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쏙 과학쏙] 도로 살얼음, 얼마나 위험할까? 제가 미끄러져 봤습니다!
일상 속 궁금했던 날씨와 과학 현상을 알기 쉽게 전달해 드리는 날씨쏙 과학쏙입니다.
지난해 1월, 경기 포천시 고속도로에서 차량 47대가 연쇄 추돌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얼어붙은 빙판길에 차들이 미끄러지며 연달아 부딪힌 건데요.
사고 원인은 '도로 살얼음'이었습니다.
도로 살얼음은 눈이나 비가 아스팔트의 미세한 틈 사이로 스며들고, 그대로 얼어붙으면서 생기는데요.
햇볕이 잘 닿지 않아 표면 온도가 낮은 터널 출입구나 그늘진 도로 등에서 자주 발생합니다.
문제는 운전자 눈에 잘 보이지 않아서 미끄러지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건데요.
도로 살얼음의 위험성은 어느 정도일까요.
제가 직접 체험해 봤습니다.
상주에 있는 교통안전체험교육센터입니다.
시속 40km로 마른 도로 위를 달리다 브레이크를 밟았더니, 제동거리는 8m.
시속 50km로 속도를 올려도 10m 정도입니다.
대리석 위에 물을 뿌려 도로 위에 살얼음이 낀 것처럼 환경을 만들어봤습니다.
시속 40km로 달리다 도로 살얼음을 만나니 제동거리가 16m, 시속 50km에서는 30m까지 늘어납니다.
빈 버스를 타고 달렸을 때는 빙판길 제동거리가 33m로 마른 노면의 3배 수준이었습니다.
무거운 차일수록 미끄러지는 거리는 더 늘어납니다.
2톤 트럭은 제동거리가 50m로 실험 구역을 아예 벗어나 버렸습니다.
그다지 빠른 속도로 주행하지 않더라도 살얼음 위에서는 제동거리가 4배에서 5배 수준으로 크게 늘어난다는 걸 보여줍니다.
살얼음이 낀 커브 길에서는 어떨까.
시속 30km로 달릴 때는 미끄러져도 핸들 조작이 가능하지만, 속도를 시속 50km로 올리자 그대로 차량이 도로를 이탈해 버립니다.
<현장음> "제가 핸들을 꺾어도 제가 원하는 방향대로 안 가고 밖으로 튕겨 나가는 그런 현상으로 이어집니다."
트럭과 같은 후륜구동 차량은 차의 뒷부분이 돌며 미끄러지는 '오버스티어' 현상이 나타납니다.
안전 문제로 속도를 더 높여 실험하진 못했지만, 실제 고속도로에서 시속 40km보다 더 빠르게 달린다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애초에 속도를 줄여 안전 운전하는 것이 살얼음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입니다.
<이정호 / 한국교통안전공단 상주교통안전체험교육센터 교수팀장> "일반적으로 도로교통법에서 눈이 20mm 이상 내리거나 도로에 얼음이 끼거나 결빙됐을 때 50% 감속 기준이 됩니다. 그래서 최고 속도를 50% 감속한 상태에서 주행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으로 생각됩니다."
기상청은 내비게이션을 통해 도로 살얼음 위험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위험 구간을 지날 때는 앞 차와 충분한 거리를 두고, 급가속이나 급제동은 피하는 게 안전하고요.
차가 미끄러질 경우 한 번에 브레이크를 세게 밟는 것보다 짧게 끊어 밟고, 미끄러지는 방향으로 핸들을 돌려야 합니다.
지금까지 날씨쏙 과학쏙이었습니다.
임하경 기자 (limhaky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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