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테일러 스위프트를 사랑하는 이유(feat. 팬덤 ‘스위프티’) [시차적응]
《‘저 나라 사람들은 왜 그렇지?’ ‘우리와는 왜 다르지’ 국내외 뉴스 속 궁금증을 콕 짚어 새로운 시각에 적응시켜 드립니다.》
“2023년은 테일러 스위프트가 현대(現代) 최고의 스토리텔러로 자리매김한 해.”
지난해 12월 6일(현지 시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2023년 올해의 인물’로 컨트리팝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를 선정하면서 이렇게 적었습니다. 타임은 스위프트가 “층층이 분열된 세상에서 모두가 좋아하는 마지막 대중문화(monoculture·단일문화) 아이콘”이라 평가하며 “세상의 주인공이 스위프트였다. 모두가 매일 그를 이야기했다. 정치와 날씨에 버금가는 대화 소재였다”고 전했습니다. 가히 엘비스 프레슬리나 마이클 잭슨 급에나 쏟아질 찬사입니다.
하지만 한국은 다소 다릅니다. 골수 팬들이 적지 않지만, 미국 등에 비하면 스위프트란 태풍은 상대적으로 잔잔했습니다. 스위프트라고 하면 금발과 빨간 입술, 캣 아이라인을 떠올리는 분들은 많겠지만, ‘스토리텔러’란 칭호엔 갸우뚱할지도 모릅니다. 도대체 그는 어떤 싱어송라이터이길래 이런 평가를 받는 걸까요.
이를 이해하려면 스위프트가 밟아온 삶의 여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에 스위프트의 팬덤 ‘스위프티’를 통해 그가 어떻게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았는지 알아보려 합니다. 국내외 스위프티 8명이 인터뷰에 응해줬습니다.
○ “남들이 원하는 내가 되었다”
스위프트는 1989년 미국 펜실베니아주에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는 메릴린치에서 일하는 증권 중개인, 어머니는 마케팅 업계 종사자였죠. 스위프트는 또래와 달리 어릴 때부터 페이스 힐이나 딕시 칙스 같은 컨트리 가수를 좋아했습니다. 직접 작사·작곡도 하며 컨트리 가수를 꿈꿨습니다. 열두 살에 부모님을 설득해 ‘컨트리 음악의 고향’ 테네시주 내슈빌로 이사갈 정도였으니 대단한 열정입니다.
내슈빌은 단박에 그의 재능을 알아봅니다. 스위프트는 15세에 유명 컨트리 음악 제작사인 빅머신레코드와 계약하고, 17세엔 데뷔 앨범을 냈습니다. 이 앨범은 빌보드 메인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에서 5위까지 올랐습니다.
2년 뒤 두 번째 앨범 ‘피어리스(Fearless)’는 더욱 뜨거웠습니다. 19세에 세계적 팝스타로 자리매김한 거죠. 당시 미국이라고 해서 컨트리 장르가 절대적인 흥행 보증수표는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스위프트는 중고교 시절 “컨트리 음악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따돌림을 당한 경험도 있다고 하네요. 그만큼 스위프트의 인기는 독보적이고 이례적이었습니다.
그러자 스타가 된 스위프트에겐 상상을 초월하는 세간의 관심이 몰렸습니다. 남자친구와 연애사가 미주알고주알 알려진 건 예상 가능한 일이죠. 시시각각 살짝살짝 변하는 몸매까지 분석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스위프트는 한결같이 웃는 얼굴로 상냥한 태도를 유지했습니다.
다큐멘터리 ‘미스 아메리카나(2020년)’를 보면 당시 그가 어떤 마음으로 살았는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스위프트는 “칭찬받기 위해서, ‘네 일을 잘하고 있다’는 인정을 받기 위해서 살았다”고 말합니다. “남들이 원하는 제가 되는 데 성공했어요”라고도 했죠.
