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질을 찾고·적고·나누고·읽다…1년간 '편지 교환' 미술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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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의 미술작가와 한 명의 기획자가 지난 1년간 편지를 주고받으며 삶과 예술에 관한 생각을 깊이 공유했다.
가장 본질적인 것, 삶을 살아가는 지혜와 단순한 마음, 눈에 보이지 않는 초월적인 가치와 인간을 땅에 뿌리 내리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들은 찾고, 적고, 나누고,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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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오늘은 동지입니다. 한 해 중 밤이 가장 길어졌습니다. 저는 겨울이 되면 정신이 맑아지고 조금 더 열심히 작업을 하게 되는데, 이맘때 피곤을 잊고 가장 맑은 눈을 갖게 되는 기분입니다. 지난날에 담아 놨던 풍경들을 다시 들춰보고 후반 작업을 이어 나가고 있습니다. 이제 내일이면 해가 점점 길어질 테지요. 저는 새해보다 동지에 마음을 더 다잡게 됩니다. 빛과 어둠이 사이좋게 자리를 바꿔 앉습니다. 이곳에서 저곳으로 우리는 모두 함께 이동하고 있습니다" (겨울, 작가 고성)
"입춘이네요! 아래, 윌리엄 카를로스 윌리엄스의 시와 어울리는 오늘이에요. 마지막 연에서 포착된 변화가 제 안에서도 일어났음을 느껴요. 이 작은 시작이 일상을 흔들어 깨우며 늘 바라 왔던 영혼의 성장을 이루게 될 거라는 예감이 듭니다. 겨울에서 봄, 여름, 가을, 다시 겨울로 한 바퀴 도는 동안 작가님과 나눌 대화 - 삶의 의미와 기쁨, 경외, 믿음, 연결, 언어에 관한 이야기가 우리를 어디로 데려갈지 궁금합니다. 미지로 넘어가는 문턱에서 생각합니다. 우리 앞에 놓인 이 길은 '노랫길'(songline) 혹은 '꿈'(dreaming track)이라고" (봄, 기획자 홍예지)
한 명의 미술작가와 한 명의 기획자가 지난 1년간 편지를 주고받으며 삶과 예술에 관한 생각을 깊이 공유했다. 초겨울에 시작한 대화는 봄과 여름, 가을을 거쳐 다시 겨울을 맞으며 끊임없이 확장했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인간이 문화를 가꿔온 방식을 추적하거나 고전, 철학 논문과 시, 사진 등에서 표현된 삶의 내밀한 흔적을 살피며 오늘의 우리에게 필요한 앎이 무엇인지, 어디를 바라보며 나아가야 할지 함께 고민했다.
가장 본질적인 것, 삶을 살아가는 지혜와 단순한 마음, 눈에 보이지 않는 초월적인 가치와 인간을 땅에 뿌리 내리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들은 찾고, 적고, 나누고, 읽었다.
그리고 그 결과, 탐구의 과정과 긴밀한 교류가 남긴 것들을 전시에서 펼쳐냈다.
서울 서초구에 있는 페리지갤러리는 오는 2월3일까지 페리지 팀 프로젝트 2023 'Sincerely,'전을 개최한다. 이번에는 작가 고성과 기획자 홍예지가 한 팀을 이뤘다.
매년 역량 있는 젊은 작가와 기획자를 한 명씩 선발해 하나의 새로운 팀을 만들고, 서로를 이해하는 진정한 협업을 통해 의미 있는 전시를 만들어가는 프로그램이 페리지 팀 프로젝트다.
고성은 사진적 언어로 연약하고 임시적인 삶, 실체와 기억에 대해 관찰하고 기록해 온 작가다. 홍예지는 서울대 경영학과·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미학과 석사과정을 수료한 후 미술비평가, 큐레이터, 아름다움출판사 대표 등으로 일하고 있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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