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도 전과 남성은 새벽 거리에서 무슨 짓을 했나[사건의재구성]

임산부 대상 강도짓도 모자라 성폭행…피해자 유산
범행 이후에도 차량털이 계속…재판부 "징역 10년"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A씨는 2005년 1월 절도죄 등으로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그런 A씨가 차량털이에 다시 나선 것은 이듬해 6월, 집행유예 기간이 아직 남아 있던 때였다.

그날 새벽 3시쯤 충남 천안의 한 건물 주차장에서 절도 대상 차량을 물색하던 A씨의 눈에 봉고 차량이 들어왔다. A씨는 갖고 있던 공구로 운전석 옆자리 창문을 부수고 차 안에 있던 옷 가방을 훔쳤다.

그것으로는 모자랐던지 A씨는 추가 범행 대상을 물색하다 문화센터 건물 계단에서 전화하던 임신부 B씨를 발견한다.

A씨는 당시 임신 7개월이던 B씨에게 흉기를 들이대고 욕을 퍼부으며 돈을 내놓으라고 요구한다. B씨가 돈이 없다고 버티자 이번에는 계단으로 끌고 내려갔다.

B씨에게서 50여만원과 신용카드를 빼앗았지만 그것으로는 성에 차지 않았다. 임신 중이라며 애원하는 B씨의 배를 때린 것도 모자라 성폭행까지 저질렀다.

전치 2주의 부상을 당한 B씨는 결국 아이를 유산했다.

참혹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A씨는 범행을 계속했다. 3일 후 다시 절도에 나서 차량 여섯 대의 유리창을 깨트리며 금전을 노렸다. 하지만 별다른 소득이 없었다.

이에 A씨는 범행 대상을 차량이 아닌 건물로 바꾼다. 공구를 이용해 건물 치과에 침입한 A씨는 병원 접수대 서랍을 열어 2만원을 훔쳤다. 범행 후 몰래 건물을 빠져나가던 A씨는 침입을 인지하고 출동한 경비업체 직원과 마주친다. 붙잡힐까 봐 겁이 난 A씨는 경비업체 직원의 목을 때리는 등 폭행하기까지 했다.

재판부는 "B씨를 무참히 폭행하고 간음해 7개월 된 태아가 유산되는 엄청난 고통을 받게 했다"며 "잔혹하고 반인륜적인 범죄로부터 사회를 방위하기 위해 엄중한 형을 선고해야 한다"면서 A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songs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