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cup.review] 포로는 골대를 찢어!...미친 중거리 득점포→토트넘, 번리 1-0으로 제압하며 32강 진출
[포포투=한유철]
페드로 포로의 '미친' 중거리 득점이 터졌다.
토트넘 훗스퍼는 6일 오전 5시(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 훗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잉글랜드 FA컵 3라운드에서 번리에 1-0 승리를 기록했다. 이로써 토트넘은 32강 진출에 성공했다.
[프리뷰]
오랫동안 '무관 탈출'을 구단 목표로 하고 있는 토트넘. 매 시즌 이를 실현하기 위해 투자를 하고 노력을 했지만 아직까지 결실을 맺지 못하고 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체제에서 경쟁력을 끌어올린 후엔 실제로 우승을 목전에 두기도 했다. 이후 조세 무리뉴와 안토니오 콘테 등 명장들이 지휘봉을 잡았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지난 시즌엔 최악의 성적이었다. 2년 차에 접어든 콘테 체제에서 호기롭게 우승을 노렸지만 모든 컵 대회에서 탈락하며 무관이 확정됐고 리그에선 8위를 차지해 유럽 대항전 진출 자체가 좌절됐다. 콘테는 시즌을 다 치르지도 못했다. 시즌 도중엔 히샬리송과 불화설에 엮이기까지 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리빌딩에 돌입했다. 율리안 나겔스만과 토마스 투헬, 루이스 엔리케 등 여러 감독들이 후보로 언급됐지만 최종적으로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토트넘의 지휘봉을 잡았다.
물론 우려는 있었다. 셀틱에서 도메스틱 트레블을 달성하긴 했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감독 경력 내내 빅 리그에 머문 적이 없었다. 또한 셀틱과 호주를 제외하면 뚜렷한 업적을 남겼다고 하기도 애매했다. 한 마디로, 세계 최고의 리그인 프리미어리그(PL)에서 살아남기엔 다소 무리가 있는 수준인 것.
하지만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 시즌 초반, 토트넘의 페이스는 가히 역대급이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 특유의 공격적인 전술이 빛을 발했다. 지루한 수비 축구에 신물이 났던 토트넘 팬들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전술에 환호했다. 리버풀, 아스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강팀들을 상대로도 전혀 주눅들지 않았고 오히려 맞불을 놓으며 지지 않는 경기를 펼쳤다. 10경기 연속 무패 행진. 토트넘은 리그 1위를 질주했다.
중간에 힘든 시기도 있었다. 첼시전을 시작으로 토트넘은 부진에 빠졌다. 첼시전 패배 하나만 놓고 보자면,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지만 진짜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부상과 퇴장의 여파는 상당했다. 토트넘은 이어진 울버햄튼 원더러스와 아스톤 빌라전에서 베스트 라인업을 가동하지 못했고 연패를 당했다. 10경기 연속 무패 행진 이후 3연패. 토트넘의 순위는 5위까지 추락했다.
다행히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연패를 끊었다. 원정에다가 상대는 '디펜딩 챔피언' 맨시티. 토트넘의 열세가 예상됐지만 손흥민과 지오반니 로 셀소, 쿨루셉스키의 득점에 힘입어 3-3 무승부를 기록했다.
하지만 반등은 이뤄지지 않았다.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전에서 토트넘은 약점을 드러내며 또 다시 무너졌다. 이 경기에서도 토트넘은 선제골을 넣으며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추가적인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고 웨스트햄의 역습에 당하며 1-2 역전패를 당했다.
토트넘은 이 경기를 통해 불명예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바로 5경기 연속 선제골을 넣고도 승리를 가져가지 못한 것. 토트넘은 지난 첼시전부터 울버햄튼, 아스톤 빌라, 맨시티, 웨스트햄전까지 모두 선제골을 넣었지만 단 한 차례도 이기지 못했다.
이는 PL 역사상 최초였다. 축구 통계 매체 '옵타'는 "5경기 연속 선제골을 넣고도 이기지 못한 팀은 PL 역사상 토트넘이 처음이다"라고 밝혔다.
다행히 분위기를 바꿨다. 지난 시즌 1-6 대패를 당한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홈으로 초대했고 무려 4골을 터뜨리며 4-1 대승을 거뒀다. 이 경기에서 '캡틴' 손흥민은 1골을 넣으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고 평점 9.5로 경기 최고 수치를 받았다.
현지의 극찬이 이어졌다. 영국 매체 '풋볼 런던'은 손흥민에게 평점 9점을 부여하며 "우도기와 히샬리송에게 어시스트를 제공했다. 후반전엔 첫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골도 넣었다. 주장의 진정한 모습을 보였고 팀에 영감을 불어넣었다"라고 극찬했다. 영국 매체 '90min' 역시 손흥민에게 평점 9점을 주며 "이번 시즌 토트넘의 주 득점원인 손흥민은 윙에서도 뛰어난 활약으로 이전의 모습을 재현했다"라고 전했다.
뉴캐슬전부터 3연승을 질주했다. 노팅엄 포레스트전에서 힘겨운 승부를 치렀지만 히샬리송과 쿨루셉스키의 득점에 힘입어 승점 3점을 따냈다. 에버턴전에서도 안정적인 경기 운영으로 2-1 승리를 가져갔다.
이어진 브라이튼전에선 패배. 하지만 토트넘은 이제 '부진'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을 아는 팀이 됐다. 직전 본머스전에선 홈에서 3골을 터뜨리며 다시금 분위기 쇄신에 성공했다. 본머스가 최근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3-1 승리는 값진 결과였다.
주말에 열리는 번리전. 토트넘은 '승리'가 절실하다.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컵)에서 떨어진 만큼, 우승을 노릴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회기 때문.
