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러시아, 北 미사일로 공격…노골적인 대량학살"

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한 경찰이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폐허가 된 주거건물을 바라보고 있다./AFPBBNews=뉴스1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이 러시아가 북한이 제공한 미사일로 우크라이나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더 이상의 위장술은 통하지 않는다"며 "노골적인 대량학살 전쟁의 일환으로 러시아는 북한으로부터 받은 미사일로 우크라이나 영토를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북한은 미등록 라디오를 소지하고, 관광객과 대화하고 TV 프로그램을 시청한다는 이유로 강제수용소에서 시민을 고문하는 나라"라며 "그런 국가(북한)로부터 받은 미사일로 우크라이나 국민을 공격하고 있다"고 전했다.

포돌랴크 고문은 러시아·북한·이란을 거론하며 "'악의 축'이 역사상 이렇게 명백하고 기괴할 정도로 악랄한 모습을 보인 적은 없다"며 "야당 지도자 옷에 독극물을 뿌리는 러시아, 원치 않는 관리들을 고사포로 처형하는 북한, 성적 지향이 다르단 이유로 교수형을 하는 이란이 손을 맞잡았다"고 비난했다.

전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익명의 미 관리들을 인용해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수십발과 탄도미사일 발사대를 건네받았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미 백악관은 같은 날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지난해 12월30일과 지난 2일 강행한 우크라이나 공격에 사거리 900㎞짜리 SRBM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미사일은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 SRBM으로 추정된다.

한미 군 당국은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이 지난해 7월 방북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났을 때를 전후해 북한이 러시아에 포탄과 미사일 등 각종 무기를 전달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어 지난해 9월 이뤄진 러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의 대러 군수품 공급이 지속됐다고 본다. 러시아는 무기 거래의 대가로 북한에 위성 기술을 제공했을 가능성이 크다. 러시아와 북한은 무기 거래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