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장관, 수술 합병증 입원…기자단 “왜 나흘 늦게 공개” 분노

중동 문제 등 혼란스러운 국제정세에 공개 늦춘듯

수술 합병증으로 입원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뉴시스.

“장관이 나흘이나 입원해 있었는데도 늦게서야 대중에게 알린 데 대해 분노한다.”

미국 국방부 기자단이 팻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과 크리스 미거 공보 담당 보좌관에게 5일(현지 시간) 서한을 보내 이 같이 비판했다.

AP·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수술 합병증으로 입원한 사실을 나흘이 지나서야 공개했다. 라이더 대변인은 이날 “오스틴 장관이 긴급하지 않은 의료 수술 합병증으로 지난 1일 메릴랜드주 베데스타의 월터 리드 군 병원에 입원했다”고 밝혔다. 오스틴 장관이 언제 퇴원할지 확실하지 않다면서도 그가 “잘 회복 중이며 오늘 업무를 재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라이더 대변인은 “캐서린 힉스 부장관이 오스틴 장관의 입원 기간 ‘필요한 경우’ 항상 장관 업무를 대행할 준비가 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오스틴 장관의 건강 문제가 무엇인지, 그가 입원 전 받았다는 긴급하지 않은 수술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사생활이라며 밝히지 않았다.

국방부가 오스틴 장관의 입원을 나흘이나 지난 시점에 늑장 공개하자 미 국방부 기자단은 서한을 보내 항의하고 나섰다. 팻 라이더 대변인은 전날 신년 기자회견에서 새해 연휴 기간 있었던 일에 관해 설명했지만, 오스틴 장관의 입원 사실은 공개하지 않았다.

기자단은 서한에서 “중동에서 미군에 대한 위협이 커지고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미국이 안보의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이 시기에 미국 국민에게 국방부 최고 지도자의 건강 상태와 의사결정 능력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미 국방부가 오스틴 장관의 입원 사실을 늦게 알린 데 대한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는 가운데 그 배경에 혼란스러운 국제 정세와 중동 상황이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블룸버그는 오스틴 장관의 입원이 미국이 지난 4일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드론 공격으로 친이란 무장세력 지도자를 사살한 시점에 이뤄진 것이라고 짚었다. 이에 대해 국방부 대변인은 오스틴 장관이 이 공격을 승인했으며 이에 대해 알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70세인 오스틴 장관은 미 육군사관학교 웨스트포인트를 졸업하고 41년간 군인으로 복무했다. 지난 2016년 은퇴했고 2021년 국방부 장관으로 임명됐다.

장재선 전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