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투 휘말린 3류 첩보원들...'느린 말들'은 생존할 수 있을까 [주말 뭐 볼까 OTT]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편집자주※ 차고 넘치는 OTT 콘텐츠 무엇을 봐야 할까요.
라제기 한국일보 영화전문기자가 당신이 주말에 함께 보낼 수 있는 OTT 콘텐츠를 2편씩 매주 토요일 오전 소개합니다.
경마에서 느린 말들은 도태되어야 할 존재 취급을 받는다.
민첩해야 할 첩보원들에게 '느린 말들(Slow Horses)'이라는 모욕적인 딱지가 붙으면 어떻게 될까.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편집자주
※ 차고 넘치는 OTT 콘텐츠 무엇을 봐야 할까요. 무얼 볼까 고르다가 시간만 허비한다는 '넷플릭스 증후군'이라는 말까지 생긴 시대입니다. 라제기 한국일보 영화전문기자가 당신이 주말에 함께 보낼 수 있는 OTT 콘텐츠를 2편씩 매주 토요일 오전 소개합니다.
애플TV플러스 바로 보기 | 6부작 | 18세 이상
야생에서 말들이 느리면 어떻게 될까. 맹수의 먹잇감이 되기 쉽다. 경마에서 느린 말들은 도태되어야 할 존재 취급을 받는다. 민첩해야 할 첩보원들에게 ‘느린 말들(Slow Horses)’이라는 모욕적인 딱지가 붙으면 어떻게 될까. 조직에서 언제든지 폐기되어도 무관한 3류 첩보원이라는 의미다. 이들 3류 첩보원끼리 모여 함께 근무하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슬로 호시스’는 매력적인 가정을 바탕으로 한 드라마다. 루저들의 분투는 시즌3에서도 계속된다.
다시 곤경에 처한 '느린 말들'
영국 첩보기관 MI5는 런던에 슬라우 하우스라는 비밀 사무실을 두고 있다. 허름한 이곳에서 낙오자로 분류된 첩보원들이 근무한다. 이들은 허드렛일을 한다. 주로 서류 분류 작업이다. 팀장은 잭슨(게리 올드먼)이다. 냉전 시절 맹활약했던 첩보원이다. MI5국장이 될 만도 한 인물이나 슬라우 하우스 근무를 자처했다. 이유는 알 수 없다.
잭슨의 비서 역할을 하는 캐서린(사스키아 리브스)이 어느 날 납치된다. 젊은 동료 리버(잭 로우던)는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받는다. 캐서린을 살리기 위해선 아무에게 알리지 말고 시키는 대로 움직이라는 것. 무엇이든 머리보다 몸이 먼저 움직이는 리버는 행동에 나선다. 캐서린의 행방불명을 직감한 잭슨과 다른 동료들은 탐문수사에 나선다. 누가 캐서린을 왜 납치했을까.
내부 암투와 싸우다
캐서린 납치에는 두 가지 이유가 결합돼 있다. 내무부 장관의 속셈이 일단 작용했고, 납치범들의 별도 의도가 숨어있다. 쉽게 해결될 듯한 사건은 의외의 방향으로 향한다. MI5국장 잉그리드(소피 오코네도)의 신상을 위협할 수 있는 상황으로 변질되고, 조직 내부 암투가 벌어진다. 잭슨이 관리하고 있는 ‘느린 말들’은 직장에다가 목숨까지 빼앗길 위기에 처한다.
시즌1, 2편처럼 캐릭터들이 재미를 빚어낸다. 팀원들을 막 대하고 언제 어디서나 가스를 분출하는 잭슨의 언행이 여전히 시선을 붙잡는다. 그는 빠른 두뇌 회전과 오랜 노하우를 바탕으로 사안을 파악하고, 팀원들을 구해내려 한다. 미움을 자처하는 인물인데 미워할 수 없다.
매력적인 캐릭터들의 조화
좌충우돌하며 몸을 던지는 리버의 활약, 어수룩한 듯하면서도 총명한 캐서린의 기지, 자아비대증이 심각한 로디(크리스토퍼 청)의 해킹 능력 등 슬라우 하우스 팀원들의 유별난 면모 역시 재밋거리다. 자신은 이곳에 있을 사람이 아니라며 서로들 말싸움하기 바쁘다가도 위기에 처한 팀원들을 구하기 위해 뛰어다니는 ‘느린 말들’의 모습은 여전히 이 드라마의 백미다. 3류 취급받는 첩보원들이 1류 못지않은 활약상을 펼친다는 설정도 매력 포인트다. 전복적인 인물들의 전복적인 이야기는 늘 흥미롭다는 걸 드라마는 스스로 증명한다.
뷰+포인트
3류 첩보원들끼리의 교유를 통해 웃음을 제조하면서도 비정한 첩보 세계를 묘사한다. 음흉한 잭슨의 과거 비밀은 무엇이고, 은퇴한 첩보원인 리버의 할아버지 데이비드(조너선 프라이스)와는 어떤 사연이 있는지 등 여러 궁금증을 유발하며 이야기를 전개한다. 의문부호를 제시하면서도 답을 잘 주지 않는 서술 방식으로 시청자들을 쉬 놓아주지 않는다. 시즌1부터 보면 이해가 더 잘되겠으나 시즌3만 봐도 이야기를 따라잡기 어렵지 않다. 게리 올드먼의 천연덕스러운 연기는 새삼 감탄하게 된다. 시즌5 제작까지 이미 확정됐을 정도로 애플TV플러스의 대표 콘텐츠가 됐다.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평론가 97%, 관객 96%
***한국일보 권장 지수: ★★★★☆(★ 5개 만점, ☆ 반 개)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wenders@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집과 땅을 장남에게?"… 분노한 막내의 참극에 삶이 무너졌다
- 30~40대에 잠 제대로 자지 못하면 10년 뒤 '이것' 떨어져
- 20년 친구 성매매 함정 파고 체포할 현지 경찰까지 섭외... 거액 뜯은 일당 징역형
- 천하장사 '불곰' 황대웅 병원서 추락해 사망
- 17세에 엄마 된 신여진 "임신 6개월 때 남친이 편지 남기고 증발"
- "남편이 성인방송 강요" 유서 남기고 간 아내... 경찰 수사
- 한국 대통령들이 즐겨 찾던 '이 식당', 푸짐한 스웨덴 술상에서 시작됐다
- "여기가 도쿄여? 런던이여?" 젊은 소비자들은 왜 외국어 간판에 매혹되나
- 이승연 친모가 53년 만 밝힌 가출 이유…아버지 오열 ('아빠하고')
- 부동산 정책에 불만 많던 중개업자… ‘생활고’가 이재명 습격으로 폭발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