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계약한 고우석 “아직 얼떨떨, 경쟁 이겨내서 로스터에 들어야 실감 날 듯”[일문일답]
숨 가쁜 일정 속에 미국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입단한 고우석(25)이 금의환향했다. 고우석은 포스팅 협상 마감 시한을 채 하루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샌디에이고 구단의 최종 제안을 받고 계약서에 사인하기 위해 3일 오후 미국을 향해 떠났다.
샌디에이고와 계약을 마치고 6일 오전 귀국한 고우석은 “(만료) 7분 전에 계약 성사됐을 정도라 걱정했는데, 딱 성사되고 나니 기쁨보다는 안도하는 마음이 먼저 들었다”고 말했다. 이틀 밤은 비행기에서 보내고, 샌디에이고 호텔에서는 딱 하루만 쉬어 사실상 ‘1박4일’의 강행군이었다. 미국을 왕복하면서 신체검사도 받았다.
고우석은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KBO리그 불펜 투수 가운데 역대 최고 대우를 받는다. 고우석은 계약 기간 2+1년, 최대 940만달러(약 123억원)를 받는 계약서에 서명했다. 2년 동안 400만 달러를 보장받고 성적에 따라 구단이 옵션을 실행하면 3년째 300만 달러를 더 받는다. 모든 조건을 충족하면 240만 달러를 더 받는다.
구단이 2년 뒤 옵션을 실행하지 않으면 고우석은 바이아웃 50만 달러를 받고 자유계약선수가 된다.
급박하게 계약서에 사인했던 고우석은 “저보다는 계약을 추진한 에이전시 마음고생이 컸다”며 “좋은 조건으로 계약해 만족한다”고 말했다. 또 고우석은 “포스팅 신청을 한 것은 내 가치를 확인해보고 싶은 마음 때문”이라며 “LG 구단에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했다.
미국에서도 고우석과 ‘바람의 아들’ 장인 이종범, ‘바람의 손자’ 처남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인척 관계는 화제가 됐다. 고우석은 장인과 처남에게 비행기 타려고 했을 때 연락을 받았다며 “부모님이 기뻐하셔서 더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샌디에이고가 그에게 기대하는 임무는 마무리 투수다. 고우석은 “아직 완전한 메이저리거가 된 것은 아니다. 스프링캠프에서 경쟁을 이겨내야 (보직 등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다음은 고우석과 일문일답이다.
--샌디에이고에 입단한 소감은.
▲급하게 모든 일이 일어나서 아직 얼떨떨하긴 하다. 또 이렇게 (카메라) 앞에 서니까 실감이 난다. 기분은 좋다.
--계약 성사 당시의 기분은 어땠나.
▲계약하기 직전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 걱정하고 있었다. (협상 만료 시간을) 7분 앞두고 계약이 딱 성사되고 나니까 기뻐질 줄 알았는데 안도하는 마음이 더 들었다.
--계약 조건은 만족하는지.
▲일단 제의가 들어온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다. 계약 조건에 대해서는 에이전시가 잘 설명해줘서 기분이 좋았다.
--A.J. 프렐러 샌디에이고 단장과는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
▲일단 야구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다. 적응하는 데도 많이 도움 주겠다고 하더라.
--샌디에이고 다른 선수도 만났나.
▲다르빗슈 유가 마침 구장에 방문했을 때 나와서 만나서 사진도 찍고 했다.
--샌디에이고라는 도시는 어떤 인상이었나.
▲이번에 처음 가는 거라 기대를 많이 했다. 날씨도 너무 좋고, 눈에 담기는 장면도 정말 아름답다고 느꼈다.
--가족들, 특히 장인(이종범)과 처남(이정후)의 반응은 어땠나.
▲(미국으로) 출발하기 전에 비행기 타려고 했을 때 연락 많이 받았다. 부모님도 정말 기뻐하셔서 더 기분이 좋았다.
--선수 본인에게 메이저리그의 의미는 무엇인가.
▲사실 아직 첫 등판을 하지 않아서 메이저리그에 대해 크게 와닿는 건 없다. 경쟁해야 하는 위치라 경쟁해서 잘 이겨내서 로스터에 들어간다면 실감이 날 것 같다.
--MLB 데뷔전을 (로스앤젤레스와) 서울 개막 시리즈에 치를 가능성이 크다.
