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값 내놔" 게임비 잃자 폭행·감금 우즈벡인들, 집유

[인천=뉴시스] 이루비 기자 = 룰렛 게임장에서 휴대전화를 담보로 돈을 빌린 뒤 게임비로 모두 잃자, 대신 게임해준 남성에게 휴대폰값을 보상하라며 폭행하고 감금한 혐의로 기소된 20대 우즈벡인들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인천지법 형사15부(부장판사 류호중)는 특수강도 및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감금) 혐의로 기소된 우즈베키스탄 국적 A(23)씨와 B(25)씨에게 각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고 6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해 4월2일 오후 10시43분 인천 계양구 작전동 한 숙박업소 앞에서 우즈벡 국적 피해자 C씨의 배에 흉기를 들이대거나 얼굴을 주먹으로 폭행해 재산상 이익을 강탈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어 A씨 등은 SM5 승용차에 C씨를 강제로 태운 뒤, A씨의 주거지인 연수구 연수동 빌라로 데려갔다. 이곳에서도 A씨 등은 C씨를 폭행하며 다음날 오전 9시30분까지 빌라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감금했다.

결국 C씨는 계속되는 폭행을 피하고자 어쩔 수 없이 피고인들에게 휴대전화 보상비 명목으로 총 500만원을 주기로 약속했다.

앞서 A씨는 "휴대전화를 (담보로) 맡기면 돈을 따주겠다"는 C씨의 제안에 따라 게임장 전당포에 아이폰을 맡기고 50만원을 빌렸다. 하지만 C씨는 게임비로 이 돈을 다 잃고 만다.

설상가상으로 A씨가 빌린 돈을 갚지 않자 전당포 주인마저 A씨의 아이폰을 제삼자에게 처분해 버렸다.

이에 A씨는 C씨로부터 아이폰 대신 100만원을 받기로 했지만, 이후 C씨가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 A씨가 피해자로 인해 휴대전화를 잃게 됐음에도 피해자가 보상을 거부하자 범행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이는 등 범행 경위 및 동기에 다소나마 참작할 사유가 있다"고 판시했다.

또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해 피해자가 피고인들에 대한 형사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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