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FA' 서진용 4억5천… 불펜 헌신 인정-주축 엇갈린 희비, 이제 남은 건 김민식 하나

김태우 기자 2024. 1. 6.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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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억5000만 원에 2024년도 연봉 협상을 마무리한 서진용 ⓒSSG 랜더스
▲ 2023년 리그 구원왕에 오르며 전성기를 활짝 연 서진용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3년 연말 여러모로 어수선한 시기를 보낸 SSG가 2024년 연봉 재계약 대상자와 협상을 모두 마무리했다. KBO리그 10개 구단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연봉 협상을 털고 2024년을 준비한다. 플로리다 스프링캠프 명단 또한 거의 확정 단계로 본격적인 2024년 준비에 들어간다.

SSG는 “2024시즌 재계약 대상자 44명 전원과 연봉 계약을 완료했다”고 6일 공식 발표했다. 2023년 시즌 좋은 활약을 했던 선수들의 연봉이 상당수 올랐다. 고액 연봉자들의 경우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이미 해 2024년도 연봉이 확정된 상황이었다는 것 또한 빠른 협상의 배경이었다. 지난해 분전한 불펜 투수들의 연봉이 오른 반면, 성적이 기대에 못 미쳤던 몇몇 선수들의 경우 삭감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SSG는 ‘23시즌 ERA 2.59 5승4패42세이브를 기록하며 KBO리그 세이브 부문 1위를 기록한 서진용이 기존 2억6500만원에서 1억8500만원(69.8%) 인상된 4억5000만 원에 계약하며 재계약 대상자 중 가장 높은 연봉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시즌 76경기에 등판해 9승 5패 30홀드로 홀드부문 2위를 기록한 베테랑 노경은이 기존 1억7000만원에서 1억 원(58.8%) 인상된 2억7000만 원에, 좌완 필승조로 활약한 고효준이 기존 8500만원에서 6800만원(80.0%) 인상된 1억5300만원에 계약했다’고 소개했다. 두 베테랑 불펜 투수들은 지난해 헌신적인 활약으로 무너져가는 불펜을 지탱한 공을 높게 평가받았다.

SSG는 ‘3년 연속 풀타임 유격수로 활약한 박성한이 3억 원(11.1%↑, 3000만원↑)으로 데뷔 첫 3억 원대 연봉에 진입했으며, 23시즌 불펜에서 성장세를 보여준 신인 이로운이 7400만원(146.7%↑, 4400만원↑)에 계약하며 24시즌 구단 최고 인상률을 기록했다’면서 ‘이밖에도 SSG는 하재훈 1억원(81.8%↑, 4500만원↑), 조형우 6300만원(96.9%↑, 3100만원↑), 이건욱 6100만원(96.8%↑ 3000만원↑), 최민준 1억4400만원(10.8%↑, 1400만원↑)에 계약을 마무리했다’고 덧붙였다.

당초 샐러리캡 문제로 연봉 협상에서 다소간 진통이 있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최소한의 여유를 남긴 채 협상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연봉 17억 원을 받은 추신수가 2024년 리그 최저 연봉(3000만 원)을 자처하며 상위 40인에서 빠진 것도 결정적이었다.

◆ 예비 FA 구원왕, 가치 인정 받았다… FA는 B등급 예상

지난해 팀의 마무리로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서진용은 2023년 2억6500만 원에서 69.8%가 인상된 4억5000만 원에 최종적으로 도장을 찍었다. 기본적으로 연봉이 있는 선수였기에 69.8%라는 인상률이 적지는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랜 기간 팀 불펜에서 공헌한 서진용은 지난해 개막 마무리로 출격했고,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면서 팀의 뒷문을 지켰다. 서진용은 시즌 69경기에서 5승4패42세이브 평균자책점 2.59를 기록하며 리그 구원왕에 오르는 등 개인 경력에서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이런 서진용의 대폭 연봉 인상은 어느 정도 예견됐던 부분이 있다. 우선 팀 공헌도가 뛰어났다. 인천 프랜차이즈 역사상 첫 40세이브의 주인공이기도 했다. 서진용 측은 비슷한 연봉에서 비슷한 활약을 했던 타 팀의 선수들을 연구했고, 4억 원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기에 충분하다는 논리를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SSG도 이에 어느 정도는 공감하고 있었고, 막판까지 줄다리기를 하며 금액을 조율했다.

