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새해 첫날부터 일자리 잃은 노동자 11명, 노조 가입 때문?···조양·한울기공(주)에 무슨 일이?

새해 첫날, 노조원들만 골라 해고?···해고 노동자 11명, 모두 노조원
새해 첫날부터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농기계 부품 제조사인 조양·한울 기공에서 8년 동안 일한 정영민 씨.

생산관리 담당자로 회사의 전체적인 생산 계획을 짜고, 계획대로 실적이 잘 나오는지 검토하는 업무를 맡아왔습니다.

해고 통보는 2023년 11월 28일 받았습니다.

해고 노동자는 11명, 모두 노조에 가입해 있습니다.

정영민 해고 노동자 "저는 나름대로 이 회사에 와서 정말 제 임무에 충실하고 정말 회사를 위해서 열심히 일했고, 그런데 회사의, 사측의 대표이사는 단지 우리가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노동조합을 해서 회사에 불이익을 줬다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해고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조양·한울 노조에 무슨 일이?···"경영진 폭언 대책 요구 위해 민주노총 금속노조 가입"
조양·한울 노조는 2022년 8월, 민주노총 금속노조에 가입했습니다.

낮은 임금과 과로, 경영진의 폭언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노조원들은 회사에서 노조 가입을 문제 삼으며 탈퇴를 종용했다고 말합니다.

노조 가입을 위해 임시총회를 열던 날, 대표이사가 직원들에게 기업노조인 노사협의회를 선택하라고 지시, 강요했고 기본급의 150%를 특별상여금으로 지급하겠다고 회유했다는 겁니다.

또 임금 협약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도 거부했다고 주장합니다.

손기백 조양·한울 노조 분회장(해고 노동자) "2023년 3월에 임단협을 시작을 했고 임단협이 어느 정도 파행이 되면서 5월에 저희가 파업에 돌입하게 되었는데 바로 다음 날 12시간도 지나지 않은 상태에서 직장 폐쇄를 돌입을 했고요."

파업은 2023년 5월 2일부터 8월 10일까지 이어졌는데,

손기백 조양·한울 노조 분회장, 해고 노동자 "노동조합에서는 회사가 점점 이렇게 더 파행으로 가서 파국으로 가는 것보다는 우리가 회사를 지키자고 해서 파업을 종료하고 회사 측에 종료를 요청하고 정상적인 업무 수행을 하자고 했는데 회사에서는 저희가 파업을 종료한 이후에도 일주일 동안 직장 폐쇄를 유지를 했었습니다."

직장 폐쇄는 2023년 5월 3일부터 8월 20일까지, 110일 동안 이어졌습니다.

노조는 이 기간에 회사에서 노조 활동 중단, 인력 구조조정에 대한 사전 노사 합의 등 위법, 부당한 조건을 요구했다고 말합니다.

이후 회사 정상화를 위해 합의했지만, 회사는 조합원들을 돌아가며 휴직하도록 했고 2023년 11월 10일 노조에 구조조정 협의 통보를 보냈습니다.

회사 "노조의 장기간 파업으로 '경영 악화'"···2024년 1호 부당노동행위 심판 받게 돼
회사는 '경영 악화'를 이유로 들었습니다.

노조가 오랜 시간 파업을 하면서 회사의 일감이 70~80% 줄었다는 겁니다. 

순환휴직을 했음에도 경영이 어렵고, 해고 전 협상을 여러 차례 제안했지만, 노조 측에서 협상 테이블에 앉지 않은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부당노동행위도 한 적 없다고 밝혔습니다. 

해고 노동자들은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제기해, 2024년 1호 부당노동행위 심판을 받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