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 보여"…쌍둥이 중 더 오래 산 사람들, 공통점 있었다

정심교 기자 2024. 1. 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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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의 내몸읽기]청룡처럼 활력 넘치는 몸 만들려면

2024년 갑진년(甲辰年)은 청룡의 해다. 용은 힘차게 날아오르는 상상 속의 동물로, 예로부터 건강과 활력을 상징한다. 청룡이 하늘을 힘차게 날아오를 수 있던 건 어쩌면 평소에 열심히 운동하고 균형 잡힌 영양 식단을 유지해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올 한 해 용처럼 활력 넘치는 몸으로 변신해보는 건 어떨까. 머니투데이가 용의 영문명(DRAGON)의 앞 글자를 따서 선정한 건강 키워드로 새해 건강 설계 전략을 안내한다.

Diet(다이어트)
다이어트의 적(敵)은 과식이다. 과식 습관을 버리기 힘들다면 평소 먹는 메뉴 가운데 먹는 순서만 바꿔도 식사량을 줄일 수 있다. 열량이 낮으면서 식이섬유가 풍부한 메뉴부터 먹어 배를 어느 정도 불리면 고칼로리의 메인 메뉴는 예상보다 적게 먹을 수 있다. 식사를 20분 안에 후다닥 끝내면 과식하기 쉽다. 식욕 억제 호르몬인 렙틴은 식후 약 20분이 지나고부터 분비되는데, 음식을 빠르게 먹으면 위가 늘어나는 것을 뇌가 알기도 전에 이미 너무 많이 먹을 수 있다. 한 끼에 30분 이상 천천히 씹어 삼키자.
기초대사량이 낮을수록 알아서 연소하는 열량이 적어 살이 잘 찌는 체질이 된다. 기초대사량을 효과적으로 끌어올리려면 근육량을 늘려야 한다. 근육의 재료인 단백질은 20여 가지 아미노산으로 구성된다. 아미노산 중에서도 몸에서 만들어지지 않아 따로 섭취해야 하는 아미노산이 '필수아미노산'이다. 필수아미노산은 총 9종으로, 식물성 단백질(콩류·두부·시금치 등)엔 아미노산 몇 가지가 빠져 있기 쉬운 반면 동물성 단백질(육류·달걀 등)엔 필수아미노산 9종이 모두 들어 있다. 근육을 효과적으로 만들거나 유지하려면 식물성보다 동물성 단백질 섭취가 더 효과적이다. 단, 고기를 한 끼에 몰아 먹는 '고기 과식'은 피해야 한다. 몸에서 다 쓰고 남은 과잉 단백질은 체단백 합성에 쓰이지 못할 뿐 아니라 포도당·체지방으로 전환돼서다. 단백질 합성을 위해 고기를 섭취하겠다면 고기를 매끼 조금씩 나눠 먹는다.
Rest(휴식)
잘 쉬는 것도 건강의 필수 요건이다. 생체리듬은 대뇌의 호르몬인 멜라토닌·코르티솔이 조절한다. 불규칙한 생활은 밤에 멜라토닌 호르몬을 적게 분비하게 해 불면증에 시달리고 낮에는 코르티솔 호르몬이 분비되지 않아 일할 때 피곤하고 무기력하게 한다. 피로를 효과적으로 풀려면 피로 원인에 따라 다르게 해소해야 한다. 하루에 20~30분, 일주일에 3~4회 정도 걷기나 스트레칭·산책 등 가벼운 운동을 병행하면 근육·관절·인대의 긴장을 효과적으로 풀 수 있다. 따뜻한 찜질 팩을 두르거나 20~30분간 전신욕·반신욕·족욕을 실시하면 근육 피로를 풀어주는 데 효과적이다. 체온이 올라가면 피곤할 때 체내에 쌓이는 젖산과 피로물질이 체외로 배출되기 쉽다.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면 세로토닌·엔도르핀·아드레날린 같은 물질을 뇌에서 분비해 스트레스도 풀 수 있다. 반신욕 때 욕조 물에 아로마 향을 한두 방울 떨어뜨리면 후각을 자극해 뇌에 신호를 전달한다. 라벤더 향은 근육을 이완한다. 스파 후 비타민C가 풍부한 딸기·키위·레몬 주스를 마시면 피로감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근육을 키우기 위해 근력운동(무산소 운동) 했다면 근육에 휴식 시간을 줘야 한다. 근력운동을 하면 근육·힘줄에 미세 손상이 생기는데, 이 부위가 회복되면서 근육이 커지고 강해진다. 회복 기간 없이 한 부위의 근력운동을 쉬지 않고 매일 하면 오히려 근육 성장에 방해된다. 근력운동은 주 2~3회 권장된다. 단, 전날과 운동 부위를 달리하면 매일 해도 괜찮다.

