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지역·필수의료 효과 거두려면…지역의사제 찬반 가열

권지원 기자 2024. 1. 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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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개혁 원년②]국회서 野주도로 통과한 지역의사제
복지부 "복무 기간, 전공의 수련 과목 제한 등 논의 필요"
의료계 반발 "즉각 철회…필수·지역의료 환경 개선부터"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양동호(왼쪽) 대한의사협회 의료현안협의체 협상단장이 지난해 12월27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 달개비에서 열린 제23차 의료현안협의체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3.12.27. ks@newsis.com

[서울=뉴시스]권지원 기자 = 필수 의료와 지역 의료를 강화하는 방안으로 공공의대 설립과 지역의사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은 반대했지만, 야당 주도로 지역의사제 법안이 지난해 국회를 통과하면서 찬반 논란은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6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12월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주도하에 지역의사 양성을 위한 법률 제정안(지역의사제 법안)'과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제정안(공공의대 설립법안)'이 가결됐다.

지역의사제 법안은 지역 의사 선발전형으로 입학한 학생은 졸업 후 10년 간 의료취약지 병원에서 의무적으로 복무해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의사가 부족한 지역의료 현장에 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지역 간 의료서비스 격차를 해소한다는 취지가 있다.

공공의대법은 각 지역에 공공의대를 설립해 지역 의료인력을 양성, 10년 간 의료 취약지와 필수 의료분야에서 의무복무를 하는 내용을 담았다.

보건복지부는 법안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해당 법안을 둘러싼 쟁점에 대한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지난해 12월2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지역의사제 법률안은 의사 인력 부족을 주요 기준으로 삼고 있는데, 의사 인력을 어떻게 정의할지, 10년 간의 복무기간이 적절한지, 전공의 수련 과목 제한 등 쟁점이 많다"면서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의정은 지역의사제와 공공의대 설립을 놓고 이미 한 차례 부딪힌 바 있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2020년 지역 의사 유입 방안으로 공공의대 설립. 지역의사제 도입을 추진했으나 의료계 총파업의 단초가 되면서 한발 물러섰다.

당시 정부가 동결된 의과대학 정원을 2022년부터 매년 400명씩 10년 간 4000명을 추가 양성하고 공공의대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하자, 의사들은 총파업과 진단 휴진 등을 강행했다. 일부 의대생은 의사 국가시험 응시를 거부하기도 했다.

공공의대와 지역의사제에 대한 의료계의 비판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지역 수련병원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과 의료사고 사법리스크 완화, 근무환경 개선이 우선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의료 인력을 아무리 늘려도 필수의료와 지역의료 살리기에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지난해 12월21일 입장문을 통해 "양질의 의사는 충분한 교육 자원, 다양한 환자 군에 대한 경험, 실력 있는 다수의 임상교수진, 체계적인 임상실습 교육병원 등 충분한 교육인프라 아래에서 양성되는 것인데, 제대로 된 부속병원이 없는 공공의대는 의학교육의 현저한 질 저하를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개원의협의회(대개협)도 성명서를 통해 "지역의료와 필수의료 문제는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감소와 국가 역량의 과도한 수도권 집중으로 발생했다. 지역의사제와 공공의대 설립으로 의사를 억지로 묶어놔도 정작 환자는 서울로 향한다"고 했다.

특히 지역의사제나 공공의대로 뽑은 의료인력이 의무 복무기간이 종료한 후에도 해당 의료취약지에서의 활동 여부가 불명확한 만큼 실효성과 효과성에 대한 의문도 나온다.

국회예산정책처는 공공의대 설립과 운영에 7년 간 약 1334억원, 연평균 191억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추계한 바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지난해 12월21일 성명서를 통해 "지역의료·공공의료의 강화는 지역 수련병원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및 교육 강화, 합리적인 근무환경, 충분한 보상, 의료 제공에 따르는 사법 리스크 완화 및 필수의료에 대한 법적 안전망 보장 등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면서 "아무리 우수한 의료 인력을 데려다 놓아도 적절한 부대 여건이 조성되지 않은 채 의무복무만 강제한다면 양질의 의료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특히 올해 총선을 앞둔 만큼, 지역 민심을 염두에 두고 강행한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논란 역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이 법을 추진하면 의사들이 격렬하게 반발할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런데도 왜 의대 정원 확대 자체를 무산시킬 수 있는 입법 폭주를 하려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이것이 총선을 겨냥한 것이라고 짐작하긴 어렵지 않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eakw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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