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 최대참전 ‘북쪽 전사들’ 고향마저...온난화에 1월에도 골프친다 [★★글로벌]
추운 겨울 유명했지만 이상기온에
눈 안오고 호수에 얼음도 얼지 않아
대표 겨울행사들 줄줄이 취소행진
때 아닌 겨울 골프 인기 끌어
눈 대신 겨울비로 가뭄에 도움
오대호 얼음 20분의 1 이하로
이유가 흥미롭다. 미군이 한국전 참전 군인을 모집할 당시 ‘추위에 강한 지역’ 출신을 찾은 결과 미네소타주가 적격이었다고 한다. 당시 작전이 진행되는 북한 날씨를 고려해 내건 조건이었다.
실제로 미네소타주는 알래스카주를 제외한 미국 본토 주중 가장 북쪽에 있으며, 북위 44도로 북한과 위도상으로도 비슷한 위치다.
이처럼 추운 날씨의 대명사이던 미네소타주도 전세계를 강타한 지구온난화를 피하지 못했다. 최근 이상기후로 기온은 역대 최고로 오르고, 겨울에 흔히 오던 눈조차 자취를 감추면서 평소 겨울철에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미네소타 사람들은 겨울 스포츠에 강했다. 매년 겨울이면 추위에 걸맞는 스포츠와 취미, 행사 등에 참가하는 것이 관례였다.
예를 들어, 미네소타에서 유통업에 종사하는 태라 영(38) 씨는 한겨울을 가장 좋아한다. 얼음이 꽁꽁 얼은 호수에서 얼음을 깨고 짜릿한 수영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지난 겨울 단 한번도 겨울 수영을 즐기지 못했다. 온도가 너무 높아 호수에 얼음이 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 “운이 좋아 극소용돌이나 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극소용돌이는 극지방에서 형성되어 내려올 수 있는 한파다.
이렇게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고 눈도 오지 않으면서 겨울 행사는 줄줄이 취소됐다. 미네소타 얼음 축제, 크로스컨트리 스키 대회 등이 대표적이다. 관광 흥행이 실패하면서 지역 경제도 울상이다.
하지만 나쁜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눈대신 비가 오면서 미네소타주의 전통적인 가뭄 해소에는 도움이 되었다. 또한 눈이 안오면서 겨울철엔 생각할 수도 없었던 골프가 가능해졌다.
미네소타주 북맨케이토 소재 한 골프장 사장 마이크 토마스 씨는 크리스마스 전까지 모두 예약이 모두 찼다고 밝혔다. 토마스 씨는 “겨울이 하얗기만 했는데, 이번엔 초록색이 되면서 수익은 좋았다”고 밝혔다. 이 골프장은 크리스마스부터 문을 닫았다.
사실 미국에서 겨울철 이상 기온은 미네소타만의 문제는 아니다.
미국과 캐나다 국경에 있는 ‘오대호’의 얼음 면적은 따뜻한 날씨 때문에 작년보다 10분이 1 이상 줄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산하 오대호 환경 연구소(GLERL)에 따르면, 올해 새해 첫날 오대호의 0.35%만이 얼음 아래에 있었는데 이는 평소 겨울철 평균인 약 9%보다 크게 낮았다. 평년 수준의 20분의 1 이하로 크게 줄어든 것이다. 이 연구소는 “계속해서 얼음 면적이 줄어들고 있다”며 우려했다.
가장 추운 곳으로 알려진 북극도 올해는 역대급으로 높은 온도를 기록했다. NOAA에 따르면, 지난해 일년 동안 북극 평균 기온은 영하 7도로 역대 여섯번째로 따뜻했다. 1940년부터 10년마다 0.25도씩 상승했다.
해양대기관리국은 기후변화로 인해 인류가 지금까지 가보지 못한 미지의 세계로 들어서게 됐다고 분석했다. 해양대기관리국 관계자는 “북극에 겨울이 사실상 없어졌다”면서 “이 같은 변화로 예상치 못한 재앙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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