○ ‘커리어 하이’를 찍고 잠적하다
스위프트가 ‘스토리텔러’의 삶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건 이때부터입니다. 많은 분들이 기억하시겠지만, 2집으로 세계적 스타가 된 직후 열린 2009년 MTV 비디오뮤직어워드(VMA) 시상식에서 충격적인 ‘세기의 사건’이 벌어집니다. ‘연예인들의 연예인’으로 대접받던, 당시 가장 인기 많던 힙합 가수 카니예 웨스트가 무대에 난입한 것입니다.
‘여성 비디오’ 부문 상을 탄 스위프트가 “꿈만 같다”며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는데, 32세 웨스트가 갑자기 무대에 올라와 20세 스위프트의 마이크를 뺏었습니다. 그리곤 말했습니다. “마이크는 다시 돌려줄 건데 비욘세가 최고였어.”
사건은 사회적 이슈로 비화했습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조차 웨스트 비판 성명을 내놓기도 했죠. 그러나 스위프트는 시상식 직후 기자들의 질문에 “웨스트의 팬이다. 악감정은 없다”고 답하는 등 주목도를 낮추려고 노력했습니다.
사건에 대한 관심은 조금씩 사그라드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스위프트는 계속해서 승승장구했죠. 스무곡 내외로 실린 정규앨범을 2년마다 내놓으며 왕성하게 활동했고, 그때마다 자신이 세운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2014년 낸 5집 ‘1989’로는 이듬해 열린 그래미 어워드에서 ‘올해의 앨범’ 상을 받았죠. 여성 가수 최초로 올해의 앨범상을 두번 수상하는 기록까지 세웠습니다.
그런데 웨스트는 여전히 ‘돌아이’였습니다. 2016년, 스위프트를 희롱하는 노래를 덜컥 발표합니다. 스위프트가 유명해진 건 자신 덕분이니, 스위프트와 성관계를 할 자격이 있다고 적었습니다. 비판이 쏟아지자 “스위프트에게 동의를 구한 가사”라며 해당 대화가 담긴 통화 영상까지 공개했습니다.
여론은 급변했습니다. “스위프트가 거짓말을 했다”며 완전히 등을 돌렸습니다. 대중에게 사랑받던 스위프트는 벼랑 끝에 몰립니다. 그는 데뷔 이래 처음으로 잠적해버리고 맙니다. 나중에 스위프트는 “모두가 내가 사라지길 원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예 외국으로 나가 교류를 끊었다”고 회상했습니다. 스위프트의 나이 27세에 벌어진 일입니다.
진실은 한참이 지나서야 밝혀졌습니다. 웨스트 측이 통화 내용을 악의적으로 편집한 사실이, 즉 스위프트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 드러났죠. 2020년 웨스트의 휴대전화가 해킹되며 통화 녹음 ‘원본’이 공개된 것입니다.
○ “매번 자기혁신하는 투지로 성공”
“다들 절 밀어낼 신인을 찾고 있더라고요. 그때 생각했어요. 날 밀어내는 건 ‘새로운 나’ 뿐이어야 한다고요.”
2009년 그래미 어워드에서 2집으로 ‘올해의 앨범’ 상을 받은 20세의 스위프트는 당시 이런 생각을 했다고 타임 인터뷰에서 말했습니다. 정상에 올랐지만 정상의 풍경을 즐길 여유는 없었던 거죠. 그는 “당시 분위기에서 (젊은 여성) 가수의 생명은 29세가 끝이었다”며 “29세는 업을 잘 수행할 지혜가 생기고 정신적으로도 성숙해졌을 나이지만, 업계는 (10대 신인을 찾는 데 혈안이 되어있어) 외면한다”고 말했습니다.