Anti-aging(항노화)
인체도 녹이 슨다. 인체에서 생성된 유해(활성)산소가 세포를 손상시키고, 변형을 유도하면서 사람은 늙는다. 하지만 '건강하게' 늙는 것은 각자에게 달렸다. 현대인은 수많은 유해산소에 노출돼 있다. 스트레스는 물론 불규칙한 식습관, 흡연·음주와 과도한 운동 모두가 유해산소를 만들어내는 주범이다. 2009년 덴마크남부대학의 크리스텐슨 교수는 쌍둥이 1826쌍을 대상으로 수명을 조사했다. 그랬더니 쌍둥이 중 어려 보이는 사람이 더 오래 살았다. 안티에이징의 기본원칙은 '적게 먹기'와 '운동하기'다. 주 3~4일 고강도 운동을 하면 세포 속 에너지 공장인 미토콘드리아를 활성화할 수 있다.
유해산소를 억제하는 방법은 자연에 있다. 식물영양소는 세포 노화를 막고 해독·면역기능을 돕는다. 특히 항산화 기능이 강력하다. 식물영양소가 탄수화물·단백질·지방·비타민·미네랄·물에 이어 '제7의 영양소'로도 불리는 이유다. 식물영양소는 채소·과일 같은 식물이 자외선이나 해충·미생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내는 빨강·초록·노랑·하양·보라색의 물질이다. 양파·사과의 케르세틴, 녹차의 카테킨, 포도의 안토시아닌 등 그 종류만 2만5000가지가 넘는다.
Glucose monitoring(혈당 조절)
당뇨병으로 가는 관문이자, 정상 혈당으로 돌아갈 마지막 기회가 공복혈당장애다. 우리나라에서 공복혈당장애와 내당능장애 등 당뇨병 전(前)단계에 놓인 사람만 1600만 명으로 추정된다. 당뇨병 전 단계에 해당할 땐 혈당을 빠르게 올리지 않고, 잉여 포도당이 생기지 않는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노력만으로도 당뇨병이 생길 위험성을 60% 정도 줄일 수 있다. 체중을 줄여 지방을 소모해야 한다. 복부비만으로 간·근육에 지방이 많이 쌓이면 인슐린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한다. 유리지방산은 인슐린을 생산하는 췌장을 공격한다. 이 같은 '지방 독성'으로 췌장이 망가지면 '불량 인슐린'이 생산되거나 인슐린 분비가 약해져 혈당이 관리되지 않는다. 남성은 적정 허리둘레를 90㎝, 여성은 85㎝로 유지해야 한다.

허벅지 근육도 키워야 한다. 온몸 근육의 3분의 2 이상이 허벅지에 모여 있다. 섭취한 포도당의 70% 정도가 허벅지 근육에서 소모된다. 정제된 탄수화물(단순 당) 섭취를 줄이고 정제하지 않은 통곡물(복합 당) 형태의 식품으로 탄수화물을 섭취해야 한다. 흰쌀이나 밀가루는 정제된 탄수화물이다. 개인별 식습관을 고려한 '의학영양요법'에 따르면 식이섬유가 풍부한 현미처럼 통곡물 형태로 정제하지 않은 탄수화물을 섭취하는 게 권장된다.

Organic food(유기농 식단)
올해는 가공식품 위주의 식단에서 벗어나, 원물 그대로를 먹는 식습관을 늘리는 건 어떨까. 친환경 식자재를 고를 때 눈여겨볼 게 인증마크다.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한 농산물 가운데 인증받기에 가장 까다로운 '유기농' 또는 '유기농산물' 인증은 수확 전까지 최소 3년간 농약·화학비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고 재배한 농산물이 그 대상이다. 농산물에 유기농산물이 있다면 축산물엔 유기축산물이 있다. '유기축산물'은 유기 사료를 먹고 자란 축산물에 부여한다. 축산농가에서 사료에 항생제·성장촉진제·호르몬제 등을 사용해서는 안 되고, 도축 시 스트레스를 최소화해야 이 마크를 부여받는다. 유기농산물·유기축산물로 만든 가공식품은 '유기가공식품'이라는 마크를 새길 수 있다.
식자재의 잔류농약 부담을 덜어주는 마크가 '무농약'이다. 최근 1년간 농약을 사용하지 않았으면서 화학비료는 권장 시비량(비료를 공급하는 양)의 3분의 1 이하로 사용해 키운 농산물이 대상이다. 농약과 화학비료 모두를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산물보다는 인증 기준이 비교적 덜 까다롭지만,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게 핵심이다. 고기·계란·우유 등 축산물을 선택할 때 많은 소비자가 걱정하는 요인이 바로 항생제 사용 여부다. 이럴 땐 '무항생제' 인증마크를 확인하면 된다. '무항생제' 인증마크는 동물에게 항생제와 합성 항균제, 호르몬제가 첨가되지 않은 일반 사료를 먹이면서 인증 기준을 지켜 생산한 축산물에 부여한다.
Nutrition balance(영양 균형)
현대인에게 의외로 많이 발견되는 게 '배부른 영양실조'다. 먹는 양이 부족하지 않지만 정작 몸에서 필요로 하는 영양소 일부가 결핍된 경우다. 칼로리가 충분한 음식을 섭취하더라도 단백질·비타민·미네랄 등 체내에서 필요로 하는 영양소가 균형 있게 섭취되지 않으면 건강한 성인도 영양소가 결핍될 수 있다. 시간이 없고, 혼자 밥을 먹어야 해서 식사를 거르거나 편의점에서 끼니를 대충 때우는 게 습관이 되면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게 상대적으로 어렵디. 빵·라면·과자 대부분은 단순 당이 많이 포함돼 포만감을 빠르게 느낄 수 있지만 영양 불균형 상태를 유발해 체중 증가, 영양 불균형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심하지 않은 영양실조의 경우 균형 잡힌 식사를 통해 빠르게 회복할 수 있다. 한국영양학회는 성인을 기준으로 하루에 탄수화물 60%, 단백질 15%, 지방 25% 비율로 먹는 것을 권장한다. 알코올은 식욕을 떨어뜨리고 영양소 흡수·이용을 방해하므로 과음을 피해야 한다. 자신의 기초대사량을 고려해 하루에 섭취해야 하는 칼로리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대부분의 보건소에서 무료로 인바디 측정과 영양 상담이 가능하다. 자신의 현재 영양 상태와 기초대사량을 확인한 후 적절한 칼로리 선에서 부족한 영양소를 채우는 식단을 설계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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