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PF 칼바람에도 효성이 진흥기업 매각 자신하는 이유

이건엄 2024. 1. 6.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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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6364억 규모 신용보강 모두 책임준공
채무 상환 의무서 비교적 자유로워 위험도↓
매각 작업에 PF 영향 제한적…시점 놓고 고심
가파른 미수금 증가는 고민…“선제적 관리 필요”
이 기사는 2024년01월06일 11시50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이건엄 기자] 건설업계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위기가 효성중공업(298040)의 진흥기업(002780) 매각 작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진흥기업이 1조6000억원 규모의 PF 신용보강을 제공하고 있지만 모든 계약이 직접적인 채무 의무가 없는 책임준공인데다 재무건전성도 양호해 부실 위험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다만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미수금 탓에 우려의 시선이 적지 않은 만큼 우발채무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진흥기업이 시행사와 특수목적법인(SPC)이 일으킨 PF에 제공한 신용보강은 모두 책임준공으로 우발채무에 따른 위험이 크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책임준공 의무는 시행사의 부도나 공사비 지급 지연, 민원 등을 이유로 공사를 중단할 수 없고 예정된 공사기간 내에 건축물을 준공해야 하는 의무를 말한다. 신용보강 방식 중 연대보증과 자금보충 등 시공사가 PF 상환의무를 가지는 직접적 보증과 달리 책임준공은 준공만 완료하면 PF 상환 책임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실제 진흥기업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6곳의 발주처(특수목적법인)에 1조6364억원의 신용보강을 제공했다. 이 중 연대보증과 자금보충 등 직접적 보증은 단 한 건도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미분양 및 미착공 단지에 대한 신용보강이 8331억원으로 전체 중 50.9%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위험도가 아예 없다고 볼 수는 없다. 다만 태영건설(009410) 등 PF 리스크에 직접적으로 노출된 건설사들과 비교하면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진흥기업이 인천광역시 부평구에 위치한 부평4구역 재개발 사업장에서 시공 중인 부평역해링턴플레이스 전경. (사진=이건엄 기자)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PF 위기가 효성중공업이 계획 중인 진흥기업에 대한 매각 작업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 업황 악화로 가격 협상력은 떨어질 수 있지만 PF 여파로 매각 계획을 철회하거나 거래가 무산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현재 효성중공업은 진흥기업에 대해 매각을 포함한 다양한 전략적 검토를 진행 중이다.

특히 진흥기업의 실적과 재무상태가 양호하다는 점도 매각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진흥기업의 지난해 3분기 누계기준 영업이익은 414억원으로 전년 동기 365억원 대비 13.4% 증가했다 매출도 4319억원에서 5275억원으로 18.1% 증가했다.

재무건전성 역시 업계 평균 이상을 유지하며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진흥기업의 지난해 3분기 말 부채비율은 98.7%다. 통상 건설업계에서 적정 부채비율을 200%로 본다는 점을 고려하면 양호한 수준이다.

다만 부동산경기 악화로 진흥기업의 미수금이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은 불안 요소다. 미수금 증가로 현금을 제 때 회수하지 못할 경우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유동성 위기에 대응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손실충당금을 제외한 진흥기업의 미수금 규모는 지난해 3분기 기준 1532억원으로 전년 말 689억원 대비 122.4% 급증했다. 전년 동기(1078억원)와 비교하더라도 42.1% 증가한 수치다. 세부적으로는 공사미수금이 1213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분양 및 일반 미수금도 319억원을 기록했다.

미수금은 도급받은 공사(분양)를 완료하거나 약속한 진행률에 도달했을 때 발주처에 비용을 청구했지만 받지 못한 금액을 뜻한다. 공사비와 분양비를 받지 못한 만큼 건설사 자체 재원으로 이를 충당해 사업을 진행한 셈이다. 특히 공사 미수금은 통상 대손충당금 비중이 낮아 발주처 파산 등의 위험이 발생할 경우 공사비를 회수하지 못해 대형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은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가 가속화되고 건설사의 경우 PF 부실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미수금 증가는 불안요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며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라도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와 관련 효성중공업 관계자는 “현재로서 진흥기업에 대한 PF 우려는 크지 않은 상황”이라며 “매각 작업은 이전에 설명한 것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방안을 고려해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건엄 (leeku@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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