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PF발 캐피탈 자금난 우려…“상반기 28.7조원 만기 온다”[머니뭐니]
한은 “부동산PF 건전성 저하, 캐피탈사 자금조달 비용 가중”
“부동산 PF 상황 지켜봐야…캐피탈채 유의해서 봐야 할 대목”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태영건설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불안 우려로 캐피탈사의 자금난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부동산 PF 대출 자산을 공격적으로 늘려온 캐피탈사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악화되면서 캐피탈채 금리가 오르고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얘기다. 올해 상반기 내로 만기가 예정된 캐피탈채 잔액은 29조원 수준으로, 캐피탈사의 이자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6일 서울 채권시장에 따르면 3일 기준 캐피탈채 AA- 9개월물 민평금리는 지난해 말보다 1.3bp(1bp=0.01%포인트) 내렸다. 지주사가 없는 비은행계 캐피탈채 등이 해당된 A0와 A- 등급의 같은 만기 캐피탈채 민평금리도 1.1bp씩 내렸다.
연초 자금 수요가 커지면서 금리가 소폭 내렸지만, 이 기간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이 각각 12.4bp, 15.5bp였던 것에 비하면 금리 하락 폭이 미약한 수준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캐피탈채가 국채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했다고 보는 게 맞다”면서 “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에 따라 종목별로 다르겠지만, 최근에 비은행계 캐피탈채가 덜 선호되는 차별화가 나타나고 있다. 지금 상황에서는 유동성이 떨어지고 (채권 가격) 디스카운트도 더 되긴 한다”고 말했다.
캐피탈사는 고객 자금 예치 없이 오로지 채권으로만 자금을 조달해 시장 상황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 때문에 시장이 좋아지면 캐피탈채가 좋아지고, 반대로 시장이 악화되면 상황이 빠르게 반영되는 ‘리트머스지’ 역할을 한다는 설명이다.
통상 국고채 금리 흐름에 따라 캐피탈채 금리도 움직이지만, 최근 부동산 PF 우려가 커지면서 다른 채권들보다 수요가 더 줄고 있다. 현재까지는 자금 집행을 재개하면서 수요가 커지는 연초기 때문에 변동성이 크진 않지만, 향후 추이를 유의하게 지켜봐야 한다는 분위기다.
금융권에선 앞으로 부동산 PF 대출 자산을 얼마나 보유했는지에 따라 캐피탈채의 움직임이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유동성이 부족할 경우 지주사 등을 통해 바로 자금 지원이 가능한 KB·신한·하나·우리·NH농협·BNK캐피탈 등의 경우 영업자산에서 자동차 금융과 기업 대출이 차지하는 부분이 많고, PF 대출은 10% 수준에 불과하다.
반면 A급 이하 비은행계로 분류되는 롯데·메리츠·한국투자·애큐온·오케이캐피탈 등의 개인금융과 PF 대출 자산은 각각 20% 안팎으로 은행계에 비해 훨씬 많다.
이에 중소형 캐피탈사일수록 자금난이 예상된다.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만기가 돌아오는 캐피탈채 규모는 28조7000억원에 이른다. 이중 1분기 만기 도래 분량은 14조9000억원, 2분기는 13억8000억원 규모다.
시장에서는 캐피탈사의 만기가 잘 분산돼 있는 편이긴 하지만 단기채권의 비중이 큰 만큼 이자부담이 커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현재 만기가 6개월 남은 캐피탈채의 단순 평균 금리는 3.30%다. 지난해 말 기준 신용등급 A+ 여신전문채권(여전채) 1년물 평균 금리가 4.93%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캐피탈사들은 채권 만기 연장을 위해 5%에 가까운 이자 비용을 감당해야 한다.
이에 캐피탈사를 둘러싼 우려가 커지자 업계는 우선 진화에 나섰다. 최근 여신금융협회는 자료를 통해 “캐피탈업계 PF 손실흡수능력이 충분하고 유동성도 양호하게 관리되고 있다”는 입장을 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캐피탈 업계 총 자본은 33조2000억원 수준이다.
하지만 캐피탈업권의 유동성비율과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은 일제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캐피탈업권의 유동성비율은 2022년 4분기 202.0%에서 지난해 3분기 158.3%로 대폭 줄었다. 손실흡수능력 지표인 대손충당금 적립비율 또한 같은 기간 146.7%에서 129.3%로 저하됐다.
이 기간 캐피탈사의 수익성과 건전성도 모두 악화됐다. 캐피탈업권의 총자산수익률(ROA)은 2022년 4분기 1.64%에서 올해 3분기 1.55%로 내렸다. 고정이하여신비율(3개월 이상 연체된 채권) 또한 같은 기간 1.52%에서 2.10% 수준으로 가파르게 늘고 있다.
한은은 이에 “부동산 PF 대출의 건전성 저하 우려는 여전채 신용스프레드(국고채와 채권 가격의 차이) 확대로 이어져 여전사의 자금조달 비용 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특히 여전사 부동산 PF 대출의 대부분(2023년 3분기 말 기준 92.5%)을 차지하는 캐피탈사의 경우 신용카드사와의 신용스프레드 격차가 올해중 상당폭 확대된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캐피탈사는 부동산PF 건전성 저하 정도와 신용스프레드간 양의 상관관계가 강화됐다. 이는 부동산 PF 대출의 건전성 제고가 지연될 경우 캐피탈사의 자금조달 비용이 가중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moo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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