대체할 수 없는 가수가 되고자 스위프트는 자기혁신을 다짐했고 매번 실천했습니다. 수록곡 절반 이상을 다른 작사가·작곡가와 함께 만든 2집과 달리, 3집은 모든 곡을 홀로 작사·작곡했습니다. 4집에서는 컨트리에서 나아가 팝에 도전했고 5집 ‘1989’에서는 아예 장르를 팝으로 틀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해 12월 21일 “스위프트에게 2023년은 ‘야망’을 팔아 성공한 해”라고 분석했습니다. 안티 팬들과 웨스트 등 유명인의 공격을 받고 타블로이드지의 지나친 관심에도 새로운 도전을 즐겨온 스위프트의 끈질긴 투지가 대중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것입니다.
‘거짓말쟁이’로 낙인 찍혀 칩거에 들어간 스위프트는 1년 뒤 6집 ‘레퓨테이션(Reputation·명성)’을 내며 침묵을 깼습니다. 전과는 완전히 다른 어두운 분위기로 돌아왔습니다. “옛날 테일러(Old Taylor)는 없어. 왜냐고? 죽었거든”이라는 가사의 노래로 웨스트를 저격하기도 했죠. 결과적으로 앨범은 대성공했습니다. 나흘 만에 100만 장 넘게 팔리며 2017년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앨범으로 기록됐습니다.
이 시기를 거치며 사랑받기 위해 살아온, 사랑받지 못해 무너졌던 스위프트는 자신이 사랑을 줄 수도 있는 존재라는 점을 자각하게 됩니다. 2019년 발표한 7집 이름도 ‘러버(Lover)’입니다. 팝스타들은 통상 새 앨범을 내면 월드투어에 나서지만 러버는 발표 직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를 휩쓸어 월드투어가 좌절됐습니다.
그러나 스위프트는 굴하지 않고 더욱 음악 작업에 몰두합니다. 2020~2022년 3년간 총 3개의 정규앨범을 발표하고, 기존에 발표한 앨범 2개를 재녹음해 내놓았습니다. 이 기간 새로 발표한 노래만 60곡이 넘습니다.
왕성한 창작력은 지난해를 휩쓴 ‘에라스(Eras·시대) 투어’ 콘서트가 탄생한 배경입니다. 스위프트는 투어를 아직 돌지 못한 정규앨범 4개뿐 아니라 1집부터 10집까지 자신의 음악 인생 전체를 아우르는 공연을 기획했습니다.
지난해 3월 시작해 올해 11월까지 이어지는 투어는 지난해 공연으로만 세계에 티켓 410만 장을 파는 대기록을 세웠습니다. 이 투어는 지난해 미국 국내총생산(GDP)에 총 60억 달러(약 7조8000억 원) 가까이 기여한 것으로 추산됩니다.
‘역주행’ 열풍이 불어 진귀한 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12월 스위프트의 앨범 5개가 ‘빌보드 200’ 10위 안에 동시에 들었습니다. 6일자 주간 차트에서 1, 3, 5, 6, 10위를 차지했는데요. 이 같은 기록을 세운 가수는 스위프트가 유일합니다. 이달 1일에는 ‘로큰롤의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가 세운 ‘빌보드 200’에서 가장 오래 1위를 차지한 솔로 가수 기록도 깼습니다. 스위프트는 13개 앨범으로 총 68주간 1위를 차지했는데요. 그룹까지 포함하면 비틀스(132주, 19개)에 이어 2위입니다.
스위프트가 투어를 준비하기 위해 한 특훈을 따라하는 ‘스위프트 운동법’도 최근 유행하고 있습니다. 그는 공연에서 부를 40여 곡을 순서대로 큰소리로 부르며 쉬지 않고 러닝머신을 달리는 훈련을 반년 동안 했다고 합니다. 덕분에 스위프트는 너무나 즐겁고 활기차게 팬들과 교감하며 지친 기색 없이 3시간이 넘는 공연을 휘어잡고 있습니다.
○ ‘진정성’을 자신의 키워드로 만들다
노래 스타일은 복제할 수 있어도 누군가의 인생을 그대로 따라 해 대체하기는 힘듭니다. 그래서 스위프트는 다른 사람이 아닌 자신의 삶을 노래하기 시작했습니다.
