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억달러 스타트업, 연초부터 '휘청'…이 와중에 AI는 '뭉칫돈'

남미래 기자 2024. 1. 6.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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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스타트업씬] 1월 1주차
[편집자주] '글로벌 스타트업씬'은 한주간 발생한 주요 글로벌 벤처캐피탈(VC) 및 스타트업 소식을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이에 더해 국내 스타트업 시장에 미칠 영향과 전망까지 짚어드립니다.

[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한때 20억달러(약 2조63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던 미국 스타트업 인비전(InVision)이 올 연말 문을 닫는다. 경쟁사의 매서운 추격에 백기를 들었다. 한국과 미국의 프롭테크(부동산기술) 스타트업도 나란히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이들 기업 모두 최근 투자 유치에 실패하면서 경영난에 빠진 것으로 전해진다.

그 와중에 생성형 인공지능(AI)에는 뭉칫돈이 모였다. 글로벌 검색엔진 1위 구글에 맞선 대화형 검색엔진 스타트업이 거액의 자금을 유치했다. 아마존, 엔비디아 등이 투자하면서 검색엔진 부동의 1위 구글을 흔들지 주목된다.
기업가치 '20억달러'→올 연말 폐업 왜
4일(현지시간) 인비전은 블로그를 통해 '프로토타입', 'DSM' 등 자사의 디자인 협업 서비스를 모두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 서비스는 디자이너가 프로토타입(초기모델)을 만들면 마케팅, 판매 등 다른 부서 직원이나 협력사와 공유하고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게 했다.

아마존, 넷플릭스, 에어비앤비, 스타벅스 등 글로벌 대기업이 이를 사용했다. 덕분에 인비전 직원 수는 1000명, 소프트웨어 사용자 수가 500만명에 달하기도 했다. 2011년 클라크 발버그가 설립한 인비전은 골드만삭스, 스파크캐피탈 등으로부터 3억5000만달러(약 4600억원) 이상을 투자받아 20억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업계 선두주자였던 인비전은 경쟁사인 피그마에게 밀리면서 사업이 어려워졌다. 2012년 설립된 피그마는 UX/UI 소프트웨어인 '피그마 디자인'을 제공하고 있다. 피그마 디자인은 해당 시장에서 70% 이상의 점유율을 갖고 있다. 포토샵으로 유명한 미국의 소프트웨어 기업 어도비가 피그마를 인수하려고 했으나 독과점의 우려로 최종 무산된 바 있다.

피그마 디자인은 코로나19로 비대면 서비스 수요가 늘어나자 웹 기반의 소프트웨어라는 강점을 활용해 빠르게 점유율을 높여왔다. 맥·윈도 운영체제를 모두 지원하고 실시간 온라인 협업 기능까지 갖췄다.

피그마의 급성장 결과 인비전의 2022년 매출은 5000만달러(약 650억원)로 위축됐다. 지난해 11월 핵심 서비스인 프리핸드(Freehand)를 경쟁사 미로(Miro)에 매각하면서 불안감을 키웠다.
1년 반만에 6800억원 가치평가…엔비디아·아마존도 베팅
퍼플렉시티AI의 홈페이지/사진제공=퍼플렉시티AI
구글에 도전장을 내민 대화형 검색엔진 퍼플렉시티AI(Perplexity AI)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등으로부터 7360만 달러(약 960억원)을 투자받았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퍼플렉시티AI는 최근 기업가치 5억2000만달러(6800억원)를 인정받으며 7360만달러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에는 제프 베이조스를 비롯해 인공지능(AI) 칩 기업 엔비디아, 전자상거래 기업 쇼피파이의 최고경영자 토비 투트케, 엘라드 길 트위터 전 부사장이 참여했다.

