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석 "아직 빅리거라 생각 안 해…서울서 데뷔전 치르고 싶어"(종합)
"선배 김하성과 한 팀, 안정감 느껴…친정팀 LG와 팬들께 감사 드린다"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입단 계약을 맺은 고우석(26)이 "아직은 빅리거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팀의 개막 엔트리에 포함되기 위해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고우석은 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그는 지난 4일 샌디에이고와 2+1년 최대 940만달러(약 123억원) 계약을 맺었다.
그는 지난달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 입찰)을 통해 빅리그 진출을 타진했다. 같은 날 포스팅이 됐던 절친 이정후(26)의 경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대형 계약을 이끌어냈지만, 고우석의 계약 소식은 좀처럼 들리지 않았다.
그러다 하루를 남기고 극적으로 계약이 성사됐다. 고우석은 "포스팅 마감 7분을 앞두고 계약했는데 기쁨보다는 안도감이 컸다"면서 "계약 조건은 에이전시가 잘 설명해줬고, 나는 조건보다는 오퍼가 들어온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다"고 했다.
기다림이 길었지만 초조함을 갖지는 않았다고 했다. 그는 "메이저리그에 진출하지 못할 경우도 생각했고 잠실에서 운동을 하고 있었다"면서 "나보다는 에이전시가 마음고생이 많았을 것 같다. 좋은 계약을 따내줘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까지 '메이저리거'가 됐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아직 첫 등판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메이저리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경쟁을 하는 위치이고 잘 이겨내야 한다"면서 "로스터에 들어가게 되면 그때는 실감이 날 것 같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개막 엔트리 진입을 우선적인 목표로 꼽았다.
그는 "2월 중순 쯤 첫 경기에 들어갈 것 같은데, 그 전까지 몸을 잘 만들겠다"면서 "이후 연습 경기에서 타자와 승부를 하면서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야 한다. 그 뒤 로스터에 들면 메이저리거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목표가 이뤄질 경우 고우석의 빅리그 데뷔전은 서울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샌디에이고는 3월 20~21일 LA 다저스와 개막 2연전을 치르는데, 경기가 열리는 장소는 서울 고척 스카이돔이다. 메이저리그는 저변을 넓히기 위해 세계 곳곳을 돌며 경기를 치르고 있고, 올해 처음으로 한국에서 경기가 열린다.
고우석은 이에 대해 "신기하게 느껴진다. 아직 성급하긴 하지만 몸을 잘 만들어서 서울에서 빅리그 첫 경기를 할 수 있도록 해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대표팀 선배인 김하성(29)과도 한솥밥을 먹게 됐다. 김하성은 2020년까지는 키움 히어로즈에서 뛴 고우석의 경쟁 상대였고, 올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선 함께 대표팀에 발탁되기도 했다.
고우석은 "(김)하성이 형에게 먼저 연락을 드렸는데 축하한다고 해주셨다"면서 "외국에서 야구를 하는데 같은 리그에서 뛰었던 대표팀 선배가 있다는 것은 마음에 큰 안정이 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FA를 1년 앞두고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 입찰)으로 빅리그에 도전한 것에 대해선 "가치를 평가 받고 싶었다"고 했다.
고우석은 "많은 분들이 1년 뒤 떠나면 더 이득이라고 했지만 1년동안 준비해왔고 우승을 하면서 기회가 왔다. 내 가치를 평가 받고 싶었다"면서 "포스팅으로 나가면 돌아올 때 LG로 올 수 있다는 것도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친정팀' LG와 팬들은 고우석이 미국 진출을 결정하는 데 있어 가장 큰 고민을 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그는 "미국을 갈 지 말지 결정하는 데 있어 가장 고민됐던 것은 LG 구단과 열정적인 팬들이었다"면서 "개인의 꿈인데도 불구하고 지지해주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하겠다"고 했다.
이어 "그래도 영원히 떠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발전해서 돌아오고 싶다"면서 "(미국에서) 잘 못하면 짧게 있다가 돌아올 수도 있다. 그 시간만이라도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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