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접하기 어려운 영역에 이른 이효리의 레드카펫 [윤지혜의 대중탐구영역]

윤지혜 칼럼 2024. 1. 6.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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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스타의 영향력이 일정 선을 넘어가면 범접하기 어려운 영역에 이르고 이때부터 비난은 눈에 띄게 사그라든다. 찬사가 차지하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아지며, 도의적인 선을 넘지 않는 수준의 웬만한 실수나 잘못은 진실한 사과가 따른다면 바로 이해를 받는다. 대중이 이 사람만큼은 절대로 무너지지 않길 바라는, 히어로(hero) 혹은 히로인(heroine)의 위치에 완벽하게 오른 것이다.

사실 영향력을 가진다는 건, 찬사와 함께 비판받을 가능성 또한 높아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보통의 사람들도 으레 하기 마련인 작은 실수를 저질렀다 해도, 더 짙은 부끄러움을 느껴야 하고 더 크고 낭랑하게 속죄해야 한다. 이를 간과하고 별일 아니게, 가볍게만 여긴다면 그토록 달콤한 기분을 선사해 주던 대중의 손과 입이 일순간 아주 알싸하게 변하는 경험을 하게 되리라.

받은 사랑과 존중에 관해, 그에 합당한 책임감을 요구하는 영향력은 그래서 더욱 값진 힘이다. 하지만 책임감이란 게 언급할 때야 무척 단순하고 깔끔하게 다루어지지만, 실제 삶 속에서 무언가 책임을 지는 일은 그리 단순하지도 깔끔하지도 않다. 매 순간 말과 행동이 일치해야 하며 해당 스타가 대중에게 드러낸 사고방식이나 가치관 등이 살아가는 모양새를 통해 선명하게 구현되고 있어야 한다.

물론 이때의 사고방식이나 가치관 등은 온전한 본인의 것이라기보다 만들어진 이미지에 의해 획득한 것이 어느 정도 섞여 있을 수 있어, 이를 체화시키기 위해 더욱 애를 써야 하니 쉬울 리 없다. 그러나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거듭 거치고 나면 스타의 영향력은 점차 견고한 완성도를 지녀, 종국에는 범접 불가능한, 아니 오히려 우러르고 지키고 싶어 하는 영역을 구축하게 되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 중 하나가 ‘이효리’다. 등장부터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은 그녀는 오랜 시간 스타의 자리를 고수해오며, 작고 큰 영향력을 발휘했고 그만큼 때때로 크고 작은 논란에 휘말렸다. 하지만 논란에 발목이 잡히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그녀의 영향력이, 초반에는 어떤 표면적인 요소가 만들어내는 화제성에서 비롯되었을지 모르나 시간이 흐를수록 ’이효리‘라는 스타가 보이는 삶의 행보 자체에서 흘러나오는 양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그녀가 표방하는 사고방식과 가치관 등이 그저 말만이 아니라, 주어진 상황에서 그녀가 하는 선택들, 그러한 선택들이 그려가는 방향성에 고스란히 담기면서, 어느 순간 이전과 다른 색감의 영향력으로 변모하기 시작한 거다. 동시에 힘의 크기도 달라졌다. 이제 사람들은 이효리의 말이라면, 행동이라면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오롯하게 자기 삶 속으로 끌고 들어가니까. 즉, 그녀가 지닌 생각의 모양, 삶의 태도 등을 우러르다 못해 닮고 싶어 하는, 철옹성에 가까운 신뢰도가 형성되었다 하겠다.


비단 대중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긴 아닌가 보다. 최근 이효리는, 악동뮤지션에게 바통을 이어받아 KBS2 뮤직 토크쇼 ‘더 시즌즈’의 새로운 진행자가 되어 ‘더 시즌즈-이효리의 레드카펫’(이하 ’레드카펫‘) 첫 회를 녹화했다. 가장 놀라운 것은 빈틈없이 화려한 출연진의 구성이었다. 댄스크루 베베와 악동뮤지션의 이찬혁, 블랙핑크의 제니, 코미디언 신동엽, 배우 이정은까지. 이들이 한자리에, 그것도 뮤직 토크쇼에 모일 수 있을 거라 누가 예상했을까.

특히 블랙핑크의 제니는, 블랙핑크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으면서 국내 예능프로그램에서 보기 힘들었던 스타 중의 스타다. 그런 제니가 이효리의 ‘레드카펫’에 등장했다는 사실은, ‘이효리’라는 영향력이 같은 연예계에 종사하는 스타에게도 상당히 강력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증명한다. 이 소식을 접한 대중 또한 이효리라면 그럴 만하지, 라고 고개를 끄덕이고 있으니, 바야흐로 그녀는 스타로서 ‘이 사람만큼은 절대 무너지지 않길 바라는’, 범접할 수 없는 경지에 오르고 만 게다.

범접할 수 없는 영향력은 말과 행동, 삶이 함께하며 변치 않는 가치를 만들어낼 때 뿜어져 나온다. 당연히 의도한다고 만들어지지 않으며, 시간 또한 적지 않게 소요된다. 겉으로 드러난 이미지를 본 것에 불과하다 해도, 대중은 꽤 오랜 시간을 들여 이효리가 어떤 걸음을 지속해 왔는지 목격했다. 그녀의 가치를 증명하는 데 있어 모두가 살아있는 증인이나 마찬가지다. ‘이효리’라는, 우리의 믿음직한 히로인은 이렇게 탄생했다. 그녀를 끌어내리고 싶다면 이 모든 과정을, 과정이 지닌 무게를 무너뜨릴 만한 무엇이어야 할 테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news@tvdaily.co.kr, 사진 = KBS2 ‘더 시즌즈-이효리의 레드카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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