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패러다임 바꿀 '자율운항선박'… 무엇이 다르길래

김동욱 기자 2024. 1. 6.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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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 - 자율운항선박 속도 높이는 K-조선] ②'안전·인력·수익성·친환경' 4마리 토끼 잡는다

[편집자주]'자율운항선박법'이 국회 문턱을 넘으면서 한국 조선업계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자율운항선박 관련 법 부재로 기술개발과 실증 등에 어려움을 겪어왔기 때문이다. 자율운항선박이 조선업계 패러다임을 바꿀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관련 기술 개발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바다 위 테슬라'로 불리는 자율운항선박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조선업계가 자율운항선박 개발에 나섰다. 사진은 HD현대의 레저보트 자율운항 솔루션(NeuBoat Navi). /사진=HD현대 제공
▶기사 게재 순서
①자율운항선박법 통과… K-조선, '바다 위 테슬라' 띄울까
②조선업계 패러다임 바꿀 '자율운항선박'… 무엇이 다르길래
③中과 '초격차' 벌린다… K-조선, 자율운항 선점 '사활'
조선업계 패러다임을 바꿀 신기술로 자율운항선박이 꼽힌다. 운항 부주의로 인한 사고를 방지하고 선박 운항 인력 부족 현상을 완화할 수 있어서다. 고객사인 해운업계가 인건비 절감을 통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도록 돕고 최적 경로로 운항해 온실가스 배출량도 줄인다.


사고 75% 감소… 인력 문제 해소에도 기여


해양수산부 중앙해양안전심판원의 '2022 해양사고 통계'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발생한 해양사고는 1만4381건이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지속 확대된 해양사고는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본격화된 2021년 잠시 주춤했다가 2022년 다시 늘었다. ▲2018년 2671건 ▲2019년 2971건 ▲2020년 3156건 ▲2021년 2720건 ▲2022년 2863건 등으로 집계됐다.

해운업계는 자율운항선박을 활용해 사고를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해양사고의 80% 안팎이 인적 과실로 발생하는 점을 감안, 사람이 운항에 덜 개입할수록 사고는 줄 것이란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스스로 해상환경을 인지 및 판단하는 자율운항선박이 도입되면 인적 해양사고가 75%가량 감소하고 안전성도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해운업계 인력 부족 현상을 해결 위한 방안이기도 하다. 적은 인력으로도 배를 운항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발틱국제해운거래소(BIMCO)와 국제해운회의소(ISC)가 공동 조사한 해운인력 보고서에 따르면 선박을 직접 운용하는 해기사의 인력 부족률은 내년 18.3%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10년 전인 2015년(2.1%)보다 약 9배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은 해기사뿐 아니라 부원도 부족하다. 외국인 의존도가 심화하고 있는 배경이다. 한국선원통계연보를 보면 2018년 3만3445명이었던 승선원(해기사+부원)은 2022년 3만474명으로 8.9% 감소했다. 해기사는 9.3%(2만564명→ 1만8647명), 부원은 8.2%(1만2881명→ 1만1827명) 줄었다. 같은 기간 외국인 선원은 2만6321명에서 2만8281명으로 7.5% 늘었다.


수익성 확보·환경규제 준수까지


아비커스의 자율운항솔루션이 탑재될 미래 해상택시 조감도. /사진=HD현대
해운업계의 수익성을 높일 것으로도 보인다. 해운업계 실적과 밀접한 해상물동량은 통상 세계 경제 성장률, 유가, 환율 등에 의해 좌우된다. 물류를 이송하는 해운업계 특성상 서비스 차별화가 크지 않고 경쟁은 치열하다. 해운업체가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비용 절감이 불가피하다.

자율운항선박은 전통선박과 견줬을 때 25% 이상의 운용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상업 선박의 운용비용은 연료비와 인건비가 8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자율운항선박으로 최적의 경로로 운항하면 연료비 낭비를 막을 수 있다. 완전 자율운항선박 도입 시에는 선원 거주공간과 이동통로, 안전장비 등을 갖추지 않고 해당 공간에 화물을 더 적재하는 방식으로 효율성 향상도 꾀할 수 있다.

환경규제를 준수하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국제해사기구(IMO)는 2008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오는 2030년까지 40%, 2050년까지 70% 감축하기로 했다. 액화천연가스(LNG) 등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은 친환경 연료를 사용하는 것만으로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역부족이다. 경제운항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자율운항선박과 함께 수소·암모니아 등 차세대 친환경 연료를 사용해야 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아직 자율운항선박 기술이 완벽하지 않아 해운업체들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고 있지는 않으나 기술 개발이 진전되고 자율운항선박이 보편화 되면 비용 절감 등의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업체는 완전 무인화를 목표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며 "해운업체는 최소한의 안전 확보를 위해 필수 인원만 태우고 항해에 나설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동욱 기자 ase8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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