스위프트의 일상은 타블로이드지를 통해 중계됩니다. 대중은 스위프트를 무척 궁금해합니다. 그러나 사진을 봐도 그의 생각과 감정은 알 수가 없습니다. 스위프트는 이 점을 파고들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더없이 솔직하게, 그러나 아름답게 노래에 담아냈습니다. 스위프트가 탁월한 스토리텔러가 된 배경입니다.
최근 곡에서 스위프트는 자신의 감정과 경험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부끄러워하지 말자는 ‘자기 긍정’ 메시지를 던지는데요, 이또한 팬들에게 큰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연예인들이 소셜미디어 속 모습까지 완벽하게 연출해내는 시대에 스위프트의 진솔함은 더욱 사랑받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사전 출판사인 메리엄웹스터는 지난해 ‘2023년 올해의 단어’로 ‘어센틱(authentic)’을 선정하며 가장 먼저 스위프트를 언급했습니다. 메리엄웹스터는 “어센틱의 두 번째 뜻인 ‘자신의 성격, 개성, 특징에 충실한 것’과 관련이 있다”며 “스위프트는 올해 자신의 진심과 자아를 좇는 사람들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보냈다”고 평가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WP)도 ‘경제 분야에서 여성이 돋보인 한 해’라는 오피니언에서 “스위프트는 여성연대(womanhood)를 수억 달러짜리 왕조로 변화시켰다. 여성 개인(스위프트)의 경험이 가진 저력(force)을 보여줬다”고 평가했습니다.
스위프트의 노래는 도대체 사람들에게 어떤 울림을 주고 있는 걸까요. 팬들은 스위프트가 온갖 어려움 속에서 ‘진짜 자신’을 찾아가는 진정성 있는 노래에 큰 위로를 받는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연우
테일러의 노래를 들으면 테일러의 머릿속과 심장을 들여다보는 기분이에요. 가사를 보면서 이렇게까지 꾸밈없이 솔직할 수 있다는 생각에 놀라고는 합니다. 자신의 생각을 꾸밈없이 정직하게 표현하는 건 쉽지 않아요.
테일러는 사생활이 그대로 공개되는 연예인임에도 불구하고 노래를 통해 감정과 생각을 두려움 없이 솔직하게 표현해요. 어린 나이에 데뷔해서 자신을 판단하는 많은 잣대에 고생했잖아요. 그런데도 여전히 자신을 잃지 않고, 솔직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사람이에요.
저는 중학생 때 학교폭력을 당한 적 있어요. 아무도 제 아픔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했을 때 우연히 노래 ‘Mean’을 듣게 됐어요. ‘언젠가 나는 큰 사람이 될 거야. 넌 날 때리지 못할 거고 기껏해야 못되게 굴겠지. 너도 누군가한테 미움받아서 이렇게 됐겠지. 근데 나는 이 악순환을 끊을 거야’라는 내용의 가사를 들으며 저도 이곳을 떠나서 꼭 테일러처럼 멋진 사람으로 성장하겠다는 다짐을 했어요.
테일러의 노래를 듣다 보면 저도 인생의 주인공이 나라는 사실을 명심하게 돼요. 테일러는 제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가장 소중한 친구 같은 존재입니다.
▽페르난다
팬들마다 각자 다른 인생의 시기에 테일러랑 연결된 느낌을 받았을 것 같아요. 테일러는 자신의 경험으로 곡을 만들지만 스위프티들이 완전히 이입할 수 있게 신경 써서 가사를 써요. 한번은 테일러가 콘서트에서 “노래는 세상에 나가는 순간 더 이상 저만의 것이 아니에요. 여러분의 것이기도 해요. 그렇게 느끼면 좋겠어요”라고 말한 게 생각나네요.