퍼플렉시티AI는 2022년 8월 오픈AI 출신인 아라빈드 스리니바스 최고경영자(CEO)를 포함, 4명의 AI 엔지니어들이 설립했다. 사용자가 검색했을 때 검색 링크를 보여주는 구글과 달리 웹사이트와 기사를 요약해 답변을 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설립 1년 5개월만에 기업가치 6800억원을 인정받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3월 2560만달러(약 33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한 바 있다. 퍼플렉시티 AI 검색의 월간 이용자 수는 1000만 명에 달한다.

퍼플렉시티AI의 프로 플랜 구독자는 구글의 제미나이, 앤트로픽의 클로드, 오픈AI의 GPT-4 등 대형언어모델(LLM)을 전환해 사용할 수 있다. 학술 논문 등 검색 영역을 필터링하는 옵션도 제공한다.

스리니바스 CEO는 "2023년 5억 건 이상의 질문에 답을 제공했으며, 이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빙 챗' 검색의 약 50%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VC "올해 M&A 늘 것…IPO 반등, 시기가 문제"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그동안 꽉 막혔던 글로벌 벤처 회수시장이 올해는 활기를 찾을 것이란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5일(현지시간) 미국 정보통신(IT)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가 40명 이상 벤처캐피탈(VC) 투자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심층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다수의 투자자들이 올해 회수 규모가 2022~2023년보다 더 클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올해 인수합병(M&A)을 통한 회수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했다. 우선 기업이나 사모펀드(PE) 등 인수자들이 기업을 매수할 충분한 실탄을 쌓아놓고 있다는 게 이유로 꼽힌다. 일부 투자자들이 M&A를 선호하며 거래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기업공개(IPO) 분위기가 반등할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사라 스클라식 보이저벤처스 파트너는 "IPO 시장이 열리지 않으면 많은 스타트업이 M&A를 택할 것"이라며 "대규모 거래도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물론 올해 IPO 시장에 대해 다소 긍정적인 전망도 있다. 다만 그 시점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하반기부터 반등할 것이라는 분석과, 작년보다 나아지겠지만 반등 시점은 내년이 될 거란 의견도 적지 않았다.

래리 애쉬브록 지스퀘어드 파트너는 "올초 상장 기업은 지난 투자유치 라운드보다 할인된 가격으로 상장할 가능성이 높다"며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을 때까지 기다릴 여력이 있는 기업은 내년을 기다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흔들리는 프롭테크…韓·美 스타트업 법정관리
프론트데스크 홈페이지/사진제공=프론트데스크
미국 프롭테크 스타트업 프론트데스크가 전 직원을 해고하고 법정관리에 들어간다. 국내 프롭테크 스타트업 어반베이스도 최근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등 글로벌 프롭테크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현지시간)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프론트데스크는 투자유치에 실패한 후 200명 전 직원을 해고했다. 이번 대량해고는 '구글 미트' 통화로 2분만에 이뤄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프론트데스크는 법정관리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직원들에게 밝혔다. 경쟁사인 젠시티를 인수한지 불과 7개월만이다.

2017년 설립된 프론트데스크는 미국 전역에서 1000가구 이상의 아파트를 단기임대했다. 제트블루 벤처스, 베리타스 인베스트먼트 등 글로벌 투자사로부터 2600만달러(약 30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그러다 최근 투자유치에 실패하면서 경영난에 부딪힌 것으로 전해진다. 2개월 전인 지난 11월 CEO(최고경영자)를 포함한 여러 직책에 대한 채용공고를 링크드인에 게시한 바 있다.

국내 프롭테크 시장에도 한파가 불고 있다. 삼성, 한화, 신세계 등 대기업으로부터 투자를 받아 기업가치 4000억원을 인정받았던 어반베이스가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어반베이스는 2014년 설립된 3D 공간데이터 전문 스타트업. 2D 도면을 3D로 자동변환하는 모델링 기술과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기술을 이용한 공간 디자인 서비스 등을 제공해 왔다.

어반베이스 역시 추가 투자유치에 실패하면서 누적 적자를 감당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남미래 기자 futur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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