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브론‧김연경‧오타니'로 본 샐러리캡과 페이컷 [스한 위클리]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스포츠 역사상 가장 큰 단일 계약인 10년 7억달러(약 9174억원)의 금액으로 LA다저스로 FA이적한 오타니 쇼헤이(29).
그러나 오타니의 10년 실수령액은 2000만달러로 알려지며 논란이 일었다. 나머지 6억8000만달러는 10년 뒤부터 차근차근 수령하는 '지급 유예' 방식의 계약으로 밝혀졌기 때문.
오타니 스스로가 희생하며 지급 유예를 택한 이번 계약을 통해 잠잠했던 샐러리캡과 이에 따른 페이컷 논란이 다시 언급될 수밖에 없다.
▶NBA 르브론 제임스의 페이컷
한 팀 선수들의 연봉 총액이 일정액을 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제도인 '샐러리캡'은 리그 수준의 평준화와 지나친 몸값 과열을 막기 위해 일부 스포츠 리그에서 시행 중이다. 특히 북미 스포츠에서 적극적으로 시행중인데 세계 최고 농구 리그인 NBA에서 이와 관련된 논란이 많았다.
2010년 여름, 마이클 조던 이후 최고 농구 스타였던 르브론 제임스는 '디시젼쇼'라는 특별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FA이적팀을 발표했다. 그 팀은 바로 마이애미 히트였다. 당시 마이애미는 이미 정상급 선수인 크리스 보쉬를 영입했고, 특급 스타 드웨인 웨이드까지 있어 샐러리 캡을 맞출 수 없다고 판단, 그렇기 때문에 이 선택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후 밝혀진 건 샐러리캡을 르브론, 보쉬, 웨이드가 각자의 연봉을 깎는 '페이컷'을 통해 맞춘 것. 전성기에 접어든 슈퍼스타 세명이 자신들의 연봉을 의도적으로 낮춰 '슈퍼팀'을 만들었고 역사에 남을 '빅3'가 결성됐지만 당시 이 문제는 안티가 굉장히 많은 르브론의 평판을 깍는 결정적 사건이 됐다.
▶김연경의 놀라운 복귀와 연봉
2020년 여름. 한국을 넘어 세계적인 배구 스타인 김연경은 국내 복귀를 결정한다. 무려 12년 만에 복귀. 김연경은 첫 해외진출 당시 국내에서는 흥국생명 소속으로 임대를 간 것으로 인정돼 국내로 돌아온다면 흥국생명으로 가야만 했다.
문제는 흥국생명이 이재영(연봉 4억원·옵션 2억원)과 이다영(연봉 3억원·옵션 1억원)을 영입한 상황이었기에 샐러리캡을 맞추기 빠듯한 상황이었다. 해외에서 20억원 이상 받은 것으로 알려진 김연경이 V리그로 돌아오면 최고 연봉 6억5000만원을 받을 것으로 예측됐다. 그럴 경우 나머지 선수들에게 돌아갈 연봉은 현저히 적어질 수밖에 없는 흥국생명이었다.
이때 김연경은 놀라운 결정을 한다. 6억5000만원을 받아도 해외에서 뛰던 것과 비교하면 한참 모자란 연봉을 받는 상황에서 고작 3억5000만원만 받기로 한 것.
자신이 와서 후배들이 트레이드되거나 연봉이 깎이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아 내린 '통큰 결정'으로 알려졌다. 이렇게만 보면 충분히 '미담'이었을지도 모른다.
▶페이컷, 샐러리캡의 본질을 흐린다
앞서 오타니의 경우 '나에게 지급될 돈으로 구단이 더 좋은 선수를 영입해 우승전력으로 만들어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10년간 2000만달러, 약 262억원의 돈 자체로도 생활에 무리가 없는 상황인 오타니는 개인 광고‧스폰서 수익으로도 연간 2000만달러를 벌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미 다른 특급 선수들의 야구 연봉을 주수입원 외로 벌어들이고 있기에 지급 유예가 가능한 결정이기도 하다. 그리고 오타니는 지난 6년간 약팀 LA에인절스에 있으면서 포스트시즌도 나가지 못하면서 '강팀'과 '우승'에 대한 열망이 누구보다 강한 선수라는 점도 이런 '페이컷'을 가능케 했다는 분석이다.