그런데 이걸 해내는 가수가 흔치 않잖아요. 저는 힙합 가수 베드버니를 좋아하지만 편안함을 느끼고 싶을 때 베드버니 노래를 찾진 않아요. 테일러의 노래를 듣죠.
제게는 최근 몇 년이 살면서 가장 힘든 시기였는데요. 인간관계 때문이에요. 가까운 친구들에게 배신당해서 너무 외로운데 주변 사람들이 뒤에서 제 욕을 했어요. 저를 악당으로 만들었더라고요. 이 시기에 테일러의 노래를 들으며 ‘킵 고잉’ 했어요. 계속 나아갔어요. 테일러가 앨범을 연달아 깜짝 발매해준 점도 큰 도움이 됐죠.
▽은교
지난해에 나온 ‘Anti-Hero’라는 노래를 들으면서 저는 정말 많이 울었어요. 가사는 “내가 문제의 근원이야(I’m the problem)” “나 빼고 모두 예뻐 보여. 나만 어울리지 못하는 괴물 같아”라는 내용인데 당시 제 상황이랑 비슷했거든요. 힘든 시기에 테일러의 노래를 들으면서 극복하고 성장한 것 같아요.
요즘엔 이 노래를 다시 들어도 괜찮아요. 힘든 기억이 떠오르긴 하지만 “그땐 그랬지”라며 추억처럼 회상하게 돼요.
(주: Anti-Hero는 불안감과 바닥난 자존감에 대한 노래다. 스위프트는 “이 노래에 제가 싫어하는 제 모습들을 전부 담았어요. 한 인간으로 살아간다는 건 싫든 좋든 나의 모든 모습을 받아들이는 과정이더라고요. 그런 점에서 Anti-Hero는 정말 솔직해서 제가 많이 좋아하는 노래입니다”라고 미 잡지 버라이어티 인터뷰에서 말했다.)
▽성현
테일러는 제게 있어서 일상이에요. 초등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대중교통에서, 또 별일 없이 침대에 누워서 쉴 때 테일러의 음반을 틀어놓고 그랬어요. 듣다 보니 가족 간의 사랑이 아닌, 테일러가 그토록 노래하는 ‘사랑’이 무엇일까 궁금해했어요. 제가 성장하면서 겪은 여러 경험을 테일러의 노래와 비교도 해보고, 그 감정도 느껴보고 교훈도 얻으며 아티스트로서 테일러 스위프트에게 빠졌어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앨범은 ‘1989’입니다. 제가 중학교 1학년 때 발매된 앨범인데, 이 앨범을 들으면 과거의 추억들이 생생히 기억나요. 좋았던 기억뿐 아니라 힘들었던 기억, 후회하게 된 선택들과 행동에 대한 기억도 모두 이 앨범에 담겨 있어요. 더 신기한 건 이 추억들이 이젠 다 긍정적으로 느껴진다는 점이에요. 분명 힘들고 괴로웠는데, 지금은 그저 즐겁고 긍정적으로 그 기억을 받아들이고 있어요.
▽사라
“힘든 날이면 듣는 노래예요. ‘말하자면 긴데, 힘들었어. 말하자면 긴데, 나는 살아남았어’라는 가사의 ‘Long Story Short’도 좋아해요.”
▽소미
“저는 테일러의 사랑 이야기도 좋아하지만, 테일러가 본인의 인생을 풀어내고, 들으면 위로받는 곡들을 많이 좋아해요.”
▽연우
“테일러는 “혼자인 게 두렵지 않다”고 말하지 않아요.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인정하죠. 두려움은 당연한 감정이자 축복이라고 팬들에게 말해줘요.”
▽테일러
좋은 노래는 여러분이 자신의 가장 진실된 감정과 만날 수 있게 해줘요. 그 감정을 이해하게 돕기도 하고요. 좋은 노래는 늘 곁을 지켜줘요. 인간관계나 기분이 좋지 않을 때도요. 송라이팅은 제 소명이에요. 송라이팅을 제 일이라고 부를 수 있어 행운입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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