리의 증가는 대형교통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최근 5년(2018~2022년)간 결빙도로의 교통사고 치사율은 2.3%로 나타났다. 마른 노면에서의 사고 치사율보다 1.5배 높다. 빙판길 사고 100건이 발생하면 사망자만 2명이 넘는다는 의미다. 고속도로 결빙 시 치사율은 16.1%로 급격하게 높아진다.
이에 따라 운전자는 운행 전 기상 상황을 미리 확인하고 미리 대응할 필요가 있다. 폭설 등 기상 악화 시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교량이나 고가차도, 터널, 지하차도와 같이 도로가 얼기 쉬운 곳에서는 속도를 줄이고 충분한 안전거리를 확보해야 한다. 급가속과 급제동, 급핸들 조작은 자제해야 하며 빙판길 위에서 브레이크는 짧게 여러 차례 나눠서 밟는 것을 권한다. 겨울용 타이어와 스노체인과 같은 차량 용품도 미리 챙겨야 한다.
주요 완성차 기업도 빙판길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도 뛰어들고 있다. 현대자동차·기아는 운전자가 겨울철 운행 중 눈길을 만났을 때 차량 내 버튼을 눌러 스노 체인(Snow chain)을 손쉽게 장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해당 기술은 형상기억합금으로 이뤄진 모듈이 평상시에 휠과 타이어 내부에 숨어 있다가 전기적 신호를 받으면 타이어 바깥으로 돌출되며 스노 체인의 역할을 하는 원리다.
형상기억합금에 전류를 가하면 원래의 모양으로 되돌아가려는 특성을 이용한 것으로 휠 안쪽에 있는 형상기억합금은 일반 주행 시 용수철의 힘에 눌려 알파벳 ‘L’ 모양을 하고 있다가 운전자가 기능을 활성화하면 전류가 가해지면서 형상기억합금이 원래 모양인 알파벳 ‘J’ 모양으로 변하면서 타이어 밖으로 모듈을 밀어낸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기존에 복잡했던 스노 체인의 장착·해체가 차량 내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버튼 조작만으로도 가능해진다. 운전자가 버튼을 누르면 차량이 스스로 스노 체인을 장착·해체해 안전 운행을 지원하는 것이다.
이 기술은 타이어 교체 주기를 놓치지 않게 하는 효과도 있다. 평소 일반 주행 모드에서 타이어 안쪽에 숨어있던 스노 체인이 표면의 마모로 인해 노출되면 운전자는 이를 쉽게 인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기아는 관련 특허를 한국과 미국에 각각 출원했다. 앞으로 기술 개발 고도화와 내구성·성능 테스트를 거쳐 양산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노해철 기자 sun@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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