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지기 성매매 덫 놓고 거액 챙긴 일당에 징역형..동남아 경찰까지 섭외

양은경 기자 2024. 1. 6.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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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로고. /조선DB

21년간 알고 지낸 친구를 동남아 현지에서 미성년 성매매 혐의로 체포되도록 유도한 뒤 석방을 미끼로 거액을 뜯어낸 일당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 30부(재판장 강두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공갈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총책 박모(64)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권모(58)씨에게는 징역 4년, 김모(67)씨에게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이들은 작년 7월 캄보디아 씨엠립에서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체포된 60대 사업가 A씨를 협박해 거액을 뜯어낸 혐의로 기소됐다. 조사 결과 이들의 범행은 미리 설계된 ‘셋업(Set up)범죄’(범죄를 저지를 의도가 없는 사람에게 계획적으로 접근해 범죄자로 몰아가 돈을 뜯어내는 방식)로 드러났다.

박씨는 지난 2002년 골프장에서 처음 만나 20년 넘게 모임에서 골프를 친 A씨를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A씨가 자신을 포함한 골프 친목회 회원들과 작년 6월 30일 캄보디아로 출국하기에 앞서 현지 브로커를 통해 ‘체포조’로 나설 캄보디아 경찰을 섭외했다.

이어 권씨 주도로 A씨가 현지 여성과 성매매하도록 유도했고 사전 섭외된 캄보디아 경찰은 A씨와 권씨를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체포했다. 박씨는 다른 자금책을 통역으로 내세워 “징역 5년은 살 것 같다. 100만달러를 주면 사건을 무마할 수 있을 것 같다”며 A씨를 압박했고 A씨는 이튿날 13억원을 국내 계좌로 보내고야 풀려날 수 있었다.

일당은 귀국 뒤 추적을 피하고자 은행을 돌며 13억원을 큰 액면에서 작은 액면의 수표로 쪼개는 방식으로 현금화해 나눠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공범들과 사전에 역할을 분담하고 계획적으로 범행에 나아간 것으로 수단과 방법, 공범의 수, 피해액에 비춰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특히 박씨는 20년 이상 친구로 알던 피해자를 대상으로 범행하고 총괄했다는 점에서 비난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다만 “피고인들이 범행사실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는 점, 재산 피해액 일부인 7억 5000만원은 회복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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