르브론도 김연경도, 오타니도 모두 '강팀 결성'과 '우승'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스스로 몸값을 낮췄다. 또한 샐러리캡이 시행중인데 자신이 받을 돈을 모두 받으면 결국 나머지 동료들이 적게 가져갈 수밖에 없고 심지어 방출되는 선수가 나올 수도 있다. 자신을 희생해 동료를 구원하고 팀을 생각해주는 갸륵한 정신인 '페이컷'을 비난할 수 있을까.
하지만 비난에 대한 목소리도 충분히 가능하다. 일단 페이컷은 '샐러리캡' 도입의 이유를 사라지게 만든다. 본질적으로 샐러리캡은 리그 평준화와 빅마켓 혹은 인기팀의 지나친 '슈퍼팀' 탄생을 막기 위함인데 자발적으로 페이컷은 샐러리캡 취지 자체를 무너트릴 수 있다. A라는 특급선수를 영입하려면 기존 B,C선수를 트레이드해 연봉을 비우라고 사실상 강제하는 것이 샐러리캡을 '편법'으로 피하는 셈이다.
실제로 르브론과 빅3의 페이컷으로 마이애미는 당시 4년간 2번의 NBA 파이널 우승을 차지했다. 김연경이 합류한 흥국생명은 '어우흥(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이라고 불릴 정도의 슈퍼팀 평가를 받았다. 물론 시즌 중 나온 이다영‧재영 쌍둥이 자매의 '학폭' 논란으로 인해 준우승에 그쳤지만 이사건 이전까지만 해도 압도적 1위를 달리며 '역대 최강'으로 여겨졌다.
이번 오타니를 영입한 다저스는 또 다른 일본 투수인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12년 최대 3억2500만달러(약 4215억원)에 영입하고, 에이스급 선발인 타일러 글래스노우까지 트레이드로 데려오며 가뜩이나 강한 전력에 야구판 '슈퍼팀' 전력을 꾸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물론 일각에서는 '슈퍼팀'이 결성되면 이를 보고 싶어 하는 관중이 늘어나 리그 인기에도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실제로 그런 효과도 있지만 결국 슈퍼팀에 의해 특정 팀들은 전력의 큰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고, 패배가 늘어나는 팀이 많아지면 결국 리그 전체 인기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제도가 유명무실화되면 결국 그 제도는 폐지될 수밖에 없다. 아무리 취지는 좋고 자신이 희생까지 한다 해도 편법을 쓰는 사회는 제대로 작동될 수 없는 법이다.
-스한 위클리 : 스포츠한국은 매주 주말 '스한 위클리'라는 특집기사를 통해 스포츠 관련 주요사안에 대해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 기사는 종합시사주간지 주간한국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Copyright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오또맘, 눈 와도 못 멈추는 '한뼘' 비키니 자랑 '후끈' - 스포츠한국
- [스한초점] '외계+인'2부'시민 덕희''위시''웡카'…새해 극장가 달군다 - 스포츠한국
- [인터뷰] 려운 "뼈 갈아넣은 작품, 최현욱과 호흡 더할 나위없이 좋았다" - 스포츠한국
- 치어리더 안지현, 매끈 비키니 몸매…인어공주 비주얼 - 스포츠한국
- ‘용띠 스타’ 바둑 전설의 반열에 오른 신진서 9단 [신년 인터뷰] - 스포츠한국
- 모델 한으뜸, 비키니가 작아 보여…늘씬한데 '풍만' - 스포츠한국
- 고민시, 브라톱+레깅스 탄탄한 S라인 몸매…보드 위 요가 '섹시' - 스포츠한국
- 제니, 미니 드레스 사이로 가슴골 '아찔'…베이글 몸매의 정석 - 스포츠한국
- [인터뷰] 김한민 감독 "'노량: 죽음의 바다' 해전, 100분의 오케스트라였죠" - 스포츠한국
- 김연경의 흥국생명도 눈앞이네… GS칼텍스, 양강구도 흔들까 - 스포츠한국