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운,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처럼 [인터뷰]

윤혜영 기자 2024. 1. 6.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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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운 인터뷰 / 사진=스타쉽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가수 정세운은 한 마디로 쉬이 정의내리기 어렵다. 쨍한 노란색이기도 하고, 묘한 보라색이기도 하면서, 그 둘을 섞은 따듯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같은 갈색이기도 하지만, 정작 좋아하는 색은 검은색이라는 정세운을 만났다.

정세운은 4일 여섯 번째 미니 앨범 '퀴즈(Quiz)'를 발매하며 1년 8개월 만에 컴백했다.

앨범에 수록된 8곡 전곡의 작사, 작곡, 프로듀싱을 도맡은 정세운은 "개인적으로 애착이 많이 가는 앨범"이라면서 "보통 노래를 들을 때 디테일한 곡 소개를 신경 쓰면서 듣진 않지 않나. 편하게 곡을 접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너무 즐겁게 작업했다. 듣는 사람도 편하게 즐겨줬으면 좋겠다. '전 이런 음악이 재밌고 듣기 좋은데 여러분들 생각은 어때요?' 이런 식으로 앨범을 듣는 사람들의 반응도 궁금하다. 들으시다가 '여덟 곡 중에 땡기는 게 생긴다' 그럼 그걸 들어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정세운 인터뷰 / 사진=스타쉽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번 앨범에는 정세운이 '나를 찾는 과정'을 담았다. "답을 찾기 위한 앨범이지만 답은 없다"고 운을 뗀 정세운은 "정답이 너무 많기 때문에 답이 없다고 하는 앨범이다. 제가 어떤 거 하나에 빠지면 깊게 파고드는 스타일이다. 영양제로 비유하면 '누구는 식전이 좋다. 누구는 식후가 좋다'고 하면 나는 뭐가 맞나 고민하기 시작하고 답을 찾고 싶어하고 직접 찾아보는 사람이다. 찾아봤을 때 제가 도달했던 생각은 '좋다'라는 기준이 서로 다른 경우가 있었고, 둘다 각각 다르게 좋은 경우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영양제처럼 정세운도 싱어송라이터와 아이돌 둘다의 장점을 끌어안았다. 그는 "'아이돌이 맞을까. 싱어송라이터가 맞을까' 뭐가 좋은지 고민하고 이것저것 못하는 것보다 이것도 하고 저것도 했을 때 좋은 게 더 많았다. 이걸 해도 정답이고 저걸 해도 정답이니까 주저하지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것 내에서 착실하게 하자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오답도 있지만 오답은 피하면 되고 정답도 많은 것 같다"고 했다.

정세운은 싱어송라이터와 아이돌을 합친 '싱어송라이돌'로 불린다. 정세운은 아이돌을 노란색에, 싱어송라이터를 보라색에 비유해 설명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검은색을 좋아한다"고 웃으며 "사실 색깔마다 다 매력이 있지 않나. 어떤 색이든 낼 수 있는 게 무기인 것 같다. 검은색만 낼 수 있는 것보다 검은색을 좋아하지만 좋아하는 마음을 숨기고 노란색을 낼 수도 있어야 되고, 필요할 땐 보라색도 꺼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노란색과 보라색을 섞으면 갈색이 된다. 그래서 수록곡 '싱어송라이돌' 가사에 '따듯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같다'는 내용도 들어간다"고 말했다.

실제 정세운은 여러 색을 낼 수 있는 '싱어송라이돌'이란 표현에 감사함을 전했다. 그는 "되게 고마운 수식어라고 생각한다. 사실 나쁘게 생각하면 애매한 걸 수도 있지 않나. 저는 아이돌한테 가면 싱어송라이터고 싱어송라이터 쪽에 가면 아이돌이다. 그래도 그런 수식어가 생김으로써 제가 속할 수 있는 곳이 생긴 것 같아서 고맙다"고 했다.

'나'라는 존재를 찾던 정세운은 이번 앨범을 통해 어떤 자기 자신을 찾았을까. 스스로 "객관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는 그는 "객관적이려고 노력하고, 저의 모습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누구인가 보다는 이곳에 갔을 때 나의 모습, 저곳에 갔을 때 나의 모습이 다르지 않나. 그런 걸 정리하는 앨범인 것 같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작업하면서 새롭게 느낀 건 '생각보다 내 내면에 많은 장난기가 있구나' 생각이 들었다. 뮤직비디오 촬영하면서도 멋있는 척을 잘 못하겠더라. 그런 것보다 편안하게 장난치고, 익살스러운 걸 잘 표현할 수 있구나 느낌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정세운 인터뷰 / 사진=스타쉽엔터테인먼트 제공


정세운은 어느덧 데뷔 7년차를 맞았다. 지난 과거를 돌아보며 정세운은 "시간이 빠르다는 생각이 든다. 데뷔 초에는 생각할 겨를 없이 스케줄 하기 바빴다. 모든 게 너무 새로운 환경이라 적응하기 바쁜 시간들로 3년 정도 보낸 것 같다. 그리고 나서 이런 환경이 익숙해진 시절에는 생각이라는 걸 해보기 시작한 것 같다. 음악이나 활동, 정체성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지금은 많이 정리가 된 것 같다. 앞으로도 생각할 것들이 생기겠지만 3년쯤 됐을 때 했던 생각은 많이 정리된 것 같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때와 지금, 한결 같다고 생각하는 건 그때도 제가 저에게 없는 모습을 억지로 꺼내서 보이려고 하진 않았다. 없는 모습은 끝까지 이어질 수 없다고 생각해서 그때도 최대한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고 그게 한결 같은 모습이다. 달라진 건 그때보다 훨씬 뻔뻔해진 것 같다. 뻔뻔 떨 수도 있고 오버도 한다"고 전했다.

정세운은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오랫동안 음악하겠다는 목표로 오늘도 열심히 달린다. 그는 "음악을 평생 직업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길게 음악하는 게 목표기 때문에 차근차근 좋은 결과를 들려드리고 싶다"고 했다.

"초등학생 때는 꿈이 뭐냐고 하면 무작정 대통령이라고 했거든요. 꿈이라고 하면 왠지 모를 압박감이 있는데 큰 꿈을 얘기했을 때 만족하는 미소들이 보이잖아요. 그래서 큰 꿈을 얘기하고 다녔는데 지금은 하루하루를 떳떳하게, 스스로도 그렇고 좋아해주는 팬분들께도 부끄럽지 않은 하루를 살면 큰 꿈들은 다 따라오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제가 생각보다 게으르고 나태한데 그걸 이겨내고 매일매일 도전하는 걸 꿈으로 살고 있습니다."

정세운 인터뷰 / 사진=스타쉽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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