▲그런 부분이 신기하다.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아직은 경쟁해야 하는 위치라 아직 스스로 메이저리거라고 얘기하기에는 성급한 면이 있다. 몸 잘 만들어서 서울에서 첫 경기 하도록 잘해보겠다.
--메이저리그에서 목표가 있다면.
▲머릿속으로는 어릴 때부터 꿈꿨던 장면이 있다. 그래도 아직 저는 메이저리거가 아니다. 일단은 능력을 보여줘야 진짜 메이저리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LG 구단의 허락으로 MLB에 진출했다. 친정 팀에 대한 마음은.
▲그런 부분들 때문에 (계약 후) 시원섭섭한 마음이 들었던 거 같다. 일단 정말 감사드리고, 모든 부분이 감사하다.
--김하성 선수와 팀 동료가 됐다.
▲제가 먼저 (이)정후에게 연락처를 물어봐서 연락드렸다. 하성이 형이 축하한다고 했다. 외국으로 가서 야구하게 됐는데, 같은 리그에서 뛰었고 국가대표로 만났던 선배가 있다는 게 마음에 안정이 된다.
--1년 더 기다려서 FA가 된 이후 MLB 진출을 추진하지 않고 올해 포스팅을 선택한 이유는.
▲사실 포스팅은 작년 시즌 시작하기 전부터 준비했다. 근데 작년 성적이 좋지 않았다. 팀이 우승하지 못했다면 저도 신청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팀원 모두가 힘을 내줘서, 저는 정말 발만 담그고 있었는데 팀이 우승했다.
일단은 ‘나’라는 선수가 어떤 평가를 받는지 궁금해서 포스팅을 신청했다. 언론에는 많은 이야기가 나왔지만, 사실 적극적인 오퍼가 빨리 들어온 건 아니다. 그래서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막판에 제의가 왔다.
주변에서 1년 더 있다가 FA로 가는 게 이득 아니냐고 하더라. 그럴 때마다 ‘트윈스를 떠나지만, 다시 트윈스로 돌아올 수 있어서 포스팅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LG 구단에 보상금을 남겨줄 수 있어서 포스팅을 선택했다고 봐도 되는가.
▲LG라는 그룹을 생각하면 제가 남기는 건 다른 대형 계약에 비해 정말 작다. 그런데도 제 꿈을 지지해주고 믿어준다는 것만으로 감사하다.
--포스팅 신청하고 마음고생이 심했을 듯하다.
▲저보다는 에이전시 마음고생이 컸다. 저는 선수라 만약 계약이 안 돼도 지금껏 준비한 대로 LG에서 야구하면 되는 거였다. 에이전시가 좋은 계약을 해줘서 감사하다.
--어떤 부분을 채워야 진짜 메이저리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일단 몸을 잘 만들어야 하는 게 첫 번째다. 그리고 시범경기를 하면서 타자와 대결해 이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야 한다. (개막) 로스터에 들어가야 진짜 메이저리거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이름(샌디에이고 소개한 이름 발음법 OOO-suck-go)이 미국에서 화제가 됐다. 이니셜로 GO W.S.이라고 쓰면 ‘월드 시리즈에 가자’는 뜻이 되기도 한다.
▲사실 제 이름에 대해 워낙 그런 (이상한) 것만 봤다. 그래도 기분이 나쁜 게 아니라 일단 이름은 제대로 알렸구나 싶다. 그래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유쾌하게 넘어갈 수 있기에 제 이름 이렇게 지어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린다.
--LG 팬에게 인사를 남긴다면.
▲MLB 진출 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서 어렵게 느껴진 건 트윈스 팬 여러분의 뜨거운 열정이 떠올라서다. 제게 주셨던 응원과 사랑에 정말 감사하다. 제가 영원히 떠나는 것도 아니고, 못하면 짧게 있다가 올 수도 있다. 짧은 시간이라도 발전해서 야구하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
--LG 감독, 선수와는 이야기를 나눴는지.
▲선수들은 짐작한 건지 알고 있던 건지 모르겠는데, (미국으로 떠난 뒤) 연락 정말 많이 왔다. 다 돌아가서 잠실에서 만나서 인사드린다고 했다. 감독님은 바로 전화해서 축하한다고 해주셨다. 덕분에 더 좋은 계약할 수 있다고 말씀드렸다.
--LG는 후임 마무리로 유영찬을 정했다고 한다.
▲잘하지 않을까요? 의심 없이 잘할 것 같다.ㅇ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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