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은 `만 나이`로 안 받아주나요" [임성원의 속편한 보험]

'보험 나이' 따로 적용돼 만 나이와 달라
만 나이 기준 6개월 경과 시 '1살 증가'

서울 송파구청에 만 나이 통일법 시행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보험'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게 떠오르시나요? '내 번호는 어떻게 알고 전화한 거지?', '가입권유 땐 천사더니 보험금 줄 때는 악마네' 등 대부분 부정적일 거라고 생각이 드는데요. 하지만 또 필요할 때 찾게 되는 게 보험이 아닐까 합니다. 알아두면 쓸데 많은 다양한 보험 이야기로 막힌 속을 뻥 뚫어드리겠습니다. 물론 보험에 가깝게 다가갈수록 멀게 느껴지는 분들을 위한 정보도 쉽게 설명드리겠습니다.[편집자주]

지난해 6월부터 만 나이가 도입돼 나이가 1~2살 어려져도 보험 상품 가입 시점에 따라 보험료가 오를 수 있다.

생명보험을 비롯한 보험 상품에 가입할 때 나이 계산 기준은 만 나이와 별도로 '보험 나이'를 적용하고 있다. 생명보험을 비롯한 사람의 생명·신체 관련 위험을 보장하는 보험 상품(상법상 인보험 계약)에 가입하면 계약상으로 보험 나이를 기준으로 한다.

'보험 나이'는 통상적으로 만 나이를 기준으로 6개월 경과 여부에 따라 반올림한다. 계약일 현재 실제 만 나이를 기준으로 6개월 미만은 생일이 지났어도 보험 나이는 유지된다. 보험 계약 당시 실제 만 나이를 기준으로 6개월 미만의 끝수는 버리고, 6개월 이상의 끝수는 1년으로 계산한다. 6개월 이상이 경과하는 시점에 보험 나이 1세가 증가하는 셈이다.

예를 들어 1992년 6월 2일에 태어난 임 씨가 2024년 12월 2일에 보험에 가입했다면 임 씨의 만 나이는 32년 6개월이 된다. 이 경우 임 씨의 보험 나이는 33세가 된다. 끝수가 6개월로 보험 나이가 1살 증가하는 시점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이후 매년 해당 보험 계약일(최초 계약일로부터 1년마다 돌아오는 날)마다 나이는 1세씩 증가하는 것으로 계산한다. 계산 기준은 생명보험과 질병·상해보험(손해보험), 실손보험 표준약관에 따른다.

다만 법규에서 나이를 특정하거나 개별 약관에서 나이 기준을 별도로 정한다면 보험 나이를 적용하지 않는다. 대표적으로 15세 미만자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한 보험계약은 '무효'로 한 상법 제732조가 있다.

일반적으로 나이가 많을수록 질병·사고 발생확률이 높아져 낼 보험료도 점차 비싸진다. 이에 만 나이 기준으로 6개월이 경과하기 전(보험 나이가 1세 증가하기 전)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가령 만 39세 6개월 미만(보험 나이 39세)보다 만 39세 6개월 이후(보험나이 40세) 시점에 가입하면 약 1.9% 보험료가 증가한다.

가입 나이에 제한이 있는 경우에는 보험 나이 기준으로 상한 나이 경과 전 하한 나이에 도달한 직후부터 가입하는 게 좋다.

보험 상품이 나이를 기준으로 만기가 정해져 있다면 해당 만기일은 만기로 표시된 보험 나이에 도달하는 마지막 계약 해당일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1983년 3월 1일 출생자가 보험 나이 40세가 되는 2023년 1월 1일에 가입한 80세 만기 상품 만기일은 계약 해당일인 2063년 1월 1일이다. 출생일 기준으로 환산한 보험 나이 80세의 마지막 일(만 80세 6개월 전 일)인 2063년 8월 31일이 아니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만약 청약 시 나이를 잘못 기재했다면 보험 계약을 해지하지 않더라도 이후 나이를 바꾸면 된다. 그러나 나이를 바꿀 시점에 보험료를 추가로 납입하거나 반환 금액이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보험 나이로 40세인 남성이 청약 시 39세로 잘못 기재해 20년 시점에 나이를 정정하는 상황이라면 보험료를 추가로 납입해 계약을 유지하거나 별도로 정산하지 않고 가입금액을 감액 조정할 수 있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