샐러리캡 문제 때문에 마냥 올려줄 수는 없었던 상황이나 SSG는 결국 4억5000만 원으로 합의, 서진용 측 요구 조건을 어느 정도는 다 수용한 선에서 계약을 마무리했다. 막판 협상 과정에서 금액이 조금 더 올랐다는 후문이다. 이는 역시 프리에이전트(FA) 자격과 관계가 있다. 서진용은 2024년 시즌을 정상적으로 마치면 FA 자격을 얻는다. 예비 FA들의 연봉이 고과나 팀 사정에 따른 책정액보다 소폭 더 오르는 것은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4억5000만 원은 FA나 비FA 다년 계약을 하지 않은 선수를 기준으로 하면 꽤 고액 연봉자 대열에 속한다. 하지만 서진용은 2024년 시즌 뒤 B등급으로 FA 시장에 나올 전망이다. 이미 팀 내에 서진용보다 더 많은 연봉을 받는 선수들이 있기 때문이다. A등급과 B등급은 보상 규모에서 다소간 차이가 난다. 보호선수 20인 외 선수 중 하나를 보상해야 하는 A등급보다, 25인 외인 B등급은 확실히 타 팀으로 봤을 때는 문턱이 낮다.

계약을 마친 서진용은 “지난해 마무리 투수라는 중책을 맡게 되어 부담감도 있었지만 세이브왕이라는 좋은 결과를 통해 나 또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앞으로도 건강한 몸 상태로 24시즌을 맞이할 수 있도록 남은 비시즌 준비를 잘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진용은 지난해 시즌이 끝난 뒤 최근 3년 동안 자신을 괴롭히던 오른쪽 팔꿈치의 뼛조각을 빼내는 수술을 했다. 현재 재활 중이다. 1월부터는 강화SSG퓨처스필드에서 본격적인 재활 프로그램을 소화하고 있다. 목표는 개막전 대기다. 서진용은 섀도우 피칭과 네트 토스를 거쳐 2월부터는 단계별 투구프로그램(ITP) 등을 거치며 컨디션을 끌어올린다.

공을 던지는 시기는 아니라 플로리다 1차 캠프에 합류하는 것보다는 강화에서 계속 몸을 만든 뒤 2월 중순 대만 자이현에 캠프를 차릴 퓨처스팀과 동행할 가능성이 있다. 플로리다에서 별도의 프로그램을 소화하기도 쉽지 않고, 대만도 공을 던지기에는 충분히 따뜻한 날씨이기 때문이다. 어차피 1군이 플로리다 캠프를 마치면 2월 25일경 대만 자이로 합류하는 점도 있다.

▲ SSG 노경은 ⓒ곽혜미 기자
▲ 고효준 ⓒ곽혜미 기자
▲ 하재훈 ⓒ곽혜미 기자

◆ ‘베테랑 만세’ 팀 헌신 인정 받았다, 박성한-최지훈 엇갈린 희비

이번 SSG의 2024년도 연봉 협상에서 눈에 띄는 것은 역시 베테랑 불펜 투수들의 약진이다. 지난해 연봉 협상에서 난항을 겪었던 노경은이 2023년 1억7000만 원에서 58.8% 오른 2억7000만 원에 도장을 찍었다. 노경은은 시즌 76경기에서 9승5패2세이브30홀드 평균자책점 3.58을 기록하며 대활약했다. 특히 83이닝을 던진 것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경은의 경우 83이닝이 대다수 중요한 상황에서의 등판이라는 점 또한 빛났다. 이른바 하이 레버리지 상황에서 가장 자주 출격한 선수이기도 했다. 30홀드를 채우면서 베테랑의 관록과 기백을 모두 보여줬다. 몸 상태에 이상이 없다고 선수 스스로 자신하는 만큼 2024년 활약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73경기에 나가 4승1패13홀드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한 좌완 고효준 또한 2023년도 8500만 원에서 80% 인상된 1억5300만 원에 계약하며 억대 연봉자 타이틀을 다시 달았다. 방출생 신분으로 2022년 테스트를 거쳐 SSG로 돌아온 고효준은 연봉도 수직상승하고 있다. 잡히지 않을 것 같았던 억대 연봉이 나이 마흔에 다시 돌아온 인생 역전이다.