승리 가능성은 충분하다. 경기가 홈에서 열릴 뿐만 아니라 객관적인 전력에서도 훨씬 앞서기 때문.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 기준, 토트넘은 최근 공식전 6경기에서 4승 2패를 기록하고 있으며 번리는 6경기에서 단 1승만을 거두고 있다. 리그에서의 잔류권 경쟁을 최우선 목표로 하고 있는 번리답게 이 경기에 힘을 쏟을 가능성은 적다.
아쉽게 손흥민은 나오지 않는다. 아시안컵 일정을 치르기 위해 대한민국 대표팀에 합류했기 때문. 손흥민은 지난 3일 황희찬이 개인 SNS를 통해 공개한 사진 속에서 대표팀에 합류하기 위해 비행기에 몸을 실은 모습이 실렸다.
1960년 이후 아시안컵에서 우승컵을 들지 못하고 있는 대표팀. 이번 대회에선 기필코 '우승'을 따내겠다는 열의에 차 있다. 대표팀은 15일 바레인과의 조별리그 1차전을 시작으로 요르단, 말레이시아와 조별리그 경기를 치른다.
선수단 구성은 역대급이다. 손흥민과 황희찬, 김민재, 이강인 등 빅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 뿐만 아니라 이재성과 오현규, 조규성, 홍현석 등 유럽파 선수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경기 내용]
토트넘은 4-2-3-1 포메이션을 가져왔다. 히샬리송, 존슨, 로 셀소, 쿨루셉스키, 벤탄쿠르, 스킵, 우도기, 데이비스, 에메르송, 포로가 선발로 나왔고 비카리오가 골문을 지켰다. 이에 맞선 번리는 4-4-2 포메이션을 활용했다. 암도우니, 포스터, 오도베르, 쿨렌, 램지, 자로우리, 테일러, 델크루아, 오셰이, 비티뉴가 선발 명단을 채웠고 무리치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번리가 포문을 열었다. 전반 3분 테일러의 크로스를 받은 자로우리가 박스 바깥에서 왼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공은 골문 위로 벗어났다. 번리가 기세를 이었다. 전반 7분 포스터의 패스를 받은 오도베르가 박스 바깥에서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키퍼가 막아냈다.
토트넘도 반격에 나섰다. 전반 9분 히샬리송이 하프 스페이스 왼쪽으로 침투하면서 패스를 받았고 슈팅을 시도했지만 공은 골문 왼쪽으로 벗어났다. 토트넘이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전반 10분 박스 왼쪽에서 공을 잡은 존슨이 수비 한 명을 제쳐낸 후,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토트넘이 계속해서 압박했다. 전반 14분 전방 압박으로 공을 탈취했고 침투 패스를 받은 히샬리송이 박스 안 왼쪽에서 슈팅을 시도했지만 임팩트를 제대로 맞추지 못했고 공은 골키퍼 품에 안겼다. 공격을 주도한 토트넘. 좀처럼 마무리를 짓지 못했다. 전반 17분 박스 안에서 존슨의 패스를 받은 로 셀소가 왼발로 원터치 슈팅을 가져갔지만 골대 위로 벗어났다.
번리가 결정적인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전반 26분 암도우니가 동료와의 2대1 패스를 통해 박스 안까지 돌파했고 골키퍼와 1대1 상황을 맞이한 후, 슈팅을 시도했지만 공은 골대 위로 벗어났다. 토트넘도 기회를 잡았다. 전반 31분 포로의 크로스를 받은 존슨이 박스 안에서 왼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문 왼쪽으로 벗어났다.
전반 막바지, 번리가 토트넘을 위협했다. 전반 45분 쿨렌의 패스를 받은 자로우리가 박스 바깥에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지만 유효슈팅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그렇게 전반은 0-0으로 마무리됐다.
전반전은 토트넘이 주도했다. '후스코어드' 기준, 66.5%의 점유율을 기록했고 슈팅 역시 7회로 번리(4회)보다 많았다. 하지만 번리의 탄탄한 수비에 막히며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했고 다소 답답한 흐름이 지속됐다.
후반전 첫 슈팅은 토트넘이 가져갔다. 후반 5분 히샬리송의 패스를 받은 쿨루셉스키가 박스 바깥에서 왼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문 위로 벗어났다. 번리도 반격에 나섰다. 후반 6분 오도베르의 패스를 받은 쿨렌이 박스 바깥에서 과감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지만 유효슈팅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위기를 넘긴 토트넘이 다시 한 번 기회를 잡았다. 후반 9분 박스 왼쪽에서 존슨이 수비 한 명을 제쳐낸 후,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키퍼에게 막혔다. 토트넘이 좀처럼 마무리를 짓지 못했다. 후반 20분 박스 안에서 우도기의 크로스를 받은 존슨이 오른발 다이렉트 슈팅을 시도했지만 무리치가 몸을 날려 막아냈다.
토트넘이 먼저 앞서 나갔다. 후반 33분 전방 압박을 통해 공을 탈취한 포로가 하프 스페이스 오른쪽에서 과감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고 이 공은 그대로 번리의 골망을 갈랐다. 토트넘이 경기에 쐐기를 박고자 했다. 후반 40분 박스 안에서 힐의 패스를 받은 세세뇽이 공간을 확인한 후, 정교한 슈팅을 시도했지만 무리치가 손끝으로 쳐냈다.
리드를 허용한 번리가 동점을 노렸다. 후반 44분 트레소르의 패스를 받은 브라운힐이 박스 바깥에서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문을 벗어났다. 이후 추가 득점은 나오지 않았고 경기는 토트넘의 1-0 승리로 마무리됐다.
한유철 기자 iyulje93@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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