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뼛속 LG맨' 고우석은 왜, FA 1년 남기고 MLB 샌디에이고로 향했는가
[STN스포츠] 이상완 기자 = "LG 소속으로 메이저리그에 가고 싶었고, 다시 LG 선수로 돌아오고 싶었기 때문이다."
한국 최정상급 마무리 투수 고우석(26)이 미국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한 후 6일 새벽 귀국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비공개 경쟁입찰(포스팅 시스템)로 메이저리그에 도전한 고우석은 4일 샌디에이고와 계약 기간 2+1년 최대 940만 달러(약 123억 원) 조건 계약서에 사인했다. 구체적인 세부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미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고우석은 2024년 175만 달러(약 23억 원), 2025년 225만 달러(약 29억 원)를 받는다. 이후 20206년 옵션이 행사될 경우 300만 달러(약 39억 원)를 수령한다. 여기에 경기 출전 수, 승리 수당 등 인센티브가 추가된다. 또한 2025년에는 고우석이 마이너리그 거부권도 행사할 수 있다.
2017년 KBO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LG 트윈스에 입단한 고우석은 통산 354경기에 등판해 19승 26패 6홀드 139세이브 평균자책점(ERA) 3.18을 남겼다. 2019시즌과 2021시즌에서는 각각 35세이브, 30세이브를 수확하며 KBO리그 정상급 마무리 투수로 성장했다. 2022시즈에는 42세이브를 올려 첫 세이브왕에 등극하기도 했다. 메이저리그 도전에 꿈꾸던 고우석은 팀을 29년 만에 통합 챔피언에 올려놓고 구단 동의 하에 포스팅 시스템을 두드려 꿈을 이뤘다.
고우석은 이날 새벽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는 자리에서 취재진과 만나 "엄청 빠르게 모든 일이 일어나서 아직 얼떨떨하다. 이렇게 카메라 앞에 서니 실감나고, 기분이 좋다"라며 "계약하기 전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 계속 걱정을 했다. 계약 마감 7분을 남겨두고 계약이 성사됐다. 안도하는 마음이 컸고 오퍼가 들어온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다"라고 메이저리그 진출 꿈을 이룬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첫 등판을 하지 않아서 메이저리그 진출했다는 게 크게 와닿지 않는다. 아직 경쟁을 해야 하는 위치기 때문에 경쟁을 잘 이겨내서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들어간다면 실감할 것 같다"며 "어렸을 때부터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꿈꿨던 장면들이 있기 하지만 아직 내가 메이저리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메이저리거라고 할 수 있을 만큼의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각오도 던졌다.
고우석의 메이저리그 진출은 속전속결로 이뤄졌다. 특히 내년 시즌을 마치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만큼 메이저리그 진출은 의외였다는 평가다. 고우석은 "작년 시즌 전부터 포스팅 준비를 했으나 성적이 좋지 않아서 '신청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포스팅을 선택해야 하는 순간에 내가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 궁금했다"라며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막판에 오퍼가 들어왔다. 당시 FA로 가면 더 이득인데 왜 그런 선택을 했느냐고 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LG 소속으로 메이저리그에 가고 싶었고, 다시 LG 선수로 돌아오고 싶었기 때문에 포스팅을 선택했다"라고 자신이 선택한 것에 대해 설명하고 이유를 밝혔다.
이제는 무한경쟁 체제에 놓인다. 샌디에이고는 현재 마무리 투수 보직이 공석인 것과 다름이 없다. 지난 시즌 33세이브를 올렸던 특급 마무리 조시 헤이더가 FA 자격을 얻어 이적할 가능성이 높고, 불펜 닉 마르트네스와 루이스 가르시아도 각각 신시내티 레즈, LA 에인절스로 팀을 떠났다. 때문에 고우석이 중요한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최대 경쟁자는 일본인 투수 마쓰이 유키가 될 가능성도 있다. 마쓰이는 일본프로야구(NPB) 라쿠텐 골든이글스에서 뛰다가 샌디에이고와 5년간 2800만 달러(약 365억 원)에 계약하면서 메이저리그에 입성했다. 일본에서는 9시즌 동안 통산 세이브 236개를 올렸고 최연소 200세이브 타이틀을 갖고 있다. 고우석은 "몸을 잘 만들어야 하는 게 첫 번째이다. 실제 타자와 승부하면서 이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야 메이저리그에 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경쟁에서 반드시 살아남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STN스포츠=이상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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