올해 신인으로 인상적인 활약을 한 이로운은 3000만 원에서 4400만 원(146.7%) 오른 7400만 원에 도장을 찍어 팀 내 최고 인상률을 기록했다. 이로운 또한 시즌 50경기에 나가 57.2이닝을 던지면서 활약했고,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는 점에서 연봉 인상 요소가 확실했다.

최민준은 1400만 원 오른 1억4400만 원, 이건욱도 3000만 원 오른 6100만 원에 사인하는 등 전체적으로 불펜 투수들의 인상률이 후한 느낌이 있었다. 최민준은 시즌 43경기에서 60이닝을 던지며 5승3패1세이브7홀드 평균자책점 4.20을 기록했다. 이건욱은 드라이브라인 프로그램을 이수한 이후 구위가 몰라보게 좋아졌고, 시즌 중반 이후 팀 불펜에서 활약하며 27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09의 좋은 성적을 거뒀다.

지난해 출전 시간이 크게 늘어난 포수 조형우는 3100만 원 오른 6300만 원에 계약했고, 하재훈은 1억 원으로 야수로서는 처음으로 억대 연봉자가 됐다.

팀의 주전 유격수인 박성한은 2억7000만 원에서 소폭(3000만 원) 오른 3억 원에 계약했다. 2021년 좋은 활약을 펼치며 팀의 유격수 문제를 깨끗하게 해결한 박성한은 2022년 1억4000만 원, 2023년 2억7000만 원을 거쳐 올해 첫 3억 원 대 계약을 따냈다. 반면 최지훈은 지난해 3억 원에서 삭감을 피해가지 못했다. 최지훈은 시즌 117경기에서 타율 0.268, 출루율 0.315로 2022년의 기세를 이어 가지 못했다. 20%에 조금 못 미치는 삭감폭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SSG는 FA 선수인 김민식 협상만 남겨두고 있다. 양측의 의견 차이가 아직은 크고, 지지부진한 흐름 속에서 연말을 보냈다. 시즌이 끝난 뒤 몇 차례 만나 양쪽의 의견을 공유하고, 때로는 협상 수정안을 제시하기도 했으나 첫 제시액의 차이가 너무 커 쉽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오히려 연말까지는 양쪽 모두 숨을 고르는 단계였다. 어떠한 돌파구가 잘 보이지 않았다는 의미다.

당초 김민식 측은 2023년 시즌이 끝나기 전 KIA와 3년 총액 25억 원에 비FA 다년 계약을 한 김태군을 기준점으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김태군과 김민식은 경력 전체를 통틀어 기록이 유사한 부분을 가지고 있다. 김민식 측에서도 이 정도 계약을 원하는 건 시장 상황을 놓고 봤을 때 어느 정도 일리는 있었다.

하지만 SSG 측의 제안은 이보다 꽤 많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총액도 적고, 총액에 인센티브가 차지하는 비중도 있다. SSG 측은 일단 시장 상황을 보고 있으나 현시점에서는 선수 측이 원하는 금액으로 전향적 태세 전환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대다수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또한 SSG는 이미 2차 드래프트에서 포수 두 명을 영입하겠다는 계획 속에 움직였고, 실제 박대온(전 NC)과 신범수(전 KIA)를 나란히 지명하며 포수진을 채워넣었다. 2차 드래프트에서 쓴 금액도 생각해야 한다. 팀 내 포수 최고 유망주인 조형우도 키워야 한다. 김재현 SSG 단장은 조형우에 대해 "군에 가더라도 어느 정도 완성된 상태에서 가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SSG도 김민식이 필요한 선수라는 데는 공감하는 만큼 새해부터는 양쪽 모두 어떠한 돌파구를 찾으려 할 전망이다. 김민식도 타 구단 이적보다는 SSG를 우선 순위에 두고 있는 만큼 1월 초중순의 협상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캠프 출발까지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남지 않아 어쨌든 1월 중순까지는 협상에서 뭔가의 타결이 있어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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