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의료 정책패키지 이달 중 발표"…의대증원 발표는 언제?
의-정 물밑 협상도 관심사…늦어도 4월까지 확정해야
(서울=뉴스1) 강승지 김기성 기자 = 19년째 3058명으로 고정된 의과대학 입학정원을 2025학년도 입시 때부터 늘리겠다고 공언해 온 정부가 아직 증원규모와 발표시기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초안을 이달 중 공개해 여론 수렴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의사단체 반발'이 의대생 증원의 최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의료계를 달랠 정책부터 내놓고 구체적인 증원규모를 논의할 가능성도 있다. 올해 고등학교 3학년이 대학에 들어가는 2025학년도 입시에 반영되려면 의대증원 규모는 늦어도 4월까지 확정돼야 하는데, 마침 이때 총선도 예정된 터라 발표시기 역시 주요 관심사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6일 뉴스1에 "지역 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한 정책 패키지를 1월 중 발표할 예정"이라며 "발표 방식은 고민 중인데 (대한의사협회와의) 의료현안협의체에서 논의된 주제, 전국 권역별 간담회 내용을 종합적으로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료현안협의체에서 의대증원 외 많은 현안을 20여 차례 논의해왔다. 증원이 결정된 뒤에도 협의체는 대화 채널로 유지할 계획"이라며 "다만 정책패키지 발표와 증원 규모 발표는 별개다. 아직 증원 규모와 발표 시기가 정해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복지부는 지난해 11월 의대를 둔 전국 40개 대학의 입학정원 수요조사 서류 결과를 발표할 당시 정확한 증원 규모는 1월 초까지 확정하겠다고 밝혔지만 확정 시기가 점점 늦춰지는 모양새다.
수요조사 결과 전국 40개 대학은 2025학년도 입시 때 의대에 최소 2151명 최대 2847명의 증원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면으로 진행한 의대 수요조사 이후 의대별로 이뤄진 현장 실사는 마무리됐다.
2025학년도 입시에 증원된 정원을 반영하려면 4월까지는 의대 총 입학정원을 교육부에 전해야 한다. 교육부는 각 대학에 정원배정 계획을 안내하며 관련 후속절차를 진행한 뒤 올 상반기까지 대학별 정원배정을 확정해야 한다.
대한의사협회는 의대증원만으로 지역 필수의료 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며 날을 세우고 있다. 의사들 사이에서 이해관계에 따라 입장은 갈리지만 의대증원보다 의료진을 위한 처우개선이 우선이라는 분위기다.
의학계의 한 원로인사는 뉴스1에 "순서의 문제다. 의협은 '선 수가-후 의료인 확충'을 원하고 정부는 그 반대(선 의료인 확충-후 수가인상)"라며 "무분별한 증원보다 수가 정상화와 불가항력 의료사고에 대한 법적 부담 완화가 우선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의협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의대증원을 추진하면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며 지난해 12월 11~17일 회원 대상 찬반투표와 17일 총궐기대회를 진행한 바 있다.
이필수 의협 회장은 지난해 12월 29일 신년사를 통해 "무분별한 증원을 막으려면 안타깝게도 투쟁 강도를 높여나갈 수밖에 없다"며 "의협의 정책 기조는 정부가 증원 계획을 철회하지 않는 이상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 회장은 4일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에서 열린 의료계 신년하례회에서 "의대증원은 보여주기식이 아니라 충분한 논의와 합의를 통해 풀어야 할 문제다. 유연하고 합리적인 자세로 협상에 임할 것"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국민 여론과 정부, 정치권 모두 의대증원에 우호적인 점 또한 감안한 발언으로 보인다.
이주열 남서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의협도 '강 대 강'으로 맞설 게 아니라 정부, 의료계, 환자·소비자 단체,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토론 등에 참여해 의대증원 여부를 고민할 때"라고 진단했다.
한편,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는 △공정·적정 보상(수가) △환자와 의료인 의료사고 부담 완화 △전공의 근무여건 개선 등 인력시스템 혁신 △상생·협력 기반 의료전달체계 개선이 담길 전망이다. 복지부는 전국 순회 설명회에서 각각의 사안에 대해 단편적으로나마 정부 구상을 소